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택 칼럼] “학폭가해자 감점 패널티”가 교육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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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택 칼럼] “학폭가해자 감점 패널티”가 교육인가
  • 김용택 이사장
  • 승인 2023.08.31 08: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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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폭은 어떤 이유로든 정당화될 수 없다. 그러나...
김용택 이사장
김용택 이사장

현재 고등학교 1학년이 대학에 입학하는 2026학년 대학입학전형부터 학교폭력(학폭) 가해 학생은 수시는 물론 정시논술과 실기전형에도 불이익을 받게 된다. 학폭 조치 사항 기재만으로 지원 자격을 배제하는 학교도 나올 것으로 보인다. 학폭 조치로 인한 불이익을 우려해 자퇴하는 우회로를 차단하기 위해 검정고시생에게도 각 대학이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 제출을 요구할 수 있게 된다.

교육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는 30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2026학년도 대학 입학전형 기본사항’을 확정·발표했다. 지난 4월 교육부가 발표한 '학폭 근절 종합 대책'에 따라 2026학년도 대입부터 모든 전형에 학교폭력 징계 조치 반영이 의무화된 데 따른 조치다. 다만, 학생부 마감일 이후 발생한 학폭 조치사항 반영 여부는 대학의 재량이다. 대학은 내년 4월 말까지 이번 기본사항을 반영한 2026학년도 대입전형 시행계획을 대학 홈페이지에서 공표해야 한다.

 

<교육과 처벌은 다르다>

교육이란 ’사람을 사람답게 키우는 일‘이다. 사람다운 사람이란 동물처럼 본능에 따라 행동하는 존재가 아니라 ‘이성에 따라 사고하고 행동하는 존재’를 말한다. 먹고 싶으면 먹고 자고 싶으면 자고 부모나 이웃을 생각하지 않고 감정대로 행동하는 존재를 키우는 것은 교육이 아니다. 해야 될 일과 해서는 안 되는 것을 분별할 줄 아는 사람으로 키우는 일, 그것이 교육이 지향하는 목표다. 다시 말하면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한 지식과 기술을 습득’하게 하는 일과 ‘사람으로 살아가면서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 되는 일을 분별할 줄 아는 존재’로 키우는 것이 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교육을 뜻하는 영어의 ‘education’이란 지식을 주입해 암기시키는 것이 아니라 ‘학습자가 가지고 있는 능력을 밖으로 끌어낸다’는 뜻이다. 개인이 가지고 있는 가능성을 찾아내는 교육 우리는 그런 교육을 해 본 경험이 있는가? 우리나라 교육은 초등 6년, 중등 10년동안 아이들은 자신이 기지고 있는 가능성을 찾아내는 학교교육을 받아 본 일이 없다. 교사가 그런 교육을 하는 사람이라고 아무도 안내하지 않았다. 자신이 소중하다는 것, 남의 인권을 존중해야 된다는 것을 가르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교육은 문자를 습득하기 바쁘게 시험부터 친다. 학교교육은 받아쓰기 시험부터친다. 학습을 시작하기 전 진단평가, 학습이 진행되고 있는 중에 확인하는 형성평가, 학습이 끝난 다음에 하는 총괄평가, 학기 중간고사·기말고사, 학력평가, 모의평가, 수학능력고사.... 어쩌면 우리나라 교육은 시험에서 시작해 시험으로 끝난다. 평가는 이제 교사도 학부모도 치러야 할 당연한 교육의 과정으로 본다.

인간의 가치를 서열매기는 시험은 공중파까지 나서서 정당화 한다. 공영방송이라는 KBS의 도전 골든 벨... 전교 1등자리를 뽑고 연말에는 전국 일등을 골라낸다. 골든 벨뿐만 아니다. 전국 노래자랑, 도전 꿈의 무대, ‘미스트롯’ ‘보이스퀸’... 넷 미인도 모자라 아예 인간의 외모를 쇠고기 등급 매기듯이 등급 매기는 미스코리아선발대회까지... 어쩌면 대한민국의 학교눈 거대한 시험장이다.

우리나라 교육은 문자를 습득하기 바쁘게 시험부터 친다. 학교교육은 받아쓰기 시험부터친다. 학습을 시작하기 전 진단평가, 학습이 진행되고 있는 중에 확인하는 형성평가, 학습이 끝난 다음에 하는 총괄평가, 학기 중간고사·기말고사, 학력평가, 모의평가, 수학능력고사.... 어쩌면 우리나라 교육은 시험에서 시작해 시험으로 끝난다. 평가는 이제 교사도 학부모도 치러야 할 당연한 교육의 과정으로 본다.

인간의 가치를 서열매기는 시험은 공중파까지 나서서 정당화 한다. 공영방송이라는 KBS의 도전 골든 벨... 전교 1등자리를 뽑고 연말에는 전국 일등을 골라낸다. 골든 벨뿐만 아니다. 전국 노래자랑, 도전 꿈의 무대, ‘미스트롯’ ‘보이스퀸’... 넷 미인도 모자라 아예 인간의 외모를 쇠고기 등급 매기듯이 등급 매기는 미스코리아 선발대회까지... 어쩌면 대한민국은 거대한 시험장이다. 일등만이 살아남는 세상 직업도 외모도 남편감 아내감도... 일등짜리를 찾아내는 세상이다.

학폭은 어떤 이유로든 정당화될 수 없다. 교육은 학교가 할 일이요, 처벌은 사법기관이 할 일이다. 학교는 범법자를 찾아 벌점을 주거나 처벌하는 곳이 아니라 미성숙한 인간을 바르게 살아갈 수 있도록 이끌어주고 안내하는 곳이다. 지금까지 학교가 교육다운 교육을 해 본 일이 있는가? 대학들이 입시에서 인성평가를 강화하겠다고 하자 인성학원까지 등장한게 우리나라 교육이 아닌가.

학폭에 대한 처벌 강화나 생활기록부에의 내용을 기록해 상급학교 진학에 불이익을 주는 것은 교육이 아니다. 학벌사회가 만들어놓은 거대한 덫을 두고 시험문제를 풀이해 일류학교 진학이 교육 목표가 된 학교에서 학폭 가해자를 가려내 불이익을 주겠다면 학교가 입시학원이 아니라 를 교육하는 곳으로 바꾸고 점수로 사람의 가치까지 한 줄로 세우는 풍토부터 바꿔야 한다. 학교를 입시학원으로 만들어놓고 가해자에게만 불이익을 주는 것이 공정한 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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