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미국에는 사재기가 극성을 부리고 있다.
AP통신을 비롯한 미국 언론들은 미국 각지의 대형마트에서 두루마리 휴지가 입고된 지 몇 분 만에 동이 나는 등 사재기가 일어나고 있다고 보도를 쏟아냈다. 손 세정제와 휴지는 물론 해열제와 감기약, 분유 등을 쓸어가는 바람에 마트의 매대가 텅텅 비어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15일 “진정하세요. 우리는 잘하고 있습니다. 그 누구도 필수 식료품을 사재기할 필요가 없습니다”라고 호소할 정도로 상황이 심각하다.
사재기가 일어나자 판매자들도 생필품 가격을 올리고 있다. AP통신은 3월 19일 미국의 41개주에서 판매소의 폭리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고 보도했다.
화장지 한 롤에 10달러(약 1만 1천원), 손 세정제 한 병에 60~70달러(약 8만원), 마스크 하나를 '할인가'로 40달러(약 5만원)에 파는 등이다. 미국인이 생필품을 구하기 어려워하는 마당에, 위기를 기회 삼아 폭리를 취하려는 자본주의의 추악한 단면이다.
심지어 미국에서는 총기 사재기까지 일어나고 있다. AP통신은 미국인들이 총기를 사기 위해 캘리포니아주의 한 총기상점에 길게 줄서 있는 사진을 보도하기도 했다.
미국인들이 총기를 사는 이유는 사재기 때문에 마트에서 먹을 것을 사지 못하거나 돈이 떨어지면 약탈이나 폭동이 일어날 것 같아 걱정되기 때문이다.
상황이 어렵다고 이웃을 약탈하고, 또 그에 맞서 총으로 자기 자신을 지켜야 하는 미국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는 현상이다.
실제로 미국에서 마스크 절도가 일어나기도 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3월 6일 “절도범들이 마스크 2~3개도 아닌 상자째 훔쳐 가고 있다”고 발표했다. 이뿐만 아니라 강도들이 방역복을 입고 방역팀으로 위장한 채 강도질을 하는 사건도 일어났다. 총을 사는 미국인들의 우려는 기우가 아니라는 걸 보여준다.
미국인들의 이런 이기심은 아시아인에 대한 폭력으로도 번지고 있다.
미국에서는 13살 소년이 50대 아시아계 남성을 폭행하는 등 아시아인에 대한 폭행이 빈번하게 발생하고 있으며, 아시아계 학생에게 소독약을 뿌리는 등의 테러를 하고 있다는 보도가 심심찮게 나오고 있다.
노래 ‘바람아 멈추어다오’로 유명한 가수 이지연 씨는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요리사로 일하고 있는데, 자신의 SNS에 “마스크를 쓴 날 보고 소리 지르거나 발길로 차지 마세요”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유명 개그맨 서세원의 딸인 서동주 씨는 SNS에 “동양인이 마스크를 썼을 때 칼에 찔리거나 맞았다는 뉴스를 봤다”는 글을 써 올렸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아시아계 미국인들의 총기 구매도 급증하고 있다. 미국의 정치전문매체 ‘더 힐’은 "백인들은 물론 미국 내 아시아계에 대한 공격을 우려한 아시아계 미국인들이 자신을 지키기 위해 총기류를 구매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한편, 미국인의 극단적 이기주의는 심각한 분위기와는 정반대로 무관심과 향락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SBS기 마이애미 휴양지에서 한 인터뷰를 보자.
[(걱정 안 돼요?) 아뇨… 그래야 한다고는 하던데…]
[브래디 슬러더/대학생 : 코로나, 걸리면 뭐 걸리는 거죠. 술집하고 식당들 문을 닫아서 짜증 나는데, 그래 봐야 우리는 즐길 방법을 찾아낼 겁니다.]
젊은 미국인들이 휴양지와 파티, 대규모 공연에 가득하다고 한다. 자기 자신이 걸려도 괜찮고 나로 인해 내 이웃, 내 가족까지 감염될 수도 있지만 상관없다는 것이다.
이런 모습에서 미국인의 극단적인 이기주의가 '오늘만 살고 내일은 없다'는 식의 향락추구로 이어지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사회적 불평등도 심각하다. AP통신은 18일 미국에서 일반인이 코로나19 검사를 받으려면 오랫동안 기다려야 하거나 거절당하기도 하는데 일부 유명 인사들이 뚜렷한 증상도 없이 검사를 받아 불평등 논란이 일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그야말로 불평등과 폭력, 약탈과 폭동이 만연한 약육강식, 각자도생의 사회라고 할 수 있다. 이기주의가 극단에 치달은 나머지 위기사태가 오면 총으로 이웃과 맞서 싸워가면서까지 알아서 살아남아야 하는 사회가 바로 미국의 민낯인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