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헌혈은 아름다운 생명의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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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헌혈은 아름다운 생명의 나눔
  • 김철홍 문화유산국민신탁 충청지방사무소 명예관장
  • 승인 2023.07.23 19:0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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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피가 마르고 있습니다.
김철홍 자유기고가
김철홍 자유기고가

먼저 최근 장마로 피해를 보신 분들에게 위로의 말씀과 피해복구를 위해 애쓰시는 모든 분께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 필자는 40여년 전 처음으로 적십자사 버스에서 헌혈을 하고 삥과 우유를 얻어 먹은 일이 생각난다.

어떤 의식이나 사명감이 있어서도 아니다. 그러나 몇 년 전 코로나 팬데믹 이후부터 전혈 기준 1회 현혈 후 8주가 넘어야 다음 헌혈을 할 수 있는 원칙으로 볼 때, 한 개인이 쉬지 않고 16년이 걸리는 헌혈을 아들과 합쳐서 100회의 헌혈을 하고 있고 헌혈의 중요성을 알림과 동시에 아름다운 생명나눔을 실천하고 있는 헌혈자들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자 한다.

사실 코로나 전에는 계룡시 색소폰 동아리에서 합주 공연 등을 하면서 매월 1회 토요일 오전엔 요양원 오후엔 요양병원을 방문해서 입원환자 등을 위한 재능기부 위문공연에 진행과 연주를 맡아 요즈음 말로 찐으로 열과 성을 다했다.

처음에는 모든 멤버들이 위문, 위로 개념으로 사명감을 갖고 시작했지만 몇 개월이 채 지나지 않아 오히려 본인이 힐링을 받는 느낌이 들기 시작하면서 봉사일 하루만큼은 무엇보다도 바꿀 수 없는 뿌듯함과 함께 행복함을 맛 볼 수 있었다.

그런데 안타깝게도 코로나로 더 이상 봉사활동을 할 수 없게 되면서 답답한 일상생활이 익숙해질 무렵 어느 날 서울에서 직장 생활하는 아들의 헌혈 유공장 금장이 우편물로 집애 배송되어 책상 위에 놓여 진 걸 보게 되면서 영문을 모르던 나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그 궁금증을 풀 수 있었다.

아들과 소주 한 잔하면서 헌혈을 하게 된 이유를 물어 보니 ’스스로가 당연하게 느꼈던 권리들에 대해 되돌아보던 중 사회가 주는 권리의 기회란 결국 타인의 선의가 모여 이루어진 것이며 받은 만큼 환원하는 것이 도리이자 사회 정의 구현에 이르는 길이란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라고 했을 땐 마치 취준생이 면접 시에 마냥 잘 보이기 위해 하는 말처럼 보였지만 ’주변에 긴급 수혈이 필요한 지인의 아기 등 급성 백혈병 환자 등 어려움에 처해 있는 사람에게 헌혈증서를 전달한 것 뿐‘이라는 아들의 겸손함과 자연스런 표정이 그 동안 어리고 철부지라고 생각했던 나의 편견이 해소되는 계기가 되었고 내심 뿌듯하기도 했다.

혈액은 수혈이 필요한 환자의 생명을 구하는 유일한 수단으로 아직까지 대체할 물질이 없고 인공적으로 만들 수도 없다.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헌혈인구는 5%에 불구하고 혈액 보유량이 3일치 미만일 때 발령되는 혈액 보유 주의경보가 코로나 팬데믹 전인 2019년에는 5회 발령됐지만, 2020년엔 13회로 크게 늘었고 코로나 상황이 나아진 이후에도 혈액 수급 불균형 문제가 계속되는 우리의 현실에 비추어 많은 사람의 관심과 협조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미국, 일본, 영국 등 해외 주요 선진국은 인공혈액 기술 개발에 과감한 투자를 하고 임상시험에 진입하는 단계라고 하는데 우리도 국민의 생명을 구하는 혈액의 원만한 수급을 위해 국가의 최우선 정책으로의 전환이 시급하다.

매일 공공기관, 기업, 종교단체 등 많은 기관, 단체는 물론 많은 사람이 헌혈에 참여하는 미담 뉴스가 국민들로부터 관심을 받을 수 있는 그날을 기대하면서 계룡시에서 그동안 지역사회의 발전과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헌신해온 계룡ROTC동문회원들과 단체 헌혈을 시작으로 ’단체 헌혈 릴레이 프로젝트‘를 제안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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