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안 칼럼] 등 돌리기 시작한 국힘당 비윤들과 검찰, 용산 긴장
상태바
[유영안 칼럼] 등 돌리기 시작한 국힘당 비윤들과 검찰, 용산 긴장
  • 유영안 서울의소리 논설위원
  • 승인 2024.04.15 22:1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윤석열 대통령

그동안 몸을 사리고 있던 국힘당 내 소위 ‘비윤’들이 총선에서 국힘당이 참패하자 기다렸다는 듯 일제히 용산을 향해 포문을 열기 시작했다. 그동안 김건희 주가 조작 수사에 미온적이던 검찰도 김건희를 소환할 수 있다고 나섰다. 용산으로선 사면초가에 몰린 셈이다.

그렇다고 전처럼 그들을 압수수색할 수도 없고 함부로 대했다간 그들마저 탄핵에 동참할 수 있으므로 속이 탈 것이다. 용산으로선 권력으로도 안 되는 게 있구나, 실감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정치에선 영원한 우군도 영원한 적군도 없다. 그저 이익에 따라 움직일 뿐이다.

 

연일 대포 쏘아대는 홍준표

포문을 연 사람은 홍준표 대구시장이다. 그는 국힘당이 총선에서 역대급 참패를 당하자 한동훈을 지칭해 “깜도 안 되는 애를 데려와 선거를 망쳤다”라고 직격탄을 쏘았다. 홍준표는 한동훈이 “총선 내내 셀카나 찍으며 자기 정치를 한다”고 쏘아붙였다.

검찰 경력으로 보나 정치 경험으로 보나 한동훈은 홍준표와 비교 대상이 되지 않는다. 소위 ‘말빨’로도 도저히 이길 수 없는 상대다. 한동훈이 총선 때 거친 언어를 쏟아냈지만, 그쪽 분야로 치면 홍준표는 국가대표급이다. 토론을 붙여놓으면 한동훈이 10분도 못 가 항복할 것이다.

대한민국에서 말로는 홍준표를 이길 사람이 없다는 말도 있다. 그만큼 그는 거칠 것이 없고, 제법 유머도 있어 인기가 높다. 고령인데도 20대와 30대 사이에 인기가 높은 것은 그의 ‘직설화법’ 때문으로 보인다. 국힘당에서 윤석열에게 직격탄을 날릴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 바로 훙준표다.

 

웅크리고 있던 안철수도 나서 용산 공격

분당갑에서 이광재와 대결해 천당과 지옥을 오간 안철수도 그동안 침묵하더니 드디어 한 마디 했다. 안철수는 국힘당이 역대급 참패를 당하자 “국무총리, 비서실장 등과 내각이 총사퇴하라”고 윽박질렀다. 안철수치곤 제법 큰 폭탄을 쏜 것이다.

안철수는 전에 국힘당 대표 선거에 나왔다가 정무 수석으로부터 “아무 말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없다”란 치욕적인 말을 듣고도 침묵했다. 용산에 대들면 대선 때 가로 세로 연구소가 제기한 안철수 엑스파일이 다시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일 것이다.

대선 때 누가 봐도 어색한 후보 단일화를 했던 안철수는 윤석열이 대선에서 이기자 인수위원장을 했지만 무관의 제왕이 되었고, 당 대표마저 김기현에게 져 망신을 당했다. 그 후 안철수는 간을 보며 권토중래를 노렸다. 이번 총선에서 패했으면 사실상 정계 은퇴를 할 뻔했는데, 다행히 살아나 용산에 대고 한 마디 한 것이다.

 

용산에서 경질된 나경원도 기지개 펴기 시작

동작을에서 역시 천당과 지옥을 오간 나경원도 생환하자 용산을 향해 쓴소리를 하기 시작했다. 총선 전까지는 침묵하더니 총선이 끝나자 비로소 마음에 담아둔 앙금을 드러낸 것이다. 나경원 역시 당표표 선거에 나왔다가 용산으로부터 저출산고령화사회 부위원장에서 경질되고 침묵의 시간을 보냈다.

나경원은 조국 전 장관과 서울대 법대 동기로, 국힘당에선 유일하게 5선 여성 국회의원이 되었으나, 국회 ‘빠루사건’, 부동산 차익 논란, 친일 논란 등으로 말썽이 끊이지 않았다. 그런 그녀가 총선에서 생환하자 용산에 대고 쓴소리를 하는 것을 보니 격세지감이 든다.

 

검찰, 김건희 소환 만지작?

조국 대표가 총선 다음날 검찰을 향해 “마지막 기회다, 김건희를 소환하라”고 윽박지르자 검찰이 김건희를 소환할 수 있다는 식으로 답했다. 그러자 용산이 분노했는지 사실과 다르다는 보도가 13일에 나왔다.

검찰이 김건희 주가 조작에 대해 수사를 하려하자 용산이 송경호 중앙지검장을 경질하려 했으나 그 여파가 클 것 같아 포기했다는 말도 있다. 검찰이 김건희 주가 조작 수사를 빨리 결정내리지 못한 이유는 검찰이 낸 의견에 김건희와 최은순이 주식으로 23억 이익을 얻었다는 게 명시되어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사건으로 다른 사람들은 모두 기소되어 유죄를 받았는데, 정작 ‘쩐주’로 통하는 김건희만 검찰에 한 번 소환도 안 되었다. 그러나 증거가 하도 많아 검찰도 무혐의로 종결 짓지 못하고 용산 눈치만 보고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총선이 역대급 여소야대가 되자 검찰이 긴장한 나머지 김건희를 소환할 수 있다는 말을 흘린 것 같다. 그러나 이에 용산이 대노하자 다음 날 슬그머니 거둔 것 같다. 그러나 검찰 내부에서도 김건희 수사에 대해서는 찬반 여론이 극명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간 검찰 해체 여론이 일기 때문에 검찰도 함부로 발표를 못하고 있는 형국이다.

 

자신들의 ‘떡고물’이 더 중요한 검찰

하지만 검찰은 한정 없이 용산 눈치만 보고 있지는 않을 것이다. 정권은 유한 하지만 자신들의 ‘똑고물’은 영원해야 하기 때문이다. 만약 검찰청이 사라지고 기소청이 되면 그동안 전관예우 등 온 갖 특혜를 누려온 검찰은 사실상 존재가치가 사라지고 만다. 경우에 따라서는 한동훈이 당권을 장악하고 차별화한답시고 윤석열 탈당 카드를 내밀 수도 있다.

칼로 흥한 자 칼로 망하듯 검찰로 흥한 자 검찰로 망한다. 그것이 역사의 순리다. 윤석열은 자신이 키운 검찰에 의해 민심의 단두대에 서게 될 것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김건희를 처벌하지 않고서는 윤석열 정권은 존립할 수 없다. 국힘당도 계속 용산을 비호할 수 없는 이유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