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랑 칼럼] 이일경백(以一警百), 살일경백(殺一儆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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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랑 칼럼] 이일경백(以一警百), 살일경백(殺一儆百)
  • 이정랑의 고전탐구
  • 승인 2019.09.16 2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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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를 다스려 백을 다스린다.

‘한서’ ‘윤옹귀전(尹翁歸傳)’에 나오는 말이다.

이정랑 언론인 (중국고전 연구가)

옹귀(翁歸)는 동해지방을 잘 다스렸다. 그가 취한 방법은 ‘이일경백’으로서 관리와 백성이 모두 마음으로 납득하는 가운데 스스로 잘못을 바로잡도록 이끌었다.

규율이 없는 군대는 단 일격에 무너질 수도 있다. 여기서 말하는 ‘이일경백’은 장수가 선악을 분명히 가리고 상벌을 명확하게 함으로서 부하들에게 경고를 내리라는 것이지, 사람을 죽이는 방법에만 의존해 군기를 잡으라는 말이 아니다.

군기는 군대 응집력의 표현이다. 군기가 없으면 어떤 좋은 모략도 쓸모가 없다. 이런 의미에서 본다면 ‘이일경백’은 확실히 군을 다스리고 승리를 창출할 수 있는 모략의 하나라 할 수 있다.

손자가 오나라 왕 합려가 아끼는 후궁을 죽여 규율을 잡은 것이나, 사마양저(司馬穰苴)가 제나라 경공(景公)의 측근을 벤 것 등은 지휘자나 부하들 모두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든 행동이었다.

손자와 사마양저는 둘 다 역사상 이름난 군사 전문가였는데, 두 사람의 공통점은 군을 엄하게 다스리고 법을 엄하게 집행했다는 점에 있다. 군기를 위반한 자는 법으로 다스려 ‘이일경백’의 효과를 충분히 살렸다.

오나라 왕이 서쪽으로 강국 초나라를 쳐부수고 북으로 제‧진(晉)을 제압한 것이나 제나라 경공이 패배의 구렁텅이에서 빠져나와 극적으로 진(晉)‧연을 제압하여 국토를 회복한 것은 이 두 군사 전문가가 군을 엄격하게 다스린 것과 직접적인 관계가 있다.

‘이일경백’은 일종의 수단이자 군을 다스리는 계략이기도 하다. 동서고금을 통해 성공한 군사가는 모두 이 계략의 작용을 중시했다. 고대 군사가들은 상부에 대해서는 무거운 벌로, 아랫사람에 대해서는 큰 상으로, 지위가 높은 자의 위법에 대해서는 군법으로 엄격하게 다스려 모든 병사들에게 규율 앞에서는 지위 고하가 없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만들고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는 자각심을 높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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