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택 칼럼] 지식과 지혜는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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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택 칼럼] 지식과 지혜는 다릅니다
  • 김용택 이사장
  • 승인 2024.01.02 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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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상과 본질은 다릅니다

지난 12월 23일 철학을 공부하자고 예고해놓고 벌써 2주가 지났습니다. 늦었지만 지금부터 시작해보려고 합니다. 예고했던 학습과정은 첫 주의 주제는 《지식과 지혜는 다르다》였습니다. 처음 계획은 주제를 예고한 후 함께 접근해 보려고 했는데 약속이 늦어 첫 시간은 본론부터 시작해야겠습니다.

 

■ 지식과 지혜는 다릅니다

‘지식’과 ‘지혜’는 어떻게 다를까요? 사전의 설명을 빌리면 지식이란 ‘어떤 대상에 대하여 배우거나 실천을 통하여 알게 된 인식이나 이해’이고, 지혜란 ‘사물의 이치를 빨리 깨닫고 사물을 정확하게 처리하는 정신적 능력’이라고 정리했습니다. 예를 들면 지식이란 ‘윤석열 대통령이 1일 오전 10시 용산 대통령실 1층 브리핑룸에서 신년사를 발표했다... 신년사 내용은 역대 대통령처럼 신년 기자회견을 하지 않고 민주당 대변인의 평처럼 ‘하나마나한 얘기’로 채워졌다’는 것이라고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지혜란 무엇인가? 이 질문에 지식처럼 한마디로 지혜란 ‘이러이러한 것’이라고 정리하기란 쉽지않습니다. 논어 위령공衛靈公을 보면 자공이 공자에게 한 답변... “아는 것은 안다고 하고 모르는 것은 모른다”는 것이 지혜라고 했습니다. 그리스의 대표적인 서사시인인 헤시디오스는 "모든 것을 스스로 깨닫는 사람은 현자요, 좋은 말에 귀를 기울이는 사람은 고귀한 사람이며 스스로 깨닫지도 못하고 다른 사람의 말을 가슴속에 받아 들이지 않는 사람은 아무 쓸모가 없는 인간 쓰레기"라고 했습니다.

‘지혜’에 대한 답변이 됐을까요? 다시 윤석열 대통령의 신년사 얘기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윤 대통령의 신년사 핵신 내용은 △공정한 사회를 만들기 위한 노력을 멈추지 않을 것 △이권 카르텔을 혁파하겠다 △주택공급 확대, 킬러규제 혁파, 첨단 산업에 촘촘한 지원, 새해 일자리 외교 등에 힘을 쏟겠다 △노동, 교육, 연금의 3대 구조개혁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 △지방균형발전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했습니다.

신년사에 대한 평가는 여야 정치인을 비롯해 언론이 다양한 평가를 쏟아냈지만 저는 단언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신년사는 실천이 불가능한 하나마나 한 소리요 역대 대통령이 늘 해오던 요식행위에 불과하다’고... 들으나 마나 한 뻔한 얘기 중 “노동, 교육, 연금의 3대 구조개혁”의 경우 역대 대통령 그 누구도 하지 못한 아니 하려고 하지도 않은 공약이기 때문입니다.

 

■ 역대 대통령의 거짓말

이명박 대통령은 ‘학교 교육 만족 두 배 사교육비 절반, 가난의 대물림을 교육으로 끊겠습니다.’라고 하고 유체이탈화법의 달인 박근혜대통령은 '증세 없는 복지 증진, 중산층 70% 복원, 지역균형 발전과 대탕평 인사, 집 걱정, 대출 걱정 없는 세상, 대기업과 중소기업 상생의 경제민주화.. 반값 등록금, 기초연금 20만원 지급, 고등학교 무상교육,,,'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문재인대통령은 ‘국공립 유치원확대’ ‘온종일 돌봄’, ‘안전한 학교’ ‘사교육비 절감’ ‘고졸희망시대’ ‘맞춤형 학습’ ‘진로 맞춤형 교육-고교학점제’ ‘특권학교 폐지’ ‘대입제도 단순화’ ‘4차산업혁명 대비’ ‘교육 거넌스 개편 추진’...하겠다고 했습니다.

이전 대통령의 공약도 한번 볼까요? 박정희는 사교육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1968년 중학입시의 무시험제도를 도입한데 이어 1974년 고교 평준화 정책을 내놓았지만, 과외와의 전쟁은 실패로 끝났습니다. 1980년 전두환 정권은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를 통해 대학졸업정원제와 과외 전면금지를 골자로 한 7.30 교육개혁조치를 단행했습니다. 과외를 하다 적발되면 학부모와 과외교사를 형사처벌하고 명단까지 공개하겠다며 엄포를 놓았지만 '몰래바이트', '비밀과외'라는 부유층의 비밀 고액과외만 만들어놓은 채 실패로 끝나고 말았습니다.

제가 윤석열 대통령의 교육개혁 공약이 거짓말이라고 단언한 이유는 이전 대통령이 하나같아 약속한 공약을 이행하지 못하고 임기가 끝났지만 그중 누구 한 사람 임기를 마치면서 사과 한마디 한 사람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제 정리해 보겠습니다. 지혜란 현상이 아닌 본질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공약이 현상이라면 윤석열 대통령도 이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거짓말이 될 것이라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지혜(철학)를 가르치지 않는 학교. 왜 그럴까요? 윤석열 대통령이 신년사에서 연두 기자회견을 하지 않은 이유가 기자들의 ‘답변 곤란한 질문’이 부담스럽기 때문이 아니겠습니까? 대통령의 연두 기자회견은 지난 1년간의 성패를 국민들에게 소상히 설명하고, 국민들의 의문에 대해 행정부 수반으로서 성실히 답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런데 자신이 ‘하고 싶은 말만 하고, 보여주고 싶은 것만 보여주는..’식의 기자회견은 대통령으로서 국민에게 해야할 의무를 방기(放棄)하는 것입니다. 철학이란 참과 거짓, 옳고 그른 것(是非)을 분별하는 판단능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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