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택 칼럼] 자유가 정의인가 평등이 정의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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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택 칼럼] 자유가 정의인가 평등이 정의인가?
  • 김용택 참교육이야기
  • 승인 2021.07.12 11: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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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Justice)란 무엇인가? 왜 고대 아리스토텔레스에서부터 존 롤스, 마이클 샌델등 수많은 학자들이 정의를 내렸지만, 정의에 대한 논란이 그치지 않을까? 정의는 선(善)만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라 악(惡)도 포함하고 있는 가치개념이다. 가치란 이해관계에 따라 혹은 가치관에 따라 해석이 달라진다. 공동체 사회에서 내게 이익이 되는 것이 상대방에게 손해를 끼칠 수도 있고 이해관계에 따라 정의가 다를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미지 출처 : 한겨레신문
이미지 출처 : 한겨레신문

정의에 대한 해석이 달라지는 이유는 개성이나 가치관에 따라 정의의 개념이 달라지는 경우도 있지만, 학자나 법률가들의 해석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아리스토텔레스나 구스타프 라드브루흐는 법이 존재하는 이유를 합목적성, 법적 안정성 때문에 필요하다고 정의한다.

계몽주의 시대까지만 해도 절대적인 정의는 존재한다는 생각이 주도적이었지만, 이후 정의란 상대적이라는 생각이 널리 퍼졌다. 실제로 정의라는 것을 연구하는 것 자체가 쓸모없는 일이라는 견해마저 팽배해질 때도 있었다.

그 후 1971년 존 롤스가 '정의론'을 출간하면서 다시 정의가 화두가 되면서 마이클 샌델이 롤스를 비판하는 <자유주의와 정의의 한계> 그리고 <정의란 무엇인가>를 출간하면서 아동용 동화에다 10대용까지 나오고 재번역해서 재출간까지 됐을 정도로 정의 열풍을 일으키기도 했다. 이렇게 정의가 화두가 된 것은 우리나라에서 그만큼 경제 민주화나 윤리적 갈등 상황이 정의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 아니었을까?

로마법 이래 법률가들은 왜 정의를 “각자의 몫을 각자에게 주고자 하는 부단한 의지”라고 했을까? “각자가 마땅히 받아야 할 것을 각자에게 주는 것”이 바른 일이요, 정의이다.

그러나 현실은 그렇지 않다. 아무리 노력해도 현실에서는 완전한 정의가 구현되지는 않고 있기 때문이다. “각자에게 각자의 몫을 준다”는 것을 쉽게 풀면, 각 사람에게 노력에 상응하는 보상과 각 사람이 잘못한 만큼의 책임을 지도록 하는 것이다. 그런데 현실은 어떤가? 학자들이 내란 정의가 현실에서는 실현되지 못하는 신기루가 되고 있는 것이다.

오늘날 정의의 개념이자 대중적으로 인정되는 정의(Justice)란 ‘편향된 주관이나 윤리에서 벗어나 최대한 공정한 입장에서 개인의 기본권을 보호하는 것’이라고 풀이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정의가 "만인이 인정하는 정의(Justice)”라고 단정할 수 있는가?

아리스토텔레스는 정의(Justice)란 '자기 자신에게 합당한 몫이 자신에게 돌아가는 것'이라고 했고, 로마 제국의 법학자 울피아누스는 ‘각자에게 그의 몫을 돌려주고자 하는 항구적인 의지', 존 롤스는 ‘정당화될 수 없는 불평등이 존재하지 않는 상태를 추구하는 것'이라는 해 이러한 정의에 가장 많은 사람들의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보수주의자들은 ‘개인의 자유를 보다 폭넓게 인정할 때 전체적으로 부강해질 수 있다.’고 자유라는 가치를 강조하는 반면, 진보주의자들은 ‘전체 특히 사회적 약자를 위해서 가진 자의 자유를 제한해야 사회가 건강하게 발전한다.’며 평등이라는 가치를 우선적인 가치라고 주장한다.

자유를 강조하는 사람들은 ‘기득권은 정의로운 것’이라며 ‘장래에 정의가 구현되기 위해서는 자유경쟁이 주어져야 한다’고 주장하는 반면 평등을 강조하는 사람들은 ‘현재의 기득권 자체가 부정의에 기인하므로 먼저 이것을 바로 잡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정의(Justice)를 찾기 위하 대장정.... 자유와 평등 중 어떤 가치가 우선적인 가치일까? 자유가 소중한가 아니면 평등이 더 소중한가? 공정하지 못한 사회의 자유는 기득권지키기다.

나의 기득권을 지키기 위해 불의를 정당화하는 것은 정의를 부정하는 생떼쓰기다. 수레가 제대로 굴러가기 위해서는 자유(오른쪽 바퀴)도 필요하고 평등(왼쪽바퀴)도 필요하다. 아무리 자유가 소중하다고 해도 ‘공정한 분배’라는 정의가 바탕이 됐을 때 가능하며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없는 수레는 굴러갈 수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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