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안 칼럼] 가두리양식장 된 국당, 어물전 망신은 누가 시킬까?
상태바
[유영안 칼럼] 가두리양식장 된 국당, 어물전 망신은 누가 시킬까?
  • 유영안 서울의소리 논설위원
  • 승인 2021.08.12 11:3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서울의소리] 국당의 내분이 고조되는 가운데 ‘수족관당, 어물전당, 가두리양식장당’ 등 국당을 조롱하는 말이 쏟아지고 있다. 이준석 대표가 당 대선 후보들을 모아 봉사활동을 하며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려 했으나 윤석열, 최재형 등 주요 후보들이 불참하여 갈등으로 비화되었다.

그러자 친윤인 정진석이 “돌고래는 멸치, 오징어와 함께 가두리 양식장에 가두면 안 된다”며 윤석열을 돌고래로 다른 후보들을 멸치로 비유해 갈등을 더욱 가속화시켰다.

입당 때부터 이준석을 패싱한 윤석열은 이후에도 이준석이 주관하는 각종 행사에 불참해 ‘이-윤’ 갈등이 국당 대선의 새로운 변수로 등장했는데, 거기에는 각기 나름대로 이유가 있었다.

주지하다시피 이준석은 유승민의 추천으로 정계에 입문해 이른바 ‘박근혜 키즈’가 되었으나 탄핵 정국을 맞으면서 박근혜와 결별하고 유승민과 함께 바른미래당을 열었다. 하지만 거기서도 오래 버티지 못하고 결국 지금의 국당으로 돌아왔다.

이준석은 지역구에도 몇 번 출마했으나 그때마다 고배를 마셨고, 그 바람에 변방을 돌며 유튜브나 종편 등에 출연하며 정치적 생명을 연명했다. 하버드대 출신으로 제법 똑똑한 것 같지만 극우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도 받고 있다.

국당이 부동산 정국에서 보선에서 승리하자 자신감을 얻은 이준석은 당 대표에 출마해 당선되었다. 당원 지지는 나경원이 조금 앞섰으나 일반인 여론조사에서 이준석이 앞서 야당 역사상 최초로 30대 당 대표가 된 것이다.

이에 고무된 이준석은 대변인 토론 베틀, 선출 공직자 시험 등을 시행했으나 중진들로부터 반발을 샀고, ‘이대남(20대남성)’만 부르짖다 여성 표를 놓치는 우를 범했다.

내심 유승민을 국당의 대선 후보로 여기고 있던 이준석은 당외주자 윤석열의 입당을 부추기면서도 은근히 견제도 했다. 하지만 윤석열이 이준석이 지방에 간 사이에 국당에 입당하고 그 후에도 이준석이 주관하는 각종 행사에 불참하자 갈등이 본격화되었다.

최근에는 국당 경선준비위원회가 주관하는 부동산 토론에 참석하느냐를 두고 연일 입씨름을 하고 있다. 윤석열 측은 이준석이 토론회를 통해 윤석열의 기를 좀 죽이려 한다고 보고 있다. 아무래도 토론은 홍준표나 유승민이 강하기 때문이다.

윤석열이 단기 속성 과외로 공부를 좀 했다고 하지만 세부 사항으로 들어가면 홍준표나 유승민에게 밀릴 것은 불문가지다. 기대를 걸었던 최재형이 기자들의 질문에 “준비가 안 됐다”란 말로 망신을 당한 가운데, 윤석열마저 토론 때 다른 후보에게 ‘발리’면 지지율이 급락할 수 있다.

그동안 온갖 실언과 무지로 지지율이 내려가거나 답보 상태인 윤석열로서는 민주당의 공격보다 국당 대선 후보들이 퍼부을 공격이 더 무섭고 부담될 것이다. 벌써부터 홍준표, 유승민, 원희룡이 견제구를 날리며 윤석열을 ‘벼르고’ 있지 않은가.  

문제는 토론 중 윤석열의 성격이 부지불식간에 드러날 수 있다는 점이다. 가령, 홍준표의 매서운 공격에 윤석열이 평소 버릇처럼 주먹으로 책상을 칠 수도 있고, 두 눈을 부라리며 “정말 너무 하십니다.”하고 안철수처럼 말했다가 지지율이 폭락할 수도 있는 것이다.

거기에다 준비가 안 된 최재형은 원론적인 말만 늘어놓을 게 뻔하니, 토론은 사실상 홍준표, 유승민, 원희룡에겐 밥상이지만 윤석열과 최재형에겐 독이 든 성배가 될 것이다.

우리말에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킨다.“란 말이 있다. 정진석은 윤석열을 돌고래로 비유했지만 토론이 벌어지면 최재형과 함께 꼴뚜기로 변할 수 있다. 그 모습을 지켜본 국민들이 ”저들에게 나라를 맡겨도 되나?“ 하고 회의가 든 순간 윤석열의 신화는 물거품이 되고 말 것이다.

거기에다 8월에 있을 장모의 347억 은행 통장잔고 위조 재판에서 또 유죄가 나오면 윤석열의 지지율은 다시 한번 폭락할 것이다. 그 외 본인과 처의 비리 의혹도 수사 중이라 바늘방석에 앉아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 것이다.

우리말에는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란 말도 있다. 윤석열과 최재형에게 딱 어울리는 말이다. 임기가 보장된 자리를 박차고 나와 대선에 출마한 그들은 새로운 비전 제시보다 문재인 정부 헐뜯기에만 몰두 했는데, 그 역작용인지 국정 지지율이 40%대를 유지하고 있다.

야당이 다수인 상태에서 집권 5년차 국정 지지율이 40% 대를 유지한다는 것은 헌정사상 전무후무한 것으로 정권교체를 바라는 야당으로선 난공불락이 아닐 수 없다.

윤석열이 문재인 정부를 ‘약탈정부, 독재정부’라고 비난했지만 그에 공감하는 국민들은 별로 없어 보인다. 최저 임금을 가장 많이 올려주고, 복지비도 가장 많이 증액한 정부에게 약탈정부라 하니, 누가 이에 공감하겠는가? 윤석열이 말한 ‘약탈’이란 검찰의 ‘도시락’을 말할 것이다. 또한 문재인 정부가 정말 독재정부였다면 윤석열 따위가 임명권자를 배신하고 등에 칼을 꽂을 수 있겠는가?

역설적으로 문재인 정부가 가장 민주적이라 윤석열, 최재형 같은 배신자들이 임기가 보장된 자리를 박차고 나가 야당 대선 후보가 될 수 있는 것이다. 언론 자유지수도 어느 정부보다 높지 않은가.

항간에서는 윤석열, 최재형을 ‘양파’라고도 한다. 양파는 한 껍질 두 껍질 벗겨도 속이 나오지 않는데, 다 벗기고 나면 아무것도 없게 된다. 윤석열과 최재형이 하는 꼴이 딱 그 짝이다.

법과 원칙을 강조하며 원전 감사를 단행했던 최재형은 대구 서문 시장에 가서 마이크를 들고 “제가 정권 교체를 반드시 이루어낼 테니 저를 밀어주십시오!”하고 외쳐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선관위가 조사 중이다. 거기에다 마이크를 자신들이 찾아놓고 누군가 줬다고 거짓 해명해 더 논란이 되고 있다.

이것 하나만 봐도 최재형이 얼마나 표리부동한 인물인지 여실히 알 수 있다. 공정 운운하면서 딸에게 아파트를 시중보다 싸게 임대해 주고 4억을 빌려준 최재형이 아닌가. 조부의 친일 논란에 엉뚱하게 문재인 대통령의 선친을 끌고 들어오는 후안무치는 평가할 가치도 없다.

맞다. ‘어물전 망신은 꼴뚜기가 시키고, 소문난 잔치 먹을 것 없다.’ 그 말은 어쩌면 윤석열과 최재형을 두고 지어진 말인지도 모른다. 이제 그들의 진면목을 보게 될 것이다. 허장성세 말이다. 복어란 고기는 다른 물고기가 위협하면 배에 잔뜩 공기를 넣어 “나 이렇게 크다!”하고 허풍을 떤다. 복어엔 치명적인 독이 있어 잘못 먹으면 사람이 죽는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