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안 칼럼] 배신자들의 모임, ‘빅텐트’가 아니라 ‘큰 무덤’이 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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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안 칼럼] 배신자들의 모임, ‘빅텐트’가 아니라 ‘큰 무덤’이 될 것
  • 유영안 서울의소리 논설위원
  • 승인 2024.01.12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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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에서 뛰쳐나온 소위 ‘4인방’이 한 자리에 모였다. 형식은 양향자의 출판 기념회 참석이지만, 필자 생각에 이것 역시 하나의 수순인 것 같다. 즉 그들은 일찍부터 제3당을 가장한 ‘총선 후 국힘당 접수 프로젝트’를 모의하고 절차를 밟아가고 있었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문제는 그 뒤에 누가 있느냐인데, 이낙연의 신당의 경우 대충 윤곽이 드러났다. 뉴탐사의 보도에 따르면 이낙연 산당 창당에 호남 출신이 운영하는 건설사 두 곳이 물방에 올랐는데, 곧 그 실체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거기에는 수구 언론과 재벌도 섞여 있다.

 

정치의 속살은 언제고 드러나

지금은 그들이 정체를 숨긴 채 움직이고 있지만, 정치의 속살은 언제고 드러나기 마련이다. 이들은 마치 따로 노는 것 같지만, 사실은 하나의 목표로 뛰고 있다고 봐야 한다. 즉 총선 후 국힘당을 접수하는 프로젝트다. 윤석열은 한때 국힘당을 “쥐약 먹은 놈들, 뽀개버리겠다”라고 말한 바 있다. 따라서 기존 의원들을 대부분 물갈이 하려 할 것이다. 하지만 그것만 가지곤 민주당의 과반 당선을 막을 수 없으므로 민주당 분열책이 필요했고, 그 대상으로 이낙연을 택한 것이란 게 필자의 생각이다. 참고로 필자의 상상력은 신기하게도 대부분 들어맞았다.

 

‘낙준연대’가 아니라 ‘낙석연대’

소위 4인방이 한 자리에 모여 손을 잡자 수구언론들은 ‘낙준연대’ 운운하며 이낙연과 이준석이 연대할 것이라 전망했다. 수구 언론들은 이걸 두고 ‘거대 양당에서 윤석열과 이재명 헤게모니가 굳건해지면서 제3지대 공간이 넓어졌다. 2월 초까지 양측이 각자 세력을 키우다 선거연대를 단행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하지만 이낙연과 이준석의 연대는 ‘낙준연대’가 아니라 ‘낙석연대’가 될 것이다. 왜냐하면 두 사람은 걸어온 길이 다르고, 신당을 창당하려는 목적도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자신이 주인공이 되지 않으면 미쳐버리는 이준석이 이낙연과 연대해 주인공 자리를 이낙연에게 넘겨줄까?

 

연대 이루어져도 실효성 떨어져

설령 두 사람이 연대한다고 해도 실효성은 별로 없어 보인다. 현재 여론조사에서는 이준석 신당이 11% 정도 얻고, 이낙연 신당은 7% 정도 얻고 있다. 두 세력이 합치면 18%로 대단한 파급력이 있을 거라고 전망하지만, 정치는 반드시 1+1은 2가 되지 않는다. 오히려 반토막이 날 수 있다. (자세한 것은 중앙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역대 선거가 그렇듯 선거가 다가올수록 양당으로 재편되고, 소위 ‘스윙보터’ 층은 10% 정도 남는다. 또한 이번 4월 총선은 지역구 선거라기보다 윤석열 친일매국 정권 타도 성격이 워낙 짙어 신당이 힘을 발휘하기 힘든 구조다. 잘못하면 신당 때문에 윤석열과 김건희가 하는 꼴을 3년 넘게 볼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될 것이므로 민주당이 압승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 이유는 이낙연 지지 기반인 호남에서 신당 창당에 대한 여론이 워낙 안 좋고, 그 여론이 그대로 수도권에 미치기 때문이다. 총선은 단 1표만 져도 당선될 수 없는 구조이므로 제3당이 양당 후보를 이기는 것은 하늘에서 별 따기다. 지금은 3김 시대도 아니기 때문에 이준석과 이낙연을 보고 특정 지역이 몰표를 주지 않는다. 또한 이준석은 20대와 30대 남성이 지지기반인데, 올드보이인 이낙연과 연대하면 이에 실망한 그 세대들이 대거 등 돌릴 가능성이 높다. 이름은 신당이라 해놓고 공천에서 떨어진 사람들을 주워 모으면 어떤 국민이 그걸 신선하다고 하겠는가? 이준석은 자신이 호남에서 얻은 표마저 잃게 될 것이다.

 

제3당 뒤에 숨은 갈등 코스프레

이들은 제3당이라는 이름보다 ‘빅텐트’를 선호하는데, 그 이유는 자신들이 양당 정치의 폐해를 극복한 정당이라고 말하고 싶기 때문일 것이다. 그러나 거기에 속하는 이낙연, 양향자, 금태섭 역시 양당에 속했고, 이준석은 박근혜 키즈로 정계에 입문해 원래 보수적 인물이다. 이들의 선거 전략은 겉으로는 윤석열 정권과 적을 진 것처럼 하면서 나중에 국힘당을 접수하는 것일 것이다. 이명박과 박근혜가 그 ‘갈등 코스프레’로 집권한 바 있다.

윤석열은 20개월 동안 국정 지지율이 30% 초중반 박스권에 갇혀 있어도 별로 신경을 쓰지 않았다. 그 이유가 뭘까? 바로 민주당 분열 작전이 이미 계획되어 있었던 것은 아닐까. 즉 이낙연이 민주당을 나오도록 종용하고, 수박들이 줄기차게 이재명 대표를 공격하게 만드는 프로젝트를 가동했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그 뒤에 모 재벌과 수구 언론이 있다는 게 필자의 생각이다. 윤석열 정권 들어 가장 활발하게 움직이는 모 재벌이 있지 않은가. 윤석열 정권이 무너지면 그 재벌부터 무너지게 될 것이다.

 

한동훈은 김건희 호위무사로 파견한 것

윤석열이 김기현을 축출하고 비대위원장으로 한동훈을 내려보낸 것은 한동훈을 키워 대선 주자로 만들기 위한 꼼수도 있겠지만, 그것보다 앞으로 닥쳐올 김건희 주가 조작 및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을 막으라는 특명 때문으로 보인다. 한동훈이 김건희 특검을 악법이라고 한 이유도 거기에 있다. 한동훈이 검사로 있다가 갑자기 법무부 장관이 된 것도 나중에 있을 김건희 리스크를 효과적으로 방어하고자 하는 일환이지, 한동훈이 똑똑해서가 아니다. 한동훈은 인사 검증에서도 실패하였고, 하는 소송마다 진 ‘헛똑똑’이다. 말하는 태도나 패선이나 정치가가 아니라 ‘날라리과’다.

 

선거제도 신당에 불리

국힘당과 민주당이 선거제를 아직도 정하지 못하고 눈치만 보는 것은 신당 창당 때문으로 보인다. 따라서 양당은 절대로 신당이 유리한 선거제는 채택하지 않고 기존에 실시된 ‘준연동형제’를 그대로 실시할 것이고, 위성 정당을 창당할 것이다. 21대 총선처럼 ‘준연동형제’를 실시하면 비례대표 47석 중 30석은 캡을 씌우므로 신당이 10% 정도 득표한다고 해도 비례대표를 다수 내기가 힘들다. 지역구 선거도 당선자를 내기 거의 힘들다. 단, 수구들이 노리는 것은 신당 창당으로 민주당 표가 분산 되어 수도권에서 어부지리로 당선되길 바라는 것이다. 수구들의 목표는 총선에서 승리하는 게 아니라, 민주당의 과반을 막는 것에 있다. 그들은 이낙연이 그 역할을 충실히 해 줄 것으로 믿고 있을 것이다.

 

빅텐트가 아니라 빅무덤 될 것

이상과 같은 상황을 고려하면 제3당은 ‘빅텐트’가 아니라, ‘빅무덤’이 될 공산이 크다. 이준석이 단독으로 신당을 창당하면 그나마 미래라도 있지만, 능구렁이 이낙연과 연대했다간 얻는 것보다 잃을 게 더 많을 것이다. 그리고 연대 과정에서 티격태격 싸우는 모습이 보이면 그나마 얻은 지지율도 폭락할 것이다.

이준석이 패미니즘 문제나 성소수자 문제로 이낙연과 서로 갈등하다가 작파할 가능성도 매우 높다. 정당은 같은 방향을 바라보고 가야 하는데, 이준석과 이낙연은 걸어온 길이 워낙 달라 연대 과정에서 티격태격 싸울 수밖에 없다. 국민들이 그 모습을 보면 “그 나물에 그밥이군”하고 돌아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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