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은 학교에서 어떤 인간을 길러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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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은 학교에서 어떤 인간을 길러내는가?
  • 김용택 세종본부장
  • 승인 2023.04.25 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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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교육은 우리나라 교육과 달라도 너무 다르다

4월 20일 대전 건신대학에서 경남도교육연구 원장을 지낸 황선준 박사의 「스웨덴 교육은 어떤 아이를 길러내는가?」 라는 주제의 강의가 있었다. 황선준 박사는 스웨덴의 교육과정, 수업, 평가를 중심으로 90분 강의, 30분 질의응답을 통해 스웨덴 초, 중, 고, 학생들의 평가 문항지를 직접 회람하면서, 우리의 ‘평가관’과 스웨덴의 ‘평가관’이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사람을 바라보는 관점과 태도, 가치와 철학이 다름으로 수업 운영 방식과 평가방식도 우리와 확연히 다를 수밖에 없는 일이라고 했다.

건신대학은 우리나라 최초의 기숙형 공립대안학교인 태봉고 교장과 상주중학교 교장을 지낸 여태전교수가 근무하는 학교다. 여 교수는 “지난 십수 년 동안 새로운 교육, 미래 교육을 외치는 대안학교 현장에서라도 좀 과감하게 교육다운 교육을 실천해보자고 애를 써보았지만, 그 변화는 더디고 느리기만 하다”며 “한국사회의 ‘학벌사회’ 구조와 ‘입시 위주 교육’의 틀을 깨지 않고는 근본적인 변화와 혁신은 어렵겠다는 절망감에 빠지기도 했다. 하지만 “이대로 주저앉아 있을 수는 없다”며 개설 10주년을 맞은 건신대학으로 옮겨 대안교육의 새 지평을 열겠다고 시작하는 첫 행사다.

나는 황선준박사와는 황 박사가 경남 도교육연구 원장을 지낼 때 몇 번 만난 일은 있지만 그의 강의를 들어 본 일은 없다. 건신대학에서 하는 황박사의 강의 「스웨덴 교육은 어떤 아이를 길러내는가』라는 주제에 호기심이 생겨 불편한 몸으로 그것도 세종시에서 6시 30분부터 시작해 9시 방에 끝나 많이 망서렸지만 강의를 들으면서 참 잘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 첫째는 주체측의 친절하고 따뜻한 안내와 배려가 인상 깊었고 다음 황 박사의 강의가 참 인상적이어서 그렇다.

우리니라 교육은 지식주입으로 서열을 매기는 반교육이다. 5지선다형 객관식 그것도 12년간 배운 지식을 암기해 단 하루 만에 이등에서 꼴찌까지 서열을 매기는 잔인한 평가를 하고 있다. 교육은 학생들로 하여금 시비를 가리고 판단 능력을 길러 행복하게 살도록 안내는 것이다. 평소 독일이나 핀란드의 아비투어나 프랑스의 바칼롤레아 제도를 보면서 우리는 언제쯤 저런 교육을 할 수 있을까 안타까워하고 있다가 들은 황 박사의 강의는 참 신선했다. 스웨덴에서 정치학과 강의교수, 연구교수로 정치 이론을 강의했으며, 교육 이론과 교육 행정의 전문가로서 스웨덴 감사원의 감사관, 스웨덴 국가교육청의 교육정책 평가과장으로 일한 경력으로 안내하는 스웨덴 교육은 우리와 달라도 너무 다르다.

우리나라는 헌법 31조의 ‘국가의 평생육의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시·도 단위의 교육청에서 시민교육과와 시·도단위의 지자체는 평생교육과를 두고 있지만 1회성 단발성 교육, 보여주기식으로 차기 선거의 홍보용으로 전락하는 경향이 있다. 스웨덴은 어떤가? 스웨덴에서는 성인이 되더라도 지속적인 평생교육의 기회를 통해 자신의 지적 경험을 완성하거나 변화하는 사회에 재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구조가 형성되어 있다. 스웨덴은 고등학교, 대학교 과정이 나이와 수학기간에 관계없이 언제나 열려있는 '순환적 평생교육 시스템'으로 볼 수 있다는 것이다.

교장 자격증이 없는 나라, 승진을 위해 점수 모으기를 가르치는 일보다 더 열심히 해야 훌륭한 교육자(?)가 되는 우리나라에서는 상상도 할 수 없는 일이다. 황 박사의 강의를 들으며 엉뚱한 생각을 했다. 만약 우리나라에서 스웨덴과 같은 교육과정으로 교육을 한다면...? 우리나라가 교육다운 교육을 하려면 국민들의 인간관 세계관부터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사람의 가치를 ‘일류 대학을 나온 사람, 어떤 직업에 종사하는가, 사회적 지위의 고하나 외모, 경제력...’으로 사람의 가치를 줄 세우는 가치관이 지배하는 나라에서 자기가 하고 싶은 공부, 좋아하는 일,..을 하면 살 수 있을까?

한 가지... 궁금했던 점은 왜 프랑스나 독일처럼 철학교육을 하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있었다. 황 박사는 모든 교과목에 철학에 녹아 있어 철학교육을 하지 않아도 창의적인 사고와 철학적인 판단을 할 수 있단 것이었다. 입시교육에 찌든 교육을 하는 우리나라 교육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부분이다. 철학과목 없이 철학을 체화하는 스웨덴 교육이 부럽다. 우리는 언제쯤 스웨덴 같은 교육을 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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