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발 사주 의혹’ 대신 ‘화천대유’가 점령한 추석민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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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발 사주 의혹’ 대신 ‘화천대유’가 점령한 추석민심
  • 아이엠피터(임병도) 
  • 승인 2021.09.24 08: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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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엠피터뉴스] 추석 연휴 기간 가장 핫한 정치권 뉴스는 ‘화천대유’였습니다. 화천대유는 이재명 민주당 대선예비 후보가 성남지사 재임 시절 추진한 대장동 개발사업에 참여한 업체로 엄청난 이익금을 받고 있다는 주장과 당시 특혜가 있었다는 의혹이 일고 있습니다.

추석 이전에 정치권에서 가장 논란이 됐던 이슈는 ‘고발 사주 의혹’이었습니다. 윤석열 검찰총장 재직 시절 측근인 손준성 검사가 야당에 고발장을 전달해 언론인과 정치인을 고발하게 했다는 의혹입니다.

의혹의 당사자들은 공교롭게도 여야 대선 주자 선두를 달리고 있는 이재명 지사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입니다.

 

이낙연 후보 때문에 고발 사주 의혹이 사라졌다?

두 사람에게 쏟아진 의혹을 정치적으로 공격하는 주체를 보면 ‘고발 사주 의혹’은 여당이 ‘화천대유’는 야당과 이낙연 민주당 대선 예비후보입니다.

이런 점 때문에 이재명 후보 지지자들 사이에서는 이낙연 후보 측이 ‘화천대유’를 물고 늘어지면서 ‘고발 사주 의혹’이 이슈에서 사라지고 있다며 비난하고 있습니다.

이낙연 후보와 캠프 측이 의혹을 제기하면서 경선 과정에서 일어나는 잡음이라는 주장도 있지만, 내용을 살펴보면 별거 아니라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화천대유 대주주와 천화동인 펀드 1호 소유주는 김만배 전 머니투데이 국장입니다. 언론사 국장이 어떻게 화천대유와 천화동인 펀드의 소유주가 됐고, 대장동 개발사업에 참여했는지 의문이 들 수밖에 없습니다.

더 큰 문제는 여러 명의 법조인과 정치인이 화천대유와 얽혀 있다는 것입니다. 박영수 전 특검은 화천대유 고문이고 딸은 직원이었습니다. 곽상도 국민의힘 의원 아들도 화천대유 직원이었습니다. 강찬우 전 수원지검장은 화천대유 자문변호사였고, 권순일 전 대법관도 고문이었습니다.

이런 문제점들은 이재명 후보의 화천대유 연관성 여부와 상관없이 진상규명이 필요한 부분입니다.이재명 후보 또한 철저한 수사를 촉구했기 때문에 수사를 통해 연관된 의혹을 하나씩 밝혀 나가야 합니다.

 

‘화천대유’ 수사는 진행 중, ‘고발 사주 의혹’은 국감 정치 쟁점으로

현재 경찰은 화천대유 대표를 소환해 조사하면서 본격적인 수사에 돌입했습니다. 이재명 대선캠프가 제기한 화천대유 관련 허위사실 유포 고발 사건은 서울중앙지검이 맡고 있습니다.

이재명 대선 캠프는 김기현 국민의힘 원내대표와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 장기표 전 국민의힘 경선후보를 공직선거법 위반 및 명예훼손 등 혐의로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국민의힘 측에서 이재명 지사 아들이 화천대유 계열사에 근무하고 있고, 천화동인 주주가 이재명 지사 측근이라고 제기한 의혹이 모두 허위사실 유포에 해당한다며 고발한 것입니다.

경찰이 화천대유 사건을 수사하고 있지만, 검찰 또한 허위사실 유포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진상을 어느 정도는 파악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 사건은 관련자들의 명단이 확연히 드러나 있기 때문에 수사만 진행되면 이재명 후보 연루 여부가 가려질 수 있습니다.

‘화천대유’에 비해 ‘고발 사주 의혹’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개입 여부가 쉽게 드러나기 어려울 듯합니다. 검찰 내부 특성상 손준성 검사와 윤석열 후보와의 연관성을 입증할 증거를 제시하기 쉽지 않아 보입니다.

오히려 12일부터 시작되는 국감에서 김웅 의원실 압수수색을 놓고 국민의힘이 공수처를 공격하며 정치 쟁점으로 흐를 가능성이 높습니다. 국감장에서 여야가 서로 싸우다가 유야무야 넘어갈 수도 있습니다.

 

이재명 후보에게 불리한 여론

추석 연휴 기간 동안 ‘고발 사주 의혹’ 이슈가 사라지고 ‘화천대유’가 떠오르면 이재명 후보 입장에서는 난감해졌습니다.

대한민국 언론 특성상 의혹만 제기하고 후속 보도가 이어지지 않는 관행을 본다면 차후에 수사 결과가 발표된다고 해도 사람들의 뇌리 속에는 ‘이재명= 화천대유’만 남게 됩니다.

‘화천대유’를 보면 이재명 후보와의 연관성보다는 국민의힘과 법조 게이트에 가깝게 보입니다. 당연히 이재명 후보 측에서는 억울할 수 있습니다. 이재명 지지자들 사이에서 이낙연 후보가 경선에서 승리하기 위해 본질을 흐리고 있다는 주장을 하는 이유입니다.

원래 12월에 치러지는 대선에서 9~10월 추석 민심은 굉장히 중요했습니다. 그러나 대선이 5월로 바뀌면서 추석보다는 설날 민심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그렇다고 해도 가족이 모여 정치 얘기 한 마디씩 하는 추석에서 ‘화천대유’가 ‘고발 사주 의혹’보다 더 많이 언급됐다는 것은 이재명 후보에게 불리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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