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택 칼럼] 윤석열은 대통령인가 임금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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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택 칼럼] 윤석열은 대통령인가 임금님인가
  • 김용택 이사장
  • 승인 2024.01.09 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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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대통령은 임금인 줄 착각 말라

‘안하무인(眼下無人)’, ‘천방지축(天方地軸)’은 윤석열 대통령을 두고 한 말 같다. 세상에 자기만큼 똑똑한 사람이 없다는 듯 국민을 알기로 자신이 가르쳐야할 대상 정도로 생각한다. 적인지 아군인지 분별도 못하고 주인인지 고용인인지 구별도 못한다. 지난 2021년 대선주자 때 손바닥에 무속인지 써 준 ‘王(임금 왕)’자를 써 다니다 웃음거리가 되기도 했다. 일국의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의 모습으로는 웃어넘기기에는 너무 창피스럽다. 그래서일까? 그는 당선된 후 언행을 보면 대통령이 아니라 임금처럼 행세하고 있다.

박정희를 따라 배우겠다고 해서 그럴까? 그는 마치 박정희가 남발하던 긴급조치를 이름을 바꿔 검찰 통치를 하고 있다. ‘시행령 통치, 인사 강행, 거부권·사면권 남발...등 민국의 대통령으로서 절대로 해서는 안 될 천방지축 안하무인 통치다. 공정과 법치를 말하면서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특검법’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했다. 윤 대통령이 법률안에 재의요구권을 행사한 것은 쌍특검법안을 포함해 △양곡관리법 개정안 △간호법 제정안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노란봉투법) △방송법 개정안 △방송문화진흥회법 개정안 △한국교육방송공사법 개정안 등 8건이나 된다. 그가 평소 입버릇처럼 주장하던 민주주의니, 공정·상식·정의·법치는 눈 닦고 찾아봐도 없다.

견제받지 않는 권력은 권력의 행사가 아니라 폭력이다. 실제로 이명박 정부 이후 역대 정부가 추진·공포한 대통령령을 보면 출범 1년간 이명박 정부는 609건, 박근혜 정부는 653건, 문재인 정부는 660건이었지만, 윤석열 정부는 현재까지 809건이다. 대통령 권한의 크기를 보여주는 또 다른 지표는 ‘국회 동의 없는 장관급 인사 임명 강행’이다. 윤석열 정부 들어 국회 청문경과보고서 없이 임명된 고위 인사는 24명이나 된다.

 

■ 2024년 해외 출장 예산 271억원

윤석열 대통령은 올해 1월, 2월만 빼고 매달 해외에 나갔다. 9월과 11월 각각 2번을 포함해 마지막 12월 네덜란드까지 모두 13차례 외국을 방문했다. 내년도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출장 예산을 보면 올해보다 22억원 늘어난 271억원으로 확정됐다. 이 예산은 ‘대한민국 1호 영업사원’을 자처한 윤석열 대통령이 해외 순방을 하기 위해 들어가는 이동비, 선물구입비, 특수활동비 등을 합친 규모다. 윤 대통령은 취임 후 해외 출장을 16번 다녀왔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의 패션기자는 폭넓은 시폰 스커트와 작은 하얀 장갑을 착용한 김 여사"를 'clotheshorse'라고 묘사했는데, '빨래 건조대'를 의미하는 이 단어는 옷을 자랑하거나 옷의 유행에 매우 관심이 많은 사람을 칭하는 속어로도 사용된다고 한다.

윤석열 대통령이 버리고 떠난 청와대는 고려시대 남경(南京)의 이궁(離宮)이 있던 곳으로 일본인이 조선총독 관저를 건립해 제7·8·9대 조선총독이 관저로 사용하다가 한국정부로 이관되어 초대 이승만 대통령의 관저로 사용한 곳이다. 특별한 이유도 없이 용산 집무실로 옮기는데 496억정도 소요될 것이라고 했다. 하지만 세부비용을 보면 △국방부가 대통령실에 청사를 내주고 합동참모본부 건물로 옮기는 데 118억원 △대통령실을 국방부 청사로 옮기고 리모델링을 하는 데 253억원 △경호처 이사비 100억원 △서울 한남동 대통령 관저 리모델링 25억원 등이었다.

더불어민주당이 대통령 집무실 용산 이전에 드는 총비용이 최소 1조794억8700만원이라고 주장했다. 1조원은 얼마나 큰 돈일까? 1조억원은 하루에 100만원씩 쓸 경우 2천7백40년이 걸린다고 한다. 우리는 아직도 9년 전 송파 세 모녀의 죽음을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다. 서울특별시 송파구 석촌동에 사는 세 모녀가 큰딸의 만성 질환과 어머니의 실직으로 인한 생활고에 시달리다가 “정말 죄송합니다"라는 메모와 함께 갖고 있던 전 재산인 현금 70만원을 집세와 공과금으로 놔두고 번개탄을 피워 자살한 사건이다.

65세 이상 1인가구 인구는 전국에 144만3천명이다. 노인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55.5명으로 우리나라 전체 평균 27.3명의 2배 수준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송파 세 모녀사건을 모르고 있을까? 시급하게 대통령 집무실을 옮겨야할 특별한 이유도 없으면서 국민의 혈세를 집무실을 옮기는데 1조794억8700만원(더불어민주당 주장) 쓴 대통령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는가.

“짐이 곧 국가다” 프랑스 루이 14세가 한 말이다. 절대주의시대에는 국왕이 아무런 제약을 받지 않고 국가의 모든 힘을 행사하는 정치 형태로 이를 이론적으로 뒷받침하기 위해 왕권신수설이 등장했다. 지금이 절대왕정 시대도 아닌 민주공화국시대에 윤대통령은 ‘짐이 국가’라고 믿고 있는 것은 아닐까. 국민이 준 권력을 정당하게 사용하지 않는 것은 주권자를 업신여기는 권력의 남용이다. 대한민국의 주인은 국민이다. 나라의 주인인 국민을 섬기지 못하는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실격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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