[김용택 칼럼] 유권자들의 어떤 기준으로 후보자를 선택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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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택 칼럼] 유권자들의 어떤 기준으로 후보자를 선택할까
  • 김용택 이사장
  • 승인 2024.03.08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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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해자를 짝사랑하는 유권자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이 있다. 외모를 보고 사람을 봐서는 안 된다는 뜻이다. 다시 선거철이 다가왔다. 선거 때만 되면 그동안 어디에 숨어 있었던 ‘애국자’들로 넘쳐난다. 유세장에 가 보면 저런 분이 당선된다면 당장 살기 좋은 나라가 될 것이라는 기대에 들뜨게 한다. 청산유수 같은 말, 화려한 스펙. 잘생긴 외모... 한가지 나무랄 곳이 없다. 그러다 투표일이 되고 고민 끝에 찍은 사람이 한달도 채 못돼 투표한 손가락을 자르고 싶다며 가슴을 치는 사람들이 있다.

 

■ 오락가락 기준도 없이 등락하는 지지율

엠브레인퍼블릭·케이스탯리서치·코리아리서치·한국리서치가 7일 발표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긍정평가가 39%, 부정평가가 55%로 집계됐다. 정당지지도 조사에서는 국민의힘이 37%, 더불어민주당이 29로 집계됐다. 두 정당의 지지율 차이는 8%포인트로 오차범위 밖이다. 국민의힘 지지율은 직전조사보다 2%포인트 내려갔고 민주당도 2% 포인트 줄어들었다.

물가는 천정부지로 치솟고 한미일 삼각동맹으로 대북관계는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데 의사 증원 밀어붙이기로 하나로 긍정평가하는 유권자들... 사과는 71%, 귤 78.1%, 배 61.1%, 토마토는 56.3% 폭등했다. 과일 앞에 다 ‘금~’자가 붙어 생활물가 지수가 3.7%로 뛰고 있는데 윤석열 대통령은 경제에는 관심이 없고 민생토론(사실은 선거운동) 하느라 전국을 누비고 다닌다.

 

■ 사람 보는 안목이 없어 고생하는 국민들...

박정희는 긴급조치권으로 국민을 겁박하고 비상계엄을 선언하고 유신헌법을 만들어 집권을 이어 갔지만 박정희가 좋아 동상까지 세우고 못잊어 하는 순진한 국민들. 이명박에 속고 박근혜에 속고 또 윤석열에게 속히면서도 그들이 좋다며 동상을 세우겠다고 한다.

사람 잘못 봐 불행하게 살다 이혼하는 사람이야 개인적인 문제지만 지도자를 잘못 선택하면 선량한 사람들에게 민폐를 끼친다. 후보들의 공약만 보아도 자신이 피해자가 될 것이라는 사실을 알 만도 한데 수많은 세월동안 속고 속혀 가난과 멸시를 당하면서 살아오고 있다.

 

■ 어떤 가치가 약자를 배려하는 공약인가

‘평등’보다 자유를 강조하고 큰 정부보다 ‘작은 정부’를 주장하는 후보자는 서민후보가 아니다. 계획경제보다 시장경제를, 복지보다 성장, 효율을 강조하는 후보는 서민들이 아닌 친부자정책을 하겠다는 사람이다. 역대 정치인들은 유권자들이 깨어나는 것을 원치 않는다.

그래서 지혜보다 지식만 가르치는 교육으로 판단능력을 길러주지 않는다. 원인과 결과, 현상과 본질, 내용과 형식, 필연성과 우연성, 주관과 객관, 가능성과 현실성, 감성적인 인식과 이성적인 인식...과 같은 변증법 범주를 가르친다면 누가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할 사람인지를 분별하지 못할리 없다.

 

■ 기준이나 원칙이 없으면...

요즈음 세상 돌아가는 꼴을 보면 가수 신신애의 ‘세상은 요지경’이라는 유행가가 생각난다. “세상은 요지경... 여기도 짜가 저기도 짜가... 짜가가 판친다...는 노래 말이다. 짜가가 판치는 세상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어느 것이 진짜이고 어느 것이 가짜인지 분별할 수 있는 안목이 절실히 필요하다. 그런데 어떤가. 선거철마다 나타나는 ‘잘난 사람’.... 유권자 속여먹기 이력이 난 전문가들이 순진한 유권자들을 이성을 앗아 간다.

■ 당신의 후보 선택 기준은 무엇인가

시비선악의 판단 기준이 없으면 짜가가 판지는 세상, 보이스피싱이 눈뜨고 코 베어 가는 세상에 살아남기 어렵다. 사람의 눈에는 하늘과 땅, 산과 강...과 같은 현상(실체)은 보이지만 본질(실체)은 보이지 않는다. 세상에는 존재하는 것들은 실체뿐만 아니라 눈으로 보이지 않는 규칙이 숨겨져 있다. 보이지 않는 규칙 즉 본질은 시각으로 인지할 수 없지만, 세상을 볼 수 있는 안목을 길러주면 경험을 통하지 않고도 진실이 보인다. 그런데 학교는 왜 내일의 주인공인 학생들에게 지식만 가르쳐 주면서 사리를 분별하고, 시비를 가리고, 비판하는 능력... 지혜를 가르쳐 주지 않을까?

선거 때만 되면 유세장에서 혹은 TV 토론회에서 자신의 소견이나 철학을 유권자들에게 토로한다. 유세장에서 후보가 하는 말을 듣고 지지후보를 결정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정당 정치에서 소속정당의 역사만 봐도 지지해야 할 후보인지 아닌지 분별할 수 있고 그가 살아 온 이력을 보면 그를 지지할 후보인지 아닌지를 분별할 수 있다. 순진한 유권자들을 속여먹기에 이력이 난 후보들은 그래서 당선 후에 학교에서 철학을 가르치지 않는 것은 아닐까.

 

■ 유명한 사람이라고 다 훌륭한 사람이 아니다

선거 때가 되면 후보자들은 서로 자기가 가장 훌륭한 후보라며 선택해 줄것을 요구한다. 후보자와 안면이 있다거나 경력이나 학력, 혹은 외모나 스팩, 학연, 혈연을 선택의 기준으로 판단한다. 텔레비전에 얼굴을 자주 비친 사람 혹은 유명한 사람이라면 정치를 잘할 것이라고 믿고 지지한다. 피해자가 될 사람이 가해자를 짝사랑하는 사람들.... 자신의 이해관계를 대변해 줄 사람을 자기에게 손해를 보이게 할 사람을 선택한다는 것이 아닐 수 없다.

옛날부터 ‘시비지심(是非至心)은 관리선발기준의 하나였다. 시비지심이란 ‘옳고 그른 것을 아는 마음 또는 판단하는 마음’ 즉 대상을 보고 그것이 도덕적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무엇을 선택하고 어떤 판단을 내릴 것인가는 그 사람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문제요, 인격에 관련된 문제다. 대통령 한 사람 잘못 선택해 고생하며 살아 온 세월. 오는 4·10총선에서는 정말 국민을 사랑하고 시비를 가릴 줄 아는 사람을 선택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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