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안 칼럼] 진짜 ‘돈 봉투’ 사건은 따로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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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안 칼럼] 진짜 ‘돈 봉투’ 사건은 따로 있다!
  • 유영안 서울의소리 논설위원
  • 승인 2023.04.25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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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대선 기간 내내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던 소위 ‘대장동 게이트’가 요즘은 조용하다. 그 이유가 뭘까? 마치 이재명이 엄청난 돈을 받은 양 떠들더니 왜 용두사미가 되었을까? 거기에 바로 대한민국 기득권 카르텔이 존재하고 있기 때문이다. 대장동 사건의 진실은 무엇이며, 왜 이 사건이 아직까지 시원하게 안 풀리는지 그 이유를 분석해 본다.

 

대장동 사건 어떻게 시작되었나?

대장동 사건은 지난 대선 전, 즉 이재명 대표가 성남 시장을 하고 경기도 지사를 할 때부터 이런저런 소문이 흘러 다녔다. 그러다가 지난 대선을 앞두고 경기도 모 경제 신문이 이를 정식으로 보도했다. 기자가 한 명뿐인 듣보잡 신문사에서 대장동 사건 같은 큰 사건을 보도한 것 자체가 이례적이다.

 

당시 이재명 후보는 예상을 깨고 상대 후보를 앞질러 갔다. 상대 후보로선 뭔가 카드를 꺼내지 않으면 질 것 같은 예감을 받았을 것이다. 그때 마침 경기도 모 신문사에서 나온 대장동에 관한 보도는 그들로선 가뭄에 단비 같았을 것이다. 그러나 그 단비가 저절로 내린 게 아니라, 인공 강우라면 어떨까?

그쪽 방면 전문가들은 기자가 한 명뿐인 듣보잡 신문사가 그 정도의 정보를 스스로 취득해 보도하기 어렵다는 게 중론이다. 누군가 관련 정보를 제공했고, 그것을 바탕으로 이재명 후보를 공격하려는 세력이 그에 부화뇌동했을 거라는 상상이 그래서 가능해진다.

일각에서는 모 후보의 캠프 윤00이 관련 정보를 검찰로부터 받아 그 신문사에 전달했다는 설이 있으나, 이것에 대해 본격적인 수사가 이루어지지 않았으므로 그 진실은 아무도 모른다. 다만 정황으로 보아 그럴 가능성은 충분히 있어 보인다. 정치는 너 죽고 나 살기이기 때문이다.

 

키를 쥔 김만배는 누구?

성균관대 동양철학과를 나온 김만배는 법조기자로 특유의 친화력으로 기자들 및 검사들과 자주 소통하고, 부친이 수원에서 부동산으로 보상받은 돈을 이용해 돈을 푸지게 썼다고 한다. 그때 대장동 건을 기획하고 있던 세력이 검사들과 잘 통하는 김만배를 끌어들이는 것은 후에 생길 법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였을 것이다.

그런데 문제가 발생하자 김만배가 대장동 개발의 주인공이 되어 버렸다. 김만배가 “화천대유의 실소유주는 바로 나다.”하고 강조한 것도 김만배가 대장동 개발을 좌우했다는 방증이다. 실제로 정영학의 녹취록을 보면 김만배는 검찰 고위직 출신들을 형이라 부르며 따랐다. 그들이 바로 그 유명한 ‘50억 클럽’이다.

 

김만배의 뒷배 50억 클럽

대선 기간 내내 언론에 올랐던 소위 ‘50억 클럽’은 최재경 전 검찰총장, 박영수 전 특검,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 김수남 전 검찰총장, 권순일 전 대법관, 홍선근 머니투데이 회장 등이다. 명단에 전직 검찰총장이 두 명, 민정수석, 대법관, 특검까지 섞여 있으니 가히 ‘김만배 군단’이라 불릴 만하다. 실제로 정영학 녹취록에 김만배가 “김만배 군단”이란 말을 했다. 자신의 존재감을 부풀려 이권을 차지하겠다는 뜻으로 보인다.

검찰 고위직 출신들이 왜 필요하냐 하면 어떤 법적 소송이 벌어졌을 때 그들이 막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앤장을 비롯한 대형 로펌은 대부분 학연, 지연으로 엮여 있다. 이들이 동원되면 없는 죄도 생기고, 있는 죄도 사라지게 할 수 있다.

 

윤석열의 검찰 사부(師父) 박영수 전 특검

대장동 사건 수사가 진행되면서 처음엔 자주 등장하지 않다가 주인공으로 떠오른 사람이 바로 박영수 전 특검이다. 박영수는 중수부장 및 고검장까지 한 사람으로 윤석열의 검찰 사부(師父)로 통했다고 한다. 실제로 박영수는 부산 저축은행 사건, 박근혜 국정 농단 특검 등에서 같이 활약한 바 있다.

박영수는 화천대유 고문 변호사로 일하며 월 1500만 원을 받았다. 보통 고문 변호사는 월 300~500만 원 정도 받는 게 관례인데, 왜 박영수는 월 1500만 원을 받았을까? 그만큼 그의 용도가 많고 영향력도 컸다는 방증이다. 박영수는 ‘가짜 수산업자’로부터 ‘포르쉐’를 대여받았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부산저축은행 불법 대출 수사 무마가 대장동 사건의 뿌리

대장동 사건의 뿌리가 된 것은 부산저축은행 불법 대출을 당시 검사였던 윤석열이 제대로 수사하지 않은 것에서 기인했다는 게 중론이다. 다른 사건은 모두 기소해 처벌했는데, 묘하게 오늘날 대장동 건 세력에 대한 불법 대출은 수사하지 않았다.

그때 부산저축은행 사건의 변호를 맡은 사람이 바로 박영수다. 검찰 사부 관계가 변호사와 담당 수사 검사로 만난 것이다. 그랬으니 수사가 제대로 이루어질 리 만무하다. 그때 살아남은 대장동 세력이 그 돈으로 땅을 사두어 오늘날 대장동 게이트가 터진 것으로 보인다.

 

화천대유로부터 각종 혜택은 받은 박영수 딸

이미 수사를 통해 드러났지만, 박영수 딸은 화천대유에서 근무하면서 화천대유로부터 11억을 대출받았고, 아파트도 시가 절반에 분양받았다. 어떤 회사가 신입사원에게 11억을 빌려주며 아파트를 반값에 분양해 줄까?

따라서 이것 자체만으로 제3자 뇌물죄가 가능하다고 법조인들은 말하고 있다. 그러나 무슨 일인지 검찰은 이에 대한 심도 있는 수사를 하지 않고 있다. 검찰에는 “한 번 검사는 영원한 검사”라는 말이 무슨 진리처럼 존재해, 검사 가족은 가능한 한 안 건드린다는 말도 있다.

 

박영수 외사촌이 받은 100억 원이 핵심

대장동 사건에서 아직도 안 풀리고 있는 게 하나 있으니 그게 바로 박영수의 외사촌이 화천대유로부터 받았다는 100억 원의 행방이다. 이 건은 그동안 언론에 자주 언급되었으나 이에 대해 검찰이 수사한다는 소식은 별로 들려오지 않았다. 따라서 검찰이 밝혀야 할 내용은 다음과 같다.

(1) 화천대유 누가, 언제, 왜 박영수 사촌에게 100억 원을 어떻게 전달했는가?

(2) 왜 박영수가 아닌 외사촌에게 100억 원을 전달했는가?

(3) 현재 이 돈은 누가 소유하고 있으며 어디에 사용되었는가?

(4) 이에 대해 검찰은 관련자 계좌를 압수수색했는가?

 

특검이 ‘피의자’가 된 기막힌 나라

대장동 사건이 터지기 전만 해도 국민들은 박영수를 정의로운 검사로 칭송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자 그가 바로 기득권 카르텔의 중심에 서 있었다. 좀 더 심하게 말하면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긴 격’이다.

문제는 이러한 문제가 드러났는데도 검찰이 박영수를 제대로 수사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하긴 윤석열의 검찰 사부이니 검찰도 함부로 다룰 수 없을 것이다. 괜히 설치다가 불이익을 당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윤석열이 대선 때 국민들에게 ‘공정과 상식’을 내세우고 당선되었기 때문에 박영수와 50억 클럽 사건을 대충 뭉개고는 정권을 유지하기가 어려워질 것이다. 거기에다 김건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까지 겹쳐 어떻게 하든지 이를 해명하지 않으면 거대한 국민적 저항에 부딪치게 될 것이다.

최근 민주당이 50억클럽 특검과 김건희 특검을 동시에 추진하자 검찰이 나서 수사하는 척하고 있지만 요식행위로 보인다. 특검 전에 미리 수사를 해 뭔가를 단정해버리려는 꼼수로 읽힌다. 하지만 총선을 앞두고 그런 꼼수가 통할까? 더구나 외교 파탄까지 일어나 나라가 풍전등화 상태인데 말이다.

다시 강조하지만 50억 클럽과 김건희 특검을 수용하지 않고서는 윤석열 정권은 존재하기가 힘들다. 그가 말한 공정과 상식이 부메랑으로 돌아간 탓이다. 표창장 하나로 그 난리를 편 세력이 왜 이 사건엔 침묵하는가? 하늘이 두렵지 않은가? 이 사건은 정권이 바뀌어도 반드시 재수사해 관련자 전원을 사법 처리해야 한다. 그게 바로 ‘진짜 돈 봉투 사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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