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명 칼럼] 오호통재(嗚呼痛哉). 이것이 법치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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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명 칼럼] 오호통재(嗚呼痛哉). 이것이 법치더냐
  •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 승인 2021.02.11 01:2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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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뢰가 무너지면 백약이 무효

【팩트TV-이기명칼럼】

■너무 무섭다.

물은 위에서 아래로 흐른다. 깨끗한 물도 더러운 물도 같다. 흐르는 것은 물뿐인가. 모든 것이 같다. 좋은 전통, 못된 전통도 전해 내려온다.

당파싸움이라는 우리의 병폐도 오랜 전통으로 흘러내려 왔다. 친일, 친미, 친중 등등. 버리고 싶은 유산들이 얼마나 많은가.

이제 난 술을 완전히 끊었지만, 자식들은 술을 마신다. 그들도 술을 마시면 말이 많아진다. 저게 바로 나의 젊었을 때 모습이 아닌가. 자식들이 아비를 보고 배웠다는 자책이 머리를 때린다. 얼마나 교육이란 무서운 것인가. ‘동물의 세계’라는 KBS 1TV 프로그램을 보면 동물들도 새끼 때 어미를 보고 배우고 어미는 새끼들을 가르친다.

(사진출처 - 대법원 홈페이지)
(사진출처 - 대법원 홈페이지)

■당신이 무슨 짓을 했는지 아는가.

‘지금 자네, 우리 얘기 녹취하고 있나. 괜찮으니까 마음 놓고 하게’

참 세상 더럽게 됐다. 마음 놓고 말도 못 하는 세상이 됐다.

‘이 담에 선생님이 회고록 쓰실 때 참고 하실 수 있도록.’

‘고양이 쥐 생각해 줘서 고맙네.’

빌어먹을 놈. 터진 아가리로 말은 잘한다.

 

■오호통재(嗚呼痛哉)라. 누구를 믿고 산단 말이냐.

대법원장이나 임X근 판사나 도덕적으로는 가장 존경받아야 할 법관이다. 이제 그들의 이름이 떠오르면 법을 어떻게 신뢰하며 또한 국민들이 그들을 어떻게 생각하리라는 것은 상상만 해도 몸이 떨린다.

이제 법관의 신뢰는 끝장났다고 하면 항의를 할 것인가. 좋은 법관들은 아직도 많이 있고 그들이 앓고 있을 마음고생을 생각하면 또한 마음이 미어진다. 인간관계는 신뢰로 이루어진다.

도둑놈끼리도 서로 믿지 못하면 함께 도둑질 못 한다. 또 럭비냐 하겠지만 럭비 경기를 할 때도 믿지 못하면 패스 안 한다. 오늘의 한국 사회가 어떤 신뢰 위에 서 있는지 생각하면 눈물이 난다.

 

■무너지면 끝난다.

‘검은 머리 파 뿌리 되도록 천년만년 오래 살자’는 결혼식 축사는 구식이다. 첫날밤 녹취하라는 축사는 하지 않겠지. 좌우간 행복을 다짐하며 오래오래 살자는 맹서가 헤어질 때는 원수도 그런 원수가 없다. 무너진 신뢰다.

한 번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기는 무너진 만리장성을 다시 쌓기보다 힘들 것이라고 한다. 불가능이다. 인간의 마음이 그토록 모진 것이다. 더구나 이번 대법원장과 임 판사의 신뢰 상실은 치명적이다. 뼈를 깎고 살을 저미는 노력을 해도 어려울 것이다.

가장 딱한 것은 판사가 법정에서 피고들을 내려다보며 무슨 말을 할 것이며 그 말을 듣는 피고들이 어떤 생각을 할 것인가. 참 난감하다.

세상에 별의별 일이 다 많지만, 대법원장과 대화를 하면서 그 내용을 녹취했다는 얘기는 이 나이가 되도록 처음 듣는다.

인류의 역사가 시작된 이래 정치는 어떤 형태로든 존재해 왔다. 역사가 존재하는 한 정치 역시 존재할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처럼 싸움질도 계속된다고 해야 하는가. 참 갑갑하다.

이제 선거가 계속된다. 우리는 선거라는 제도를 통해 지도자를 뽑는다. 그들은 국민들이 이런저런 형식을 통해 검증하고 좋은 과일 고르듯 지도자를 선출한다. 현명한 국민들이 냉정하게 판단해서 좋은 지도자를 뽑으면 대통령을 두 명씩이나 감옥으로 보내는 불행은 다시 겪지 않을 것이다.

 

■지도자의 모습

내 얘기를 해서 안 됐지만, 노무현 의원이 비서들과 회의할 때 난 유심히 살핀다. 서로 간 신뢰가 얼마나 깔려 있는가. 지금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와도 같다. 만약 서로의 대화가 신뢰 없이 겉돈다면 그런 회의는 하나 마나다. 늘 강조하는 것은 신뢰다.

살갑지 않고 무뚝뚝하다는 지적에 이 대표가 무척 노력하고 있다. 그것이 보이고 많이 달라졌다. 다들 좋아한다. 이것이 신뢰의 발판이다.

신뢰가 가지 않는 대통령이 국민을 우롱했고 결국에는 자신도 파멸했다. 무게를 가늠할 수 없는 대한민국이란 무거운 짐을 지고 가야 하는 대통령을 잘 선택해야 한다.

자신이 걸어 온 길은 모두가 검증의 대상이자 증거다. 속일 수 없다. 과거의 무슨 거짓말을 하고 무슨 짓을 했는지 아무리 속이려 해도 안 된다. 국민이 눈 크게 뜨고 살펴야 한다. 말과 행동이 바로 정치다.

지극히 상식적인 인간이 법복을 입은 후 지극히 비상식적으로 변하는 모습을 많이 목격했다. 잘못 선택한 이후 아무리 오호통재(嗚呼痛哉)를 외치며 땅을 쳐봐도 소용이 없다. 대통령도 같다. 믿음이 가는 정치인을 선택해야 한다. 경박하면 안 된다. 과거를 속여도 안 된다. 정신 차리고 살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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