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택 칼럼] 학살자 전두환 유해 “고향 합천에 안장하자”는 정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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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택 칼럼] 학살자 전두환 유해 “고향 합천에 안장하자”는 정치인
  • 김용택 이사장
  • 승인 2023.12.22 06: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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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살자 찬미하자는 사리분별 못하는 정치인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이 시민 165명은 총상, 9명은 자상, 17명은 타박상으로 606명의 무고한 시민의 목숨을 빼앗은 살인자를 보고 “전두환은 5·18 빼면 잘했다”고 해 논란이 됐지만 그는 대한민국의 제 20대 대통령으로 재직 중이다.

‘대통령도 이런 말을 하는 사람이 하는데...’라는 자신감(?) 때문일까? 경남 합천군의회 이한신(국민의힘, 합천군) 의원이 지난 21일 오전 합천군청 브리핑룸에서 전두한 씨의 유해를 합천으로 모시자는 기자회견을 열어 "전두환 전 대통령 유해 안장 문제에 합천군이 나서야 할 때"라며 "김윤철 합천군수가 유족을 만나 유해를 합천군에 모시자는 제안을 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유해를 고향에 모시자는 여론을 많이 접했다.

이 군의원은 전두환의 미화 발언도 서슴지 않았다. 그는 "정치적 의도는 없다"면서 "합천군민 모두가 한때 고향 출신 대통령을 자랑스러워하지 않았느냐. 지금도 누가 뭐라 해도 전 전 대통령은 합천 출신 대통령이다. 출신만으로도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전 씨에 대한 역사적 평가가 냉혹하지 않느냐는 기자 질문에 "평가는 역사에 맡기겠다. 개인적으로는 자랑스러운 대통령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전두환은 2021년 11월 23일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 골수종으로 숨졌다. 내란죄의 주모자인 전두환은 죽은지 2년이 지났지만 뭍힐 곳을 찾지 못해 유골함에 담겨 연희동 자택에 담겨 집밖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두환은 회고록에 “북녘땅이 내려다보이는 전방 고지에 백골로라도 남아 통일의 날을 맞고 싶다”는 유언을 남겼다.

이한신 의원의 전두환 찬미에서 보듯 학살자 전두환을 찬미하는 세력은 아직도 건재하다. 박정희 비평서적 서문에는 “왜곡된 역사나 날조된 신화보다 더 서글픈 건 세뇌당한 영혼”이라고 했지만 전두환의 고향 경남 합천에는 그의 호를 딴 '일해(日海) 공원'이 그대로 남아 있다. '새천년 생명의 숲'이라는 이름으로 2004년 개원한 이 공원은 2007년 '일해공원'으로 변경하면서 16년째 찬반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역사의 무지와 오만은 대한민국에만 건재 하는게 아닌가 보다. 독일에는 ‘나치독일’의 수장 히틀러를 찬양하는 단체가 존재한다지만, 한때 회원 수 1만3100여 명이나 되었던 ‘전사모’라는 단체가 있었고 탄핵을 당해 쫓겨나 감옥살이를 하다 특사로 풀려난 박근혜의 ‘박사모’가 있고 이명박을 지지하는 'MB연대'도 건재하는 걸 보면 대한민국 역사교육, 현대사 교육의 현주소가 궁금해진다.

■ 전두환 그는 누구인가

학살자 전두환. 그는 노태우와 함께 1979년 12·12군사반란을 주도하고 1980년 5·17 내란 쿠데타, 5·18민주화운동을 강제진압 했던 자가 전두환이다. 5·18광주민중항쟁을 진압하는 과정에서 사망자는 모두 606명이다. 그중 165명은 항쟁 당시 숨졌고, 행방불명이 65명, 상이후 사망추정자는 376명이다. 5.18 관련 구속.연행자수는 현재까지 1394명에 달하고, 기소자 427명 중 7명은 사형됐고, 12명은 무기형을 선고받았다.

5.18 당시 입은 총상 후유증으로 아직까지도 깊은 상처와 고통을 안고 살아가는 생존자들이 많은데 현직 대통령은 “전두환은 5·18 빼면 잘했다”고 하고 합천군의회 이한신 의원은 “전두환의 유해 안장 문제에 합천군이 나서야 할 때”라고 막말을 하는게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대통령을 지내면 혁명으로 쫓겨난 전 대통령고 헌법을 짓밟은 반란의 주모자도 국립현충원에 뭍히는게 대한민국의 현주소다.

전두환이야말로 1970년대의 김대두와 2000년대의 유영철을 뛰어넘는 잔인한 살인마다. 그런 살인마가 우리 결에서 자식들과 함께 호의호식하다 2021년 11월 23일 혈액암의 일종인 다발성 골수종 진단을 받고 투병하다 편히 눈 감았다. 살인마는 죽었지만 ‘전사모’도 건재하고 전두환의 호를 딴 일해공원도 합천에 그대로 있다. 4·19혁명으로 쫓겨난 이승만을 건국대통령으로 하자고 주장하고 5·16 ‘군사반란’을 ‘5·16혁명’이라는 교과서를 만들어 학생들에게 가르치겠다는 세력들이 현 정부에 고위직에 앉아 있다. 이들이 만들고 싶은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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