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대의 AI와 해외여행기
상태바
60대의 AI와 해외여행기
  • 김철홍 자유기고가
  • 승인 2023.12.08 21:3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철홍 자유 기고가
김철홍 자유 기고가

얼마 전 30여 년간 다녔던 직장의 60대 동료 친구 다섯 명이 1년6개월 동안 매월 일정액을 각출하여 모아 유력 언론매체에서 더 유명해지기 전에 꼭 가봐야 할 아시아의 “몰디브”로 선정했고 에메랄드빛 해변을 볼 수 있는 청정지역으로 베트남인에게는 진주 파라다이스섬으로 불리는 “푸꾸옥섬”을 여행사 패키지 상품이 아닌 3박5일 일정의 자유여행을 다녀왔다.

우리 일행은 재직시절 스마트하고 최고의 리더쉽을 인정받은 멤버들의 소모임으로 평소 역사 문화 탐방 및 힐링을 위한 국내외 여행을 10여 년 해왔으나, 한때는 부부동반이 아닌 관계로 색안경을 끼고 보는 시선도 있었다.

이 친구들과 코로나 팬더믹으로 국내 여행은 여러 차례 다녔지만 국외는 근 4년 만이어서 개인적으로는 그 어느 때보다도 학창 시절 설레는 마음으로 소풍을 가듯 공항버스에 몸을 의지한 채 인천대교 건너는 버스 창밖 구름과 바다 풍경도 만끽하면서 언제나 오면 기분 좋은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을 때의 감회는 남달랐다.

우리 일행은 시간 단축을 위해 위탁 수화물 없이 간단한 기내 반입 물품만 챙겨 국적기로 5시간20분의 비행 끝에 푸꾸옥 공항에 도착해 미리 예약한 공항에서 가깝고 최고의 뷰를 자랑하는 S호텔로 향했다. 객실은 2인 1실 3개를 예약하여 네 명은 객실 2개를 이용하고 남는 1개는 최후 승자의 몫으로 하기 위해 동심으로 돌아가 ‘가위바위보’로 정했다. 이러니 코골이 친구가 있는 방의 아름다운 노래 가락은 밤새도록 전원이 꺼지지 않는 콘서트로 다음 날 아침 한바탕 폭소를 자아냈다.

아무리 100세 시대라고 하지만 연령적으로 아나로그 세대인이 디지털 사회에 적응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MZ세대 흉내는 못내지만 가이드 친구의 준비와 지시대로 유심칩(USIM)을 교체하고 최신 번역기 앱을 설치하여 의심 반 호기심 반으로 이용하면서

일행 모두는 개별 차량 예약으로 아시아 최고의 사파리, 유럽풍의 건축물을 모방한 대규모 건축 공사 지역, 각종 문화와 역사 탐방 지역 등을 무리하지 않고 우리의 의지대로 자연스럽게 다니면서 식사를 해결하고 일정도 조정할 수 있어서 스스로 놀라고 자유여행에 대한 두려움은 점차 사라지고 종전에는 낯설었던 AI 덕분에 용기와 자신감을 얻고 AI와 친숙해지는 계기도 됐다고 생각한다.

사실 이번 여행은 고맙게도 해외 자유여행 경험이 많고 전문가적 식견이 있는 친구가 종합적인 기획과 준비 그리고 가이드 역할을 자청했기에 나머지 친구들은 믿고 의지하며 힐링의 시간을 누리고 정서연금을 듬뿍 받는 호사를 누렸고 종전과는 다른 형태의 여행이고 모두가 60대 이후로 첫 해외여행이기에 남다른 감회와 신체적 컨디션을 시험하는 의미가 곁들여져 아주 좋았다.

예전에 어르신들로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은 외국에 나가면 모두 애국자가 되고 우리나라 사람을 만나면 고향 친구나 이웃처럼 반갑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우리 일행이 묶은 S호텔에 우리나라에서 파견 나온 미국명 ‘Rona’라는 아리따운 여성직원을 만나 반가움과 더불어 우리나라 한 기업에서 1천몇백 명이 단체로 세미나에 참석하는 바쁜 시간에도 우리들의 궁금증을 풀어줬고 아쿠아 슈즈를 신고 다른 코스로 이동하는 셔틀버스에서 분실했던 운동화를 지역 분실물센터 등을 내 일처럼 수소문해 찾아준 고마움을 전하고 타국에서 당당하고 똑소리 나게 일하는 모습에 응원의 큰 박수를 보낸다. ‘Rona’씨 파이팅!

그리고 이번 여행을 통해 알게 된 사실이지만 “푸꾸옥”은 원래 캄보디아령이었으나 베트남이 빼앗아 베트남으로 편입시켰고 베트남보다는 캄보디아에서 더 가까운 최남단에 위치한 제일 큰 섬으로 지금도 영토분쟁이 있다고 하는데, 우리와는 상황은 다르지만, 독도를 자기네 영토라고 억지를 부리는 일본이 떠오르고 지리적 상황도 우리나라의 제주도와 비숫하고 베트남의 제주도로 알려져 필자에게 “푸꾸옥”은 역사와 문화적 관점 그리고 향후 잠재적 발전 가능성에 대한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계기와 추억을 만들어준 친구들에게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앞으로도 건강 잘 챙기고 늘 좋은 일만 있기를 두 손 모아 기도하련다.

또한 출국 전날 룸 손잡이에 예쁜 리본으로 매듭진 출국 당일 우리의 비행기 출발시간에 맞는 호텔 셔틀버스 시간 등의 안내편지 글도 나에겐 감동이었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