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명훈 칼럼] 전범기업 시리즈 4 - ‘아베 나팔수’ 혐한 가짜뉴스 쏟아내는 후지·산케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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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명훈 칼럼] 전범기업 시리즈 4 - ‘아베 나팔수’ 혐한 가짜뉴스 쏟아내는 후지·산케이
  • 박명훈 주권연구소 연구원
  • 승인 2019.09.07 2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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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탄핵, 화이트리스트 조치 앞장선 극우언론

“문재인의 목을 잘라야 한다” “(대통령 탄핵) 허들은 높지만 어떤 일이든 있는 (박근혜 탄핵을 이뤄낸 촛불혁명을 비꼰 말) 한국이기에 못할 것도 아니다” (지난 7월 17일, 후지뉴스네트워크(FNN) 소속 후지TV 해설위원 히라이 후미오(平井文夫)가 유튜브 채널에서 한 충격망언)

후지TV 해설위원 히라이 후미오 (사진 MBC 뉴스 갈무리)

극우방송국의 망언에 대한민국이 분노했다. 당장 우리 대학생들이 7월 25일 후지TV 서울지국을 방문해 준비해 간 후지TV 로고와 욱일기를 찢으며 강력히 항의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FNN 측은 유튜브 채널에서 은근슬쩍 영상을 지웠다. “개인 발언”이라고 일축할 뿐 어떤 사과의 말도 나오지 않았다. FNN 측은 ▲후지TV 사죄 요청 ▲한국지부 폐쇄를 부르짖은 대학생들의 말을 뭉갰다.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다고 했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 대통령과 촛불혁명을 모욕한 ‘2019년 7월 17일의 역사’를 덮을 수도 지울 수도 없다.

혐한 논리가 득시글한 일본 방송계의 중심에 후지뉴스네트워크(후지TV)가 있다면, 신문계에서는 대표주자 산케이신문이 있다.

산케이신문 역시 후지TV와 마찬가지로 반한 보도의 최전선에 서 있다. 아베 정권의 화이트리스트 제외 조치에 대해 “한국이 수입한 반도체 핵심소재(전략물자)가 북한의 대량파괴무기 양산에 이용되기 때문”이라는 가짜뉴스를 처음으로 내보낸 매체가 바로 산케이신문이다. 후지TV도 여러 방송에서 같은 논리로 한국을 비방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도 산케이신문과 똑같은 말을 했다. 산케이신문이 사실상 아베 정권의 입장을 대리한 것이다. 이렇듯 두 매체는 아베 정권에 따라 왜곡보도와 혐한 가짜뉴스를 퍼뜨리는 선봉나팔수 역할을 단단히 하고 있다.

 

‘혐한 여론전 선봉’ 미디어공룡 후지산케이의 실체

후지TV와 산케이신문, 두 매체가 합심해 연일 혐한 여론에 기름을 끼얹고 있는 상황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 후지와 산케이가 ‘후지산케이그룹’으로 묶인 한 몸통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그 역사는 일제의 전쟁범죄에 복무한 옛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원래 후지TV와 산케이신문은 별개의 회사였다. 그런 회사가 1967년 통합을 거쳐 혐한 여론을 부추기는 미디어공룡으로 거듭났다. 후지산케이그룹의 모체인 후지TV는 A급전범의 후예 자민당이 권력을 장악하고 2년이 지난 1957년 설립됐다. 특히 이 과정에서 후지TV는 일제 침략전쟁을 찬미한 영화사 다이에이(大映) 등을 흡수해 몸집을 크게 불렸다.

앞서 1930~40년대, 일제는 중일전쟁·태평양전쟁에 돌입하면서 선전체제를 일원화했다. 여러 선전매체들을 하나로 통합, 일제의 침략전쟁을 미화하는 영상물을 대량제작하기 위해서였다.

그 결과로 1942년 설립된 대일본영화제작주식회사(대영·다이에이)는 침략전쟁 미화 영상물을 끝없이 제작하며 일제에 충실히 복무했다. 바로 후지TV가 이 다이에이를 합병하는 과정에서 일본 최대 민영방송으로 변신했다. 자민당 정권의 묵인 내지 협력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대사건이었다.

<우주소년 아톰>으로 유명하며 살아생전 일본의 전쟁범죄를 비판해온 만화가 故 데즈카 오사무(手塚治虫). 그는 저서 <유리로 된 지구를 넘어>에서 중학교, 고등학교 시절 학교 동기들과 영화관에 가 일제의 침략전쟁을 찬양하는 영화를 봐야했다고 회상한다. 찬양영화 관람은 학교와 학생들이 따라야만 했던 일본 정부의 정책이었다는 고백이다.

2018년 개봉한 한국 영화 <말모이>에도 그 문제의 장면이 나온다. 조선인 학생들이 단체로 극장을 찾아 멍한 표정으로 일제 찬양 영화를 봐야만 했던 모습이. 침략전쟁 시기 일제의 논리를 담은 영상물을 제작해 조선과 일본에 제작 공급하는 데 다이에이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 이런 점에서 후지TV와 다이에이의 합병은 그 자체로 ‘나 옛날로 돌아갈래’라는 선언이다.

 

산케이신문도 별반 다르지 않다.

일제 패망 이후 1946년 당시 마에다 히사키치(前田久吉) 산케이신문 사장은 “신문에 의한 전의(戰意) 고양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사장직에서 쫓겨났다. 하지만 마에다는 4년 뒤인 1950년, 아무 일 없다는 듯 사장직으로 복귀했다. 이후 경영난을 겪던 산케이신문은 옛 전범기업들의 재정지원을 받으며 논조를 아예 ‘우파’로 못 박는다.

1967년, 후지TV와 산케이신문은 하나로 뭉쳐 후지산케이그룹을 결성했다. 후지TV가 다이에이 등 다른 회사들을 흡수합병 해왔던 것과 달리 회사명에 후지와 산케이를 나란히 세웠다.

이는 후지산케이그룹을 ‘침략전쟁 부정’의 선전장으로 키우겠다는 후지TV의 전략, 일본 정부의 의지가 맞물린 결과였다. 현재 모회사인 후지TV가 산케이신문의 주식 40%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후지와 산케이는 ‘누가 누가 더 혐한 가짜뉴스를 잘 내보낼까’라며 무한경쟁을 벌여대고 있는 것이다.

2019년 현재, 후지산케이그룹은 직원 수만 16000명에 이르는 일본 최대 ‘미디어공룡’이다. 우리 국민의 분노를 본체만체, 후지산케이그룹은 뻔뻔스럽게도 다음과 같이 스스로를 높이 평가하고 있다.

“후지산케이그룹은 TV, 신문, 라디오, 출판, 영화, 음악, 소프트패키지판매, 통신판매 및 부동산업 등 폭 넓은 분야에서 긴 세월에 걸쳐 실적을 높이 평가받았다.” (후지산케이그룹 홈페이지)

그러나 한반도에서 사는 우리가 보고 듣고 느끼는 후지산케이는 지독한 불쾌함만 뿜어대고 있다. 구로다 가쓰히로(黒田勝弘) 산케이신문 서울 지국장만 해도 지난 7월 5일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요즘 한국인들은 과거를 모른다”며 “이만큼 살게 된 건 일본의 노력 덕분”이라는 혐한 망언을 내뱉었다.

강조하건대 아베 정권과 협업해 혐한을 전파하는 후지산케이의 수법은 예나 지금이나 전혀 바뀌지 않았다. 청산되지 않은, 아니 일본이 스스로 청산하지 않은 반성 없는 역사가 미디어 괴물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렇게 수십여 년 넘도록 일제의 추억을 계승한 언론선전계의 ‘2세 전범기업’이 오늘도 우리 민족을 깎아내리는 여론전의 정점에 서 있다.

 

반문친일연대의 악랄한 병참기지

“우리들 후지산케이그룹은 일본 정보산업의 리더로서 사회적인 영향력의 크기를 인식하면서 일본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시청자 청취자 구독자 구매자의 마음을 풍요롭게 하는 생활을 항상 마음에 기울이고 있습니다.” (후지산케이그룹 홈페이지)

후지산케이그룹의 좋지 않은 영향력은 일본열도를 한반도에서 퍼지고 있다. 대표적으로 조원진 우리공화당 대표가 후지TV의 보도를 인용하며 국민과 함께 항일전선에 나선 문재인 정부를 공격했다. 조원진 대표는 “한국의 수출 관리 체제에 의문을 던질 수 있는 자료를 단독으로 입수했다”며 어이없게도 아베 정권이 아닌, 문재인 정부에 칼날을 세웠다.

또다시 돌아보면 애초 ‘북한은 한국이 일본에서 수입한 반도체 핵심소재를 받아 생화학무기를 만들었다’는 가짜뉴스의 출발점은 산케이신문 보도였다. 이후 일본 언론들이 받아쓰고 아베 정권이 가세해 사실인 양 덩치를 키워나갔다. 더 나아가서 이제는 한국의 토착왜구가 반문친일전쟁에 가담했다. 일본열도에서 출발한 후지산케이그룹의 혐한 전선이 한반도까지 번진 듣도 보도 못한 광경이 아닐 수 없다.

화이트리스트 조치를 둘러싸고 펼쳐졌던 혐한 전선은 최근 “조국 스캔들” 보도로 옮겨갔다. 문재인 대통령이 온갖 스캔들에 휩싸인 조국 법무장관 후보자의 편을 들고 반일 여론을 조장한다는 것. 내정간섭을 넘어 그 정도가 저열하기 짝이 없다. 더 심각한 문제는 토착왜구로 불리는 우리공화당과 자유한국당의 주장이 100%라고 해도 좋을 만큼 후지산케이그룹의 ‘반문친일’ 논조와 일치한다는 데 있다.

그 논리가 얼토당토않은 가짜임은 여러 차례 말해도 부족함이 없다. 호사카 유지 세종대 교수는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이것은 사실상 있을 수 없는 포퓰리즘. 그것을 그러니까 여론 조사를 해도 그러니까 산케이가 할 때는 70%라 하고 다른 데가 하면 57%, 45%로 낮아집니다. 이런 것을 볼 때 상당히 여론적인 조작을 충분히 했다고 저는 보거든요.” (7월 31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호사카 유지 교수의 말)

후지산케이그룹을 중심으로 한국과 일본 양국을 오가는 가짜뉴스들. 어떻게든 아베 규탄 항일 촛불과 문재인 정부에 흠집을 내려는 악랄한 공격이 계속되고 있다. 일본의 일제 전범후예세력들과 한국의 토착왜구가 결합한 ‘반문친일연대’ 전선이 펼쳐진 셈이다.

여기에는 차기 대한민국 총선과 대선에서 반드시 문재인 정부를 물리쳐야 한다는 공통된 절박감이 있다.

반면 그에 맞서 지소미아 폐기와 항일 불매운동을 주도하고 있는 위대한 우리 국민이 있다. 관련 보도가 마구잡이로 쏟아지지만 대다수 국민이 일상에서, 광장에서 불매운동과 항일전선에 기꺼이 동참하고 있다. 일제 패망 이후 우리나라에서 이토록 항일의 기운이 끓어올랐던 때는 또 없었다.

아베 집권 이후 일본의 언론자유지수는 날이 갈수록 추락 중이다. 그리고 정부와 언론이 합작했던 일제의 역사도 다시금 가동되고 있다. ‘극우 일본을 한반도에서 물리칠 것인가, 아니면 잠식당할 것인가’를 판가름할 무척 중대한 싸움이다. 이제 본격적인 전쟁이 시작됐다. 이 한치도 물러설 수 없는 여론의 전장에서 승리하자면, 우리 모두 전의를 굳게 다져 저들의 폭주에 끝없이 맞서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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