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택 칼럼] 전통문화 계승·발전 외면하는 정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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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택 칼럼] 전통문화 계승·발전 외면하는 정부
  • 김용택 이사장
  • 승인 2024.02.15 1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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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체육관광부가 하는 일이 궁금하다

‘케이-콘탠츠, 케이-컬처, 약자 블렌들리, 다시 뛰는 케이-스포츠,... 문화체육관광부의 2023년도 업무계획에는 ‘케이컬쳐가 이끄는 국가도약, 국민행복’이라는 과제를 설정하고 중점 추진한다고 밝히고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문화·예술·영상·광고·출판·간행물·체육·관광, 국정에 대한 홍보 및 정부 발표에 관한 사무를 총괄하는 곳이다.

대한민국 헌법 제9조는 “국가는 전통문화의 계승·발전과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야 한다.”고 명시하고 대통령은 취임에 즈음하여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를 한다.

유인촌 문화체육부장관은 취임식에서 “지금 전 세계의 K-컬처에 대한 관심과 사랑은 놀라울 정도로 뜨겁다”면서 “K-Pop과 한국 드라마, 영화에 열광할 뿐만 아니라 K-클래식, 무용, 문학, 미술, 게임 등 우리 문화 전반에 세계인들이 주목하고 있다고 했다. 유 장관은 ”세계적인 영화제와 국제콩쿠르, 대회에서 한국문화와 예술은 눈부신 성과를 보여주고 있으며, K-콘텐츠 수출액은 가전제품의 수출규모를 훌쩍 넘어 전 세계 더 많은 이들이 한국을 궁금해하고, 문화로 먹고 사는 시대, K-컬처의 시대, 한국어를 공부하고 한식을 즐긴다고 했다.

 

■ 문화관광부 장관의 문화란...?

“K-컬처, 수출 지형을 바꾸는 게임 체인즈, 2023년, 관광대국 원년, 예술, K-컬처의 차세대 주자, 문화로 이끄는 지역 균형발전, ‘약자 프렌들리’로 모두가 누리는 문화, 다시 뛰는 K-스포츠” 유인촌 장관이 강조하는 ‘문화로 먹고 사는 시대’의 문화란 무엇인가. 사람이 사는 세상에 자연이 아닌 것은 모두가 문화다. 먹기 위해 생산이 필요하고 추위를 막기 위한 의복이며 잠자리를 위한 주택이 필요하다. 소통하기 위해 말과 글이 없다면 어떻게 문화가 전승(傳承)되어 보다 살기 좋은 세상을 이어갈 수가 없다.

우리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본이나 ‘훈민정음’은 유네스코 '세계 기록 유산'에 등재된 자랑스러운 문화유산이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창덕궁, 불국사, 석굴암, 수원화성, 해인사 대장경판, 종묘, 판소리, 강강술래 등 헤아릴 수 없을 정도의 많은 유형·무형 문화유산이 있다. 문화체육관광부는 이런 자랑스러운 우리 문화를 잘 보존하고 지켜내야 한다.

 

■ 문화체육관광부가 하는 일

문화체육관광부는 “국민의 국내 여행 촉진, 문화관광해설사 육성, 지역 전통문화 관광 자원화, 문화관광축제 육성, 외래관광객 유치, 외국인 대상 지역특화 관광콘텐츠 개발, 관광교통 통합 안내 체계 구축, 숙박업 육성지원, 관광 전문인력 양성, 국제회의 유치, 음식관광 활성화 등의 업무를 담당”하는 곳이다. 문화를 관장하는 문화체육관광부 홈페이지에는 왜 영어로 ‘K-컬처’, ‘게임 체인즈’, ‘약자 프렌들리’.... 라고 기술해 놓았을까. 우리말이 없어서일까.? 아니면 영어로 표현하면 더 고상하고 고급스러워 보여서...?

우리헌법 제9조는 “국가는 전통문화의 계승·발전과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야 한다.”고 했다. 또 대통령에 취임하면 주권자 앞에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 조국의 평화적 통일과 국민의 자유와 복리의 증진 및 민족문화의 창달에 노력하여 대통령으로서의 직책을 성실히 수행할 것을 국민 앞에 엄숙히 선서합니다."라고 한다.

역대 대한민국의 대통령은 ‘문화’가 무엇인지 알기나 했을까? 특히 20대 윤석열 대통령은 국민의힘 지도부를 용산 대통령실 청사로 초청해 가진 오찬 회동에서 "영어로 ‘내셔널 메모리얼 파크(National Memorial Park)’라고 하면 멋있는데 ‘국립추모공원’이라고 하면 멋이 없어서, 우리나라 이름으로는 무엇으로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미국 같은 선진국일수록 거버먼트 어토니 경험을 가진 사람들이 정·관계에 아주 폭넓게 진출하고 있다"고도 했다. 참으로 낯뜨겁고 수치스럽다.

 

■ 문화란 무엇인가

영국의 인류학자 에드워드 버넷 타일러는 "문화란 지식·신앙·예술·도덕·법률·관습 등 인간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획득한 능력 또는 습관의 총체"라고 정의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사회에서 자연적인 것, 동물적인 것을 제하고 나면 나머지는 모두가 문화라고 이해하면 된다. 문화의 종류는 다양하겠지만 다양성을 존중하고 정신을 존중하는 순수문화도 있고 획일성을 강조하고 물질을 강조하는 반문화도 있다.

‘케이-콘탠츠, 케이-컬처, 약자 블렌들리, 다시 뛰는 케이-스포츠... 세게 어느 나라의 말글과 비교해도 부끄럽지 않은 우리 문화 한글이다. 이런 한글을 두고 ‘케이-콘탠츠,’ 어쩌고 하는 사람이 민족문화를 창달하는 대통령이요, 민족문화가 부끄러워 ‘국립추모공원’이 아니라 ‘내셔널 메모리얼 파크’라니. 대한민국 문화광광부는 케이-콘탠츠, 케이-컬처를 홍보하겠다고 한다. 도시의 거리를 지나다 쳐다보면 여기가 대한민국의 도시인지 미국 뉴욕의 어느 거리인지 헷갈릴 때가 있다. 유네스코 '세계 기록 유산'에 등재된 우리문화는 누가 다듬고 지켜내야 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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