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안 칼럼] 대선 그르친 이낙연 총선까지 말아먹을 작정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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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안 칼럼] 대선 그르친 이낙연 총선까지 말아먹을 작정인가?
  • 유영안 서울의소리 논설위원
  • 승인 2023.12.13 20: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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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전 총리
이낙연 전 총리

총선이 시시각각 다가오자 공천에 불안을 느낀 소위 ‘수박’들이 탈당하거나 신당 창당설을 흘리며 몽니를 부리고 있어 민주당원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그중 ‘수박’들의 보스로 통하는 이낙연은 특유의 애매모호 어법으로 신당 창당 가능성을 내비쳤다. 이낙연은 그 일환으로 곧 이준석을 만나겠다고 했으나, 정작 이준석은 “당에서 나처럼 박해받은 적이 없는 사람과 만나서 과연 얻을 게 뭘까”하고 고심하고 있다고 에둘러 만남을 부정했다.

 

20대와 30대 이준석-이낙연 신당설에 부정적

이준석이 처음엔 이낙연과의 회동을 긍정적으로 말했다가 갑자기 말을 바꾼 것은 부정적 여론 때문으로 보인다. 이준석과 이낙연이 손잡고 신당을 만들 수 있다는 말이 나오자 이준석을 지지하던 20대와 30대에서 부정적 여론이 일었다. 신당이 민주당에서 공천 받지 못한 사람들이나 국힘당에서 소외된 사람들 위주로 받아들이면 신당의 참신성이 사라져 국민들이 신당에 걸고 있는 기대가 무너질 수 있다는 것이다. 말하자면 산토끼 잡으려다 집토끼까지 놓칠 것 같자 이준석이 이낙연을 멀리한 것 같다.

이처럼 이준석은 겉으론 매우 신념이 강하고 지조가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지난 대선에서 보았듯 자신에게 불리한 일이 생기면 금세 태도를 바꾼다. 그토록 윤석열을 저주하더니 가로세로 연구소가 제기한 ‘이준석 엑스파일’이 나오자 “우리는 원팀!”하고 윤석열 밑으로 들어간 것만 봐도 그가 얼마나 조변석개하는 인물인지 여실히 알 수 있는 대목이다. 그러나 이준석은 뉴탐사가 공개한 윤석열 녹취록에서 “이준석 그 새끼는 어차피 3개월짜리다”란 말을 듣고서야 “속았구나!”하고 지금은 반윤 전선 최일선에 서 있으나 앞으로의 행보는 알 수 없다. 국힘당 측에서 이준석을 비롯해 ‘천하용인’의 공천을 보장해주면 태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장제원 불출마가 주는 메시지

11일 장제원이 고심 끝에 내년 총선에 불출마하겠다고 선언했다. 말은 윤석열 정권의 성공을 위해서라지만 다른 이유가 있다는 게 정가의 소문이다. 얼마 전에 의미심장한 보도가 흘러나왔다. 장제원 집안이 설립한 부산 동서대학교 직원들이 장제원에게 쪼개기 후원을 했다는 보도가 그것이다. 

장제원이 버스 92대를 동원해 시위 아닌 시위를 하자 검찰이 슬그머니 캐비닛을 열었다는 후문도 있다. 누구보다 윤석열의 스타일을 잘 아는 장제원으로선 투항하지 앉으면 패가망신당할 수도 있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장제원이 차기 부산시장에 출마하고 김기현은 사퇴 후 입각할 거라는 소문도 있다.

 

한동훈과 이준석 손잡을 수도

만약 윤핵관들이 일선에서 물러나면 한동훈이 전면에 나서 국힘당 총선을 지휘할 수도 있는데, 이때 이준석에게 ‘당근’을 내밀 수도 있다는 분석도 있다. 즉 원하는 대로 해줄테니 당으로 다시 들어오라고 회유할 수 있다. 이준석이 이에 속을지 안 속을지는 미지수다. 마침 12월 28일에 김건희 특검이 국회 표결에 붙여지므로 국힘당으로선 이준석을 마냥 내칠 수도 없다.

만약 한동훈이 이준석이 제기한 ‘새로운 보수’ 의 기치에 동의한다면 이준석은 전격적으로 다시 국힘당에 들어갈 수도 있다. 그러나 그 순간 이준석의 정치 생명은 끝난다. 그동안 이준석을 지지했던 20대와 30대들도 실망해 등을 돌릴 것이기 때문이다. 대수다 국민들이 한동훈을 제2의 윤석열로 인식하고 있어 설령 한동훈이 나서 국힘당 총선을 지휘해도 대세는 뒤엎지 못할 것이다. 이준석은 결국 이용만 당하고 또 토사구팽을 당할 것이 뻔하다. 한동훈은 총선을 지휘할 깜냥도 되지 못한다.

 

이번엔 유승민 만난다는 이낙연

이준석의 반응이 미온적이자 이낙연은 12일 유승민을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을 압박할 수 있는 여당 인물들을 모조리 만날 태세다. 유승민은 한때 이준석과 같이 할 것 같더니 누구로부터 회유를 받았는지 우유부단한 태도를 보였다. 국힘당 내에서 이준석은 몰라도 유승민은 다시 안아야 한다는 말에 고무된 지도 모른다.

이낙연이 국힘당 사람들을 계속 만나는 것은 민주당에 대한 배신으로, 경우에 따라서는 제3당이 아니라 아예 국힘당과 연합할 수도 있다. 과거 이루어진 3당합당과 DJP연합을 예로 들면서 “구국의 결단” 운운할 수도 있는 것이다. 모르긴 모르되 이낙연은 제3당에 이준석, 유승민, 금태섭, 양향자, 박원석, 신용균 등을 모두 담아 보려는 야망을 가진 듯하다. 그러나 과거 안철수에게 속은 바 있는 호남이 이낙연이 만든 신당을 지지할지 의문이다. 모르긴 모르되 이낙연이 국힘당 세력들과 손을 잡으면 아마 유세장에 물병이 난무할 것이다.

 

꽃길만 걸어온 이낙연의 한계

이낙연은 호남 출신으로 그동안 국회의원 5선, 전남지사, 당대표, 국무총리 등 그야말로 ‘꽃길’만 걸어왔다. 민주화 투쟁 때 이낙연의 이름이 거론된 적이 없고 행사장에서도 그의 얼굴을 본 적이 없다. 말하자면 이낙연은 겉은 파랗지만 속은 빨간 그야말로 수박 중 수박인 것이다. 

조중동이 다 비판해도 이낙연은 비판하지 않은 이유가 뭐겠는가? 이낙연은 동생 문제 등 검찰 수사가 몇 건 있었지만 수사를 하는 둥 마는 둥 하고 끝났다. 비리 문제로 측근이 자살하기도 했지만 그 후 검찰 수사가 멈추었다. 만약 이낙연이 민주당을 배신하고 국힘당과 손을 잡는다면 그 모든 의혹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르게 될 것이다.

 

윤석열의 히든 카드가 혹시 이낙연?

한편으론 윤석열이 저토록 정치를 못해도 느긋한 것은 무슨 믿는 구석이 있어서 그럴거라 여겼는데, 이제 생각해보니 이낙연이 ‘히든 카드’가 아닌가 하는 불길한 생각마저 든다. 진실이 무엇이든 곧 그 정체는 드러나게 되어 있다. 얼마 전 ‘장하리’라는 장편소설을 펴낸 추미애 전 장관은 자신이 추진한 검찰 개혁이 몇몇 남자들에게 의해 좌절되었다고 말한 바 있다. 함세웅 신부는 그걸 두고 “방울 달린 남자들이 여자보다 못하다”고 질타했다.

누구나 정치적 자유가 있으므로 신당을 만들 수 있고 출마도 할 수 있다. 하지만 평생 꽃길만 걸어온 이낙연이 대선에 이어 또 다시 총선까지 말아먹으려 든다면 그의 고향 호남이 가장 먼저 회초리를 들 것이다. 참고로 필자도 호남 출신인데, 이낙연의 배신은 절대 용서하지 않을 것이다. 인생 살면 얼마나 산다고 평생 몸담아 온 민주 진영을 배신한다는 말인가? 한화갑과 한광옥의 말로를 닮고 싶은가? 신당은 절대 성공할 수 없다. 지금은 윤석열 친일 매국 정권 타도에 심혈을 기울여야 할 때다. 측근들 공천 문제로 몽니나 부릴 때가 아닌 것이다. 당원들의 지지가 없는 정치가 무슨 정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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