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입국금지를 고집하는 미래통합당의 속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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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입국금지를 고집하는 미래통합당의 속내는?
  • 주권연구소 이형구 연구원
  • 승인 2020.03.06 22: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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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입국 금지로 탄핵까지 이야기하는 미래통합당

미래통합당은 코로나19 확산의 원인으로 문재인 정부가 중국인 입국 금지를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다.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는 2월 28일 여야대표 회동 때 “지금이라도 중국인을 입국금지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재철 미래통합당 원내대표 또한 3월 1일, “한참 늦었지만, 오늘이라도 중국인 입국을 전면 금지해 감염원 입국을 원천 차단해야 한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언론도 미래통합당 주장에 가세해 중국인 입국 금지를 주장하고 있다. 조선일보는 2월 25일 중국인에 대해 “입국금지 대체 왜 안하나”라고 보도했다. 같은 날 중앙일보는 “뒤바뀐 신세...이젠 중국이 한국인 격리 나섰다”라며 중국인 입국 금지 주장에 보조를 맞췄다.

​적폐세력은 2월 4일, 일찌감치 청와대 국민청원에 문재인 대통령 탄핵 촉구 청원을 올렸다. 탄핵을 촉구하는 근거로 “정말 자국민을 생각했다면 중국 모든 지역을 대상으로 입국금지 했어야 합니다”라고 밝혔다.

​더 나아가 3월 3일, 급기야는 윤석열 검찰이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을 수사하는 웃지 못할 일까지 벌어졌다. 검찰은 박능후 장관을 수사하는 명목은 2월 26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출석해 “대한감염학회는 중국 전역에 대한 입국금지를 추천하지 않았다”라고 한 발언이 거짓말이라는 것이다.

​적폐들은 ‘중국인 입국 금지’ 주장으로 대통령 탄핵 추진 및 장관 수사까지 일사천리로 추진하고 있다. 국민은 검찰에 신천지를 압수수색 하라고 요구하고 있는데 정작 검찰은 정부를 수사하다니...아닌 밤중에 홍두깨가 아닐 수 없다.

중국인 입국 금지를 안 해서 코로나가 확산했나?

​우리나라에서 코로나19가 확산한 것이 정말 국내 입국한 중국인 때문일까?

​단적인 예로, 전국 기초단위에서 중국인이 가장 많은 도시는 안산이다. 안산에 있는 외국인은 총 9만여 명이고 그중 중국인은 6만여 명이다. 그런데 안산에는 코로나19 확진자가 0명으로 아예 없다. 중국인이 코로나19 확산의 주범이라면 코로나19 확진자는 대구가 아니라 안산에 가장 많았을 것이다.

​정부는 2월 4일부터 중국 및 홍콩 마카오에서 입국하는 내외국들을 대상으로 특별입국절차를 시행하고 있다. 2월 4일 이전 입국한 중국인 중에 확진자는 4명인데, 2월 27일 기준으로 3명이 완치했고 1명도 상태가 안정적이다.

그나마 그중 한 명은 일본에서 입국했다. 2월 4일 이후 중국인 확진자는 6명이지만 1명을 제외하고는 최근 중국에서 입국한 사람이 아니라 국내에서 코로나19에 걸린 환자이다. 3월 1일에 입국한 중국인 중 코로나 확진자가 발생한 것이 유일한 사례이다.

이런 상황은 결국 코로나19 사태의 원인은 중국인 입국자가 아니라는 것을 명백히 밝혀준다. 미래통합당이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중국인 입국을 금지하자는 주장은 현실과 동떨어진 상상 속의 대책에 불과한 것이다.

​반면, 미래통합당의 주장대로 중국발 입국을 전면 차단한 나라도 있다. 바로 이탈리아이다. 이탈리아는 1월 31일, 첫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자 곧바로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중국 본토와 대만, 홍콩 마카오 등을 오가는 모든 항공편 운항을 전면 중단했다. 그러나 이탈리아는 3월 6일 현재 코로나19 확진자가 4천 명에 육박하고 사망자가 150명 가까이 나왔다.

​이탈리아에서는 왜 코로나19가 확산했을까? 원인으로 꼽히는 것은 최초감염자가 따로 있었는데 이탈리아 당국이 최초감염자의 신원과 소재를 파악하지 못해 슈퍼전파자를 만들었다는 것이다. 중국인 입국을 금지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전파자를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우리 정부는 코로나19 방역을 위해 중국에서 입국하는 사람들을 철저히 검사하고 추적·관리하고 있다. 정부는 특별입국절차를 시행하는 한편 국내 중국에서 입국하는 사람들에게 코로나19 증상을 모니터링하는 프로그램을 핸드폰에 설치해 14일 동안 방역 당국에 증상을 신고하게끔 하고 있다.

​그 결과 우리나라에서는 중국을 통한 코로나19 바이러스 확산은 전무한 상황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3월 5일 오후 4시 기준으로 코로나19 확진자는 6,088명인데 그중 대구지역만 4,327명이다. 대구지역의 환자 중 2명을 제외하면 모두 신천지와 관련됐다고 한다. 중국인이 아니라 신천지 교인을 통한 전파가 코로나19 확산의 주된 요인인 것이다.

​만약, 미래통합당이 지금 집권하고 있었다고 가정해보자. 미래통합당은 중국인 입국을 금지하면서도 신천지를 두둔하는 바람에 신천지 교인 확진자 추적에 완전히 실패했을 것이다. 그 결과는 불 보듯 뻔하다. 코로나19는 더욱 심각하게 확산했을 것이다.

미래통합당이 중국인 입국 금지에 매달리는 이유

​전문가들도 중국인 입국 금지 주장에 회의감을 드러낸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는 “한국이 미리 입국을 제한했다 해도 확진 환자 가운데 2명만 막을 수 있었던 것”이라고 밝혔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실제 중국 관련 입국 제한을 한 나라 중 완벽하게 유입을 차단한 나라가 그렇게 많지 않고, 현재 국내 상황은 환자가 외부에서 유입되는 단계를 이미 지난 상황”이라고 말했다. 단순 입국 금지 조치보다 빠른 진단과 조치가 필요하다는 이야기이다.

​그런데도 미래통합당은 코로나19 확산의 실제 원인과는 전혀 상관없이 중국인 입국 금지만이 대안이라며 고집하고 있다.

​미래통합당이 중국인 입국 금지 주장은 방역 실효성보다는 정치적 성격이 강하다.

​미래통합당은 중국인 입국 금지 주장과 함께 코로나19를 ‘우한 폐렴’ 또는 ‘우한 코로나’라고 고집하고 있다는 걸 주목해야 한다.

​WHO는 공식적으로 병명을 코비드19(COVID-19)로 정했다. 이에 따라 정부는 코로나19를 한국의 병명으로 공식화했다. 그런데도 미래통합당은 굳이 ‘우한 코로나’라고 부르고 있다. 심지어 대구시의 한 미래통합당 예비후보는 ‘문재인 폐렴’이라고 부르기까지 하고 있다.

​미래통합당이 코로나19를 ‘우한 코로나’라고 부르고 실효성 없는 중국인 입국 금지를 계속 주장하는 것은 결국 코로나19 사태를 총선에 이용하려 하기 때문이다. 미래통합당은 ‘코로나19 사태는 중국이 원흉이고 문재인 대통령이 중국을 두둔했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라는 여론을 조장하려는 것이다.

코로나19를 정쟁에 이용하는 미래통합당

​코로나19 방역은 국민의 안전과 생명이 달린 국가의 중대사이기 때문에 모든 국민이 힘을 모아야 한다. 그런데도 황교안 미래통합당 대표는 여야대표 회동을 하면서도 중국인 입국 금지 주장을 재차 되풀이했다.

​뿐만 아니라 황교안은 여야대표 회동에서 대통령의 사과와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 해임도 요청했다. 사태 해결을 위해 지혜를 모으고 협조하는 것이 아니라 정쟁에만 매달리는 모습을 보인 것이다. 미래통합당의 총선 승리를 위해 문재인 정부 비난 여론을 조성하는 데 여념이 없기 때문이다.

​선거를 앞두고서는 누구나 국민을 위해 일하겠다며 표를 달라고 이야기한다. 그런데 미래통합당은 총선이 코앞인데도 불구하고 노골적으로 국민보다는 정쟁에만 매달린다. 미래통합당도 총선에서 표를 달라고 국민에게 구걸할 작정이라면 최소한의 염치라도 보여야 하는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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