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안 칼럼] 바보? 혹은 무지 콤플렉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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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안 칼럼] 바보? 혹은 무지 콤플렉스?
  • 유영안 서울의소리 논설위원
  • 승인 2022.12.03 09: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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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이 하도 기이한 언행을 많이 하자 국내는 물론 세계에서 윤석열 심리를 연구하는 학자들이 늘고 있다. 국내는 모 교수가 곧 책을 출간할 예정이라고 한다. 평생 소설을 쓰며 인간의 심리를 연구한 필자 역시 윤석열이라는 독특한 캐릭터에 퍽이나 흥미를 느낀다. 그래서 이참에 필자 역시 윤석열 심리를 본격적으로 연구해볼 참이다.

윤석열이 그동안 보인 언행에는 두 가지 평가가 존재한다. 지나친 자부심과 열등감이 그것이다. 그런데 이 두 개는 별개이면서도 같은 것이다. 즉 지나친 자부심도 일종의 열등감인 것이다. 자부심은 긍정적인 말이지만 앞에 ‘지나친’이란 관형어가 붙으면 부정적인 말이 되고 만다. 그렇다, 문제는 이 ‘지나친’이다.

주지하다시피 윤석열은 남들이 부러워하는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사법고시에 합격해 꿈에도 그리던 검사가 되었고, 최고봉인 검찰총장까지 되었으며 마침내 대통령까지 되었다. 그가 걸어온 길만 보면 하나의 ‘신화’로 부러움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지금 윤석열을 부러움의 대상으로 여기는 사람은 별로 없다. 오히려 실망하고 증오하는 사람이 대부분이다. 그래서인지 최근 언론에 노출된 윤석열의 표정을 보면 거친 눈빛 속에 불안한 마음이 숨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간혹 애써 웃어보이기도 하지만 불안한 내면을 감추려는 의도로 읽힌다. 이런 걸 보통 우린 ‘허세’라고 한다. 허세는 자기 과시로 지나친 자부심에서 연유한 것이다. 나는 이런 사람인데 당신들이 나를 알아주지 않으니 자꾸만 과장된 언행을 보이는 것이다.

 

도어스테핑 자부심 혹은 열등감

윤석열이 취임하자 제일 먼저 시행한 것이 소위 ‘도어스테핑’이었다. 출근할 때 잠깐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인데, 여기에도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콤플렉스가 내재되어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자주 하지는 못했지만 기자들이 자유스럽게 질문하고 대답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윤석열도 그 흉내를 냈지만 대변인이 정해준 기자만 질문을 할 수 있어 효과가 전혀 없었다.

윤석열은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과 불통한다 여기고 대통령 집무실을 청와대에서 용산으로 옮겼다. 그러나 7개월이 된 지금 어떤 국민도 윤석열이 국민과 소통을 잘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오히려 용산으로 간 후 더 불통이 되었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자부심으로 여긴 도어스테핑이 오히려 자신의 발목을 잡고 mbc사태까지 터지자 윤석열은 도어스테핑을 중단했다. 평소 ‘구라’를 잘 틀었던 윤석열은 검사시절과 대통령직이 어떻게 다른지 몰랐던 것이다. 그저 출근하면서 몇 마디 해주면 기자들이 환호할 거라 착각한 것이다. 말하자면 자부심이 어느덧 콤플렉스로 변해버린 것이다.

그동안 도어스테핑 때 윤석열이 한 말을 정리해보면 윤석열이 얼마나 준비가 안 된 사람인지 금세 알 수 있게 된다. 몇 가지 사례를 들어보자.

기자: “국민들이 고물가, 고금리, 고유가로 고통받고 있는데, 무슨 대책이 있습니까?

윤석열: “그건 세계적 추세로 뭐 특별한 대책이 있겠습니까?”

기자는 대책을 물었는데, 윤석열은 무대책을 말했다. 그것은 자신이 경제에 대해선 문외한이며 지금 경제가 어려운 것도 세계정세 탓이지 정부 탓이 아니란 변명이다. 윤석열은 심지어 지금 경제가 안 좋은 이유가 문재인 정부에 있다고 억지를 부렸다.

이 경우 올바른 대통령이라면 “경제가 안 좋은 것은 세계적 추세이긴 하지만 관련 정책을 시행해 국민들의 고통을 줄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라고 대답해야 정상이다.

그것이 비록 추상적이라도 대통령은 국가적 위기가 왔을 때 국민들에게 희망을 주어야 한다. 기자의 질문이 아무리 당돌하고 아프더라도 감정을 겉으로 드러내지 말고 담담하게 말해야 하는 것이다.

그러나 윤석열은 기자가 조금만 날카로운 질문을 해도 미간이 좁혀지고 눈빛이 사나워진다. 전혀 정무적 훈련이 되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감히 너희들이 나에게 그런 질문을 해? 하는 식이다. 아직 검찰총장식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방증이다.

기자: “최근 인사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윤석열: “(박순애 같은) 훌륭한 사람 봤습니까? 전 정부(문재인 정부)보다 훨씬 자질이 뛰어납니다.”

5세 취학과 논문 표절 문제로 중도 사퇴한 박순애 교육부 장관에 대한 질문에도 윤석열은 전 정부와 비교했다. 윤석열이 말한 ‘휼륭한’이란 관형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모르지만 이것 역시 지나친 자부심에서 나온 일종의 콤플렉스인 것이다.

윤석열은 “내가 장관 하난 잘 뽑았다.”라는 말을 자주 했는데, 그 잘 뽑은 장관이 혹시 한동훈, 이상민일까? 하지만 그 두 사람에 대한 평가가 가장 안 좋은 것을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을까?

기자: “최근 이재명 측근에 대한 수사가 재개되어 압수수색을 하고 있는데, 정치보복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윤석열: “민주당하고 전 정부는 (정치보복) 안 했습니까?”

윤석열의 이 말은 자신이 중앙지검장과 검찰총장 때 한 수사가 정치보복이라고 자인하는 것으로, 이런 걸 시쳇말로 ‘자폭’이라 하고 고상하게 말하면 ‘셀프디스’다. 윤석열은 걸핏하면 전 정부 탓을 하는데, 그렇다면 무엇 때문에 정권교체는 하자고 했을까? 그것도 국민 기만극으로 드러난 ‘공정과 상식’을 내세우고 말이다.

 

바보 혹은 무지 콤플렉스

윤석열은 대선 때 기자들에게 “제가 바보입니까?” 하고 쓰게 웃은 적이 있었는데, 그동안 한 언행을 보면 바보가 맞는 것 같다. 

가령, 탄소중립을 비판하기 위해 카이스트에 가서 ‘탄소중심’ 마스크를 쓰고, 전북 대학교에 가서 “앞으로는 취업 정보를 알려주는 앱이 탑재된 휴대폰이 나올 겁니다.”하고 말한 것이 좋은 예다. 탄소중립은 몰랐다 쳐도 20년 전부터 하고 있는 취업 정보를 앞으로 하겠다니 기가 막히다.

그러니까 윤석열은 탄소중립이라는 개념조차도 모르고 대학생들과 대화하러 간 것이다. 대선 때 이재명 후보가 “RE100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하고 묻자 윤석열은 꿀먹은 벙어리가 되어버렸다. 그 실력으로 나토에 가서 원전을 세일즈 한다고 하자 어느 네티즌이 “차라리 남극에 가서 냉장고를 팔아라.” 하고 일갈했다.

그것도 모자라 윤석열은 대선 때 “앞으로는 고등학교도 기술고, 예술고, 과학고, 외국어고 등으로 나누어 모집해야 합니다.” 하고 말했다. 그 유명한 특목고가 생긴지 언제인데 그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

말하자면 윤석열은 정치, 경제, 사회, 문화에 대한 기초적인 상식도 익히지 않은 채 대선에 출마한 것이다. 맥아더 포고령도 모르고, 후쿠시마 원전이 폭발하지도 않았으며, 방사능 유출도 없다는 말엔 일본 극우들도 뒤로 나자빠질 뻔했다고 한다.

거기에다 '주120시간 노동', '손발노동은 아프리카나 한다' 등의 발언으로 노동을 경시했고, 노동부 장관이 주92시간 노동 유연화 정책을 발표하자 “그건 정부의 최종안이 이니다.”라고 말해 보수까지 놀라게 했다. 혹시 윤석열은 주120시간을 주92시간으로 말한 노동부 장관에게 불만이 있었던 것은 아닐까?

정치가든, 기업인이든, 학자든 누가 잘못을 지적하면 일단 받아들이고 사과한 후 시정하겠다고 해야 하는데, 윤석열은 무슨 ‘똥배짱’인지 사과를 할 줄 모른다. 하나 있긴 하다, ‘개사과’.

인간의 마음 혹은 심리에 영향을 주는 내면의 구조 혹은 힘을 흔히 콤플렉스(complex)라고 하는데, 지금 보니 윤석열은 온통 콤플렉스에 묶인 사람 같다. 

다음 시간부터는 각종 심리학 이론을 바탕으로 윤석열의 심리를 본격적으로 연구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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