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안 칼럼] 이낙연 막상 탈당하고 나니 썰렁, 신당 주자들 동상이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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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안 칼럼] 이낙연 막상 탈당하고 나니 썰렁, 신당 주자들 동상이몽
  • 유영안 서울의소리 논설위원
  • 승인 2024.01.17 1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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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이 막상 탈당을 했으나 수박 3인 외 더 이상 움직임이 없고, 이준석도 자꾸만 연대를 멀리해 ‘개업 즉 폐업’ 아니냐는 말이 나돌고 있다. 수박 3인(김종민, 조응천, 이원욱)도 바로 이낙연 신당에 참여하지 않고 외곽에서 눈치만 보고 있다. 탈당만 하면 민주당 의원 상당수가 따라 나갈 것이란 애초의 전망이 헛소리였다는 게 증명된 셈이다.

 

이준석 벌써부터 이낙연 견제

현재 신당 창당엔 이준석, 이낙연, 금태섭, 양향자, 박원석, 류호정, 용혜인, 신용균 등이 거론되고 있으나, 핵심은 역시 이준석과 이낙연의 연대 여부이다. 두 사람은 원칙적으로는 서로 협조하겠다고 했으나, 정작 속마음은 다른 것 같다. 특히 꽤가 많은 이준석이 자꾸만 이낙연이 말한 빅텐트를 큰집으로 말하고, “떴다방은 받아들이지 않는다”라고 하자, 두 사람 사이에 벌써부터 금이 간 모양새다.

신당에서 신(新)은 새로울 신인데, 이준석이나 이낙연이나 금태섭, 양향자 등은 이와는 거리가 멀다. 신당이라면 뭔가 참신한 인물과 정책으로 승부해야 하는데, 공천 탈락자들이나 받아들일 준비를 하고 있어 국민들도 서서히 신당에 대한 기대감을 접은 것 같다. 처음엔 신당 찬성 여론이 20% 가까이 되더니 최근엔 한 자릿수로 줄어든 것이 그 방증이다.

 

구심력 없는 신당, 각자도생하나?

신당 창당자들은 ‘제3지대’ 운운하지만, 의미가 애매모호하고 구심력도 보여주지 못해 갈팡질팡하다가 각자도생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특히 이준석은 여러 사람을 영입해 지분을 주는 것보다 자신의 힘으로 얻은 지지율로 비례대표를 확보하는 게 더 낫다는 결론을 내린 것 같기도 하다. 이준석이 “지역구는 서로 연합해 내고, 비례대표는 각 당이 따로 하자”고 하자 이낙연 측에서 불쾌해했다는 전언이다.

정당은 구성원들이 같은 목표를 두고 같은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데, 이준석이 추구하는 ‘이대남’ 중심의 사고와 정책은 이낙연 측과 맞지 않아 설령 두 세력이 연대한다고 해도 화학적 결합이 안 될 거라는 게 정치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지지율도 두 당이 합치면 배가 될 것 같아도, 정치는 수학이 아니므로 오히려 마이너스가 될 수도 있다.

 

올드보이와 연대하면 이준석 지지기반 무너질 수도

특히 이준석의 지지기반인 20대와 30대의 남성들은 이낙연과 연대하면 대거 돌아설 가능성이 높다. 이낙연은 민주당 내에서도 ‘엄중’으로 유명한데, 그와 무슨 개혁을 논의할 수 있을 것인가? 그리고 이준석도 나름대로 차기 대선을 꿈꾸고 있는데, 이낙연이 대선주자가 되면 자신은 존재감이 사라지게 되어 있는데, 과연 이낙연을 대선 주자로 인정해줄지 의문이다.

한 가지 가능한 것은 이준석과 이낙연이 총선 때 연대한 후 혹시 국힘당이 참패하면 보수를 접수한답시고 국힘당으로 갈 수도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이 프로젝트가 그들에겐 가장 유용하다. 그러나 그 수가 몇 명이든 국힘당은 대부분 영남에서 윤라인이 당선될 텐데, 이준석과 이낙연에게 당을 내줄지 의문이다.

 

신당 피로감 확산되면 결국 양당 체제로 복귀

이처럼 신당이 구심력을 갖지 못하고 서로 눈치나 보며 지분을 두고 티격태격 싸우는 모습을 보이면, 국민들도 더 이상 신당에 미련을 두지 않을 것이다. 선거제도 결코 신당에 유리하지 않다. 여야가 선거제에 합의하지 못하면 결국 21대 총선처럼 ‘준연동형’이 실시될 텐데, 그럴 경우 국힘당이 위성 정당을 창당할 할 것이고, 민주당도 용혜인과 조국 신당을 사실상 위성정당으로 해 비례대표를 배출하려 할 것이다. 그렇게 되면 다른 신당은 비례대표도 몇 명 내기 힘들다.

신당이 어느 정도 힘을 발휘하려면 국힘당과 민주당을 제외한 모든 세력이 하나로 뭉쳐야 하는데, 그것 역시 각 당마다 지지율이 달라 지분 싸움이 일어날 게 뻔하고, 정체성도 달라 화학적 결합을 하기 힘들다. 그렇게 되면 신당 피로감이 누적되어 결국 양당 체제가 되고 말 것이다.

 

신당도 결국 지분 싸움하다 작파할 것

민주당을 나온 이낙연이 신당의 비례대표 출마 후보 지분권 등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얼마만큼의 실권을 행사할 수 있을지도 미지수다. 이미 이준석 측과 원칙과상식 의원들 사이에서 창당 주도권을 두고 보이지 않는 기싸움을 하고 있다. 

특히 신당 중 가장 지지율이 높은 이준석은 연합해 비례대표를 나누느니 차라리 홀로 가서 비례대표를 독차지하려 할 것이다. 신당을 창당한다 해도 어차피 지역구는 당선자를 내기 힘든 구조다. 따라서 연대 논의가 시작되어도 서로 지분 싸움만 하다가 작파할 가능성이 높다. 원칙과상식 의원들도 이낙연에게 차기 대선 후보를 포기하라고 윽박질렀다. 벌써부터 권력 싸움이 시작된 것이다. 이런 걸 동상이몽(同床異夢)이라고 하던가?

 

이낙연 측근들 등 돌리고 호남도 냉랭

이낙연은 최측측근인 윤영찬이 민주당에 잔류한데다 호남도 호응이 미지근해 동력을 잃었다. 다른 최측근 의원들도 이낙연의 탈당을 두고 "참으로 가슴이 무너진다"(양기대), "분열은 어떠한 이유로도 정당화될 수 없다"(이개호)라고 비판하며 잔류를 선택했다. 이낙연이 신당 창당 과정에서 주도권을 잡는 데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 호남은 분노가 폭발 직전이다.

2월 중 민주당 공천에서 탈락하는 의원들이 나온다면 이낙연 신당으로 일부 갈 수도 있지만, 민주당에서 공천도 못 받은 인물이 신당 후보로 지역구에서 당선될 가능성은 거의 제로에 가깝다. 다만 수도권에서 민주당 표가 일부 분산되어 국힘당 후보가 어부지리를 얻을 수 있다. 그렇게 되면 이낙연 신당은 윤석열 비호 세력으로 낙인찍혀 안철수 꼴이 되고 말 것이다. 배신자는 어딜 가도 또 배신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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