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안 칼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공천수" 먹방한 국힘당
상태바
[유영안 칼럼] 후쿠시마 오염수 방류에 "공천수" 먹방한 국힘당
  • 유영안 서울의소리 논설위원
  • 승인 2023.07.04 22:1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출처=미디어몽구  © 서울의소리
출처=미디어몽구  © 서울의소리

“이 정도면 거의 정신병적 발작 수준이다.”

“오염수 막으라니까 공천수를 마셨군.”

국힘당 의원들이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안전하다며 수조 속에 있는 물을 마시는 퍼포먼스를 하자 어느 네티즌이 관련 기사에 쓴 댓글이다.

아닌 게 아니라, 국힘당이 미쳐가고 있는 것 같다. 일본이 본격적으로 오염수를 방출하지도 않았고, 한국에 도착하지도 않았는데, 수산물 시장에 가서 수조 안의 물을 마신 것은 쇼이기 때문이다. 오죽했으면 종편에 나오는 보수 패널이 “부꺼러워 못 살겠다.”라고 한탄했겠는가?

 

거대한 프레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로 윤석열 정권의 국정지지율이 오르지 않고, 이게 내년 총선의 최대 변수로 떠오르자 당황한 국힘당과 대통령실이 ‘프레임’ 하나를 만들었다. 프레임이란, 어떤 구조의 뼈대를 말하나 남을 모함하여 함정에 빠뜨리기 위한 술수를 뜻하기도 한다.

“과학과 괴담이 싸우면 과학이 이기는 게 정의다.”

이게 국힘당과 대통령실이 만든 ‘프레임인데, 말은 그럴 듯하게 보이지만 여기엔 수많은 어폐(語弊)가 숨어 있다. 어폐란, ‘적절하지 아니하게 사용하여 생기는 말의 폐단이나 오류를 말한다. 우선 국힘당과 대통령실에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지고 싶다.

 

국힘당과 대통령실에 던지는 질문

(1) 과학과 괴담의 정의는 무엇이며, 그것의 옳고 그름을 누가 판정하는가?

(2) 일본이 준 자료는 과학이고 야당의 합리적 의심은 괴담인가?

(3) 국민 80%가 오염수 방류에 반대하는데, 그럼 국민 80%가 괴담에 속고 있다는 말인가?

(4) 아직 오염수가 한국에 도착하지도 않았는데, 횟집에 가서 먹방을 하는 이유는 뭔가?

(5) 일본 어부들도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는 이유를 아는가?

(6) 우럭에서 검출된 기준치 180배의 세슘도 먹을 수 있는가?

(7) 일본과 가장 가깝고 삼면이 바다인 우리나라가 왜 일본 편을 드는가?

(8) 걸핏하면 광우병 괴담 운운하는데, 광우병을 막은 건 30개월 미만 소만 수입해서란 걸 아는가?

(9) 굴종적 대일외교 속에 숨은 뉴라이트 식민지 근대화론을 아는가?

(10) 괴담은 오히려 국힘당과 대통령실에서 퍼트리고 있는 게 아닌가?

 

과학과 괴담의 정치학

과학(科學:Science)이란, ‘사물의 구조, 성질, 법칙 등을 관찰 가능한 방법으로 얻어진 체계적이고 이론적인 지식의 체계’를 말한다. 과학은 다음과 같은 순서로 이루어진다.

(1) 자연 현상과 인간사회 현상을 체계적으로 관찰한다.

(2) 그 관찰 결과를 바탕으로 보편적인 법칙 및 원리를 발견한다.

(3) 이상의 결과로 이루어진 체계적인 지식을 수립한다.

따라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가 인간에 해로운지 안 해로운지는 오랜 시간 관찰, 실험, 분석을 통해 체계적 결론을 내 발표해야지 그런 과정도 없이 무조건 안전하다고 말하는 것은 억지다. 과학의 적은 바로 억지다. 그리고 모든 실험 결과가 옳은 것도 아니다. 흔히 과학을 무오류의 학문으로 여기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

반면에 괴담(怪談: a ghost story)은 글자 그대로 괴상한 이야기다. 여기서 괴상하다는 것은 현실세계에서는 일어날 수 없는 이야기를 말한다. 가령 한밤중에 귀신이 나타나 사람들을 다수 죽였다, 식의 이야기가 괴담이다.

 

국민 호도하려는 프레임 전쟁

개념이 다른 두 가지 문제를 한데 버무려 국민을 호도하려는 국힘당과 대통령실의 이러한 태도는 국민을 개, 돼지로 취급한 데서 연유한다. 그저 그 분야 전문가 몇 명 초청해 “아무 문제가 없다.”고 하고, 수구 언론들이 대대적으로 보도해주면 국민들이 그렇게 믿을 줄 거라 착각한 것이다.

국힘당은 영국 옥스퍼드 대학 교수를 초청해 정화된 오염수를 10리터도 먹을 수 있다는 퍼포먼스를 보였는데, 이런 걸 논리학에서는 부당한 권위에 의한 오류라고 한다. 그 교수는 실제로 후쿠시마 오염수를 분석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고양이에게 생선 맡긴 시찰단

윤석열 정권이 보낸 시찰단도 전부 원전과 관련된 사람들이고, 일본에 가서도 직접 시료를 채취, 분석하지 않고 도쿄전력이 준 자료만 분석했다. 한 마디로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것이다.

따라서 윤서열 정권은 시찰단이 아니라, ‘검증단’을 보내야 했고, 직접 일본에 가서 시료를 채취해야 했다. 원전 주인인 도쿄 전력이나 일본으로부터 해마다 엄청난 후원금을 받는 세계원자력기구(IAEA)의 자료는 믿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마나 시료마저도 휘저어서 채취한 게 아니라, 위에 떠 있는 물만 살짝 뜬 것이란 게 일본 언론에서 포착되었지 않은가? 이건 마치 위에 떠 있는 맑은 물만 채취해 “이건 흙탕물이 아니다”라고 말한 것과 같다. 그러나 바다는 해류에 의해 오염수가 섞여 흐른다.

 

전문가 없는 국힘당 우리바다 지키기 검증 TF

국힘당은 ‘우리 바다 지키기 TF’를 만들었지만 거기에는 정작 과학자 출신은 보이지 않는다. TF단장인 성일종이 과학자인가? 그저 외부 인사를 초청해 일방적으로 안전하다고 억지를 부리고 있지 않은가?

설령 과학을 믿는다 해도 오염수가 안전하다고 강요할 수는 없는 것이다. 그 과학이 보편타당한 실험에 의해서 나온 지식체계가 아니라 일방적으로 일본이 준 자료만 가지고 분석한 결과라면 더욱 그렇다. 그리고 우리 바다를 망가뜨릴 우려가 큰데 무슨 얼어죽을 ‘우리바다 지키기 검증 TF’란 말인가? 조폭이 ‘착하게 살자’ 하고 말하는 것과 뭐가 다른가?

 

친일로 얻을 것은?

아니, 다 차치하고 일본 어부들도 반대하고 한국인 80%가 반대하는 오염수 방류를 왜 유독 윤석열 정권과 국힘당만 찬성하는지 이유를 알 수 없다. 그렇게 해서 우리가 얻은 게 뭔가?

윤석열 정권은 일제 강제 노동자 배상을 일본 전범 기업이 아닌 우리 기업에 하게하고, 일본의 가장 골칫거리인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를 사실상 허용해주었다. 그게 혹시 G7에 초청 받으려는 교언영색 아닌가? 나아가 종국에는 한미일 군사동맹을 맺어 한반도 유사시 일본 자위대가 개입할 수 있도록 한 게 아닌가 말이다.

 

일본에 대한 향수도 과학인가?

이러한 윤석열의 친일에는 그 뿌리가 있다. 윤석열의 부친 윤기중 전 연세대 교수는 일본 문부성이 초청한 한국 최초의 일본 유학생이었다. 그러니 자식인 윤석열에게 일본은 문명국, 조선은 미개국으로 각인시켰을 것이다. 그 의식이 지금 발현되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실제로 윤석열은 어렸을 때 아버지와 일본에 가서 일본의 모습을 보고 그 아름다움에 반했다고 말한 바 있다. 일본 어디를 보고 그렇게 반했는지 모르지만, 그 일본이 우리나라를 35년 동안 지배하며 수많은 고통을 주었다는 것은 생각하지 않은 모양이다.

 

총선 앞두고 방향 틀지도

국힘당과 대통령실은 "과학과 괴담이 싸울 때, 과학이 승리하는 게 정의“라고 했지만 국민 80%가 오염수 방류를 반대하고 있기 때문에 총선을 앞두고 슬쩍 방향을 틀지도 모른다. 괴담만 탓하다 총선에서 참패하면 더 무 서운 탄핵이 추진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