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엠피터] 그 많던 태극기부대는 어디로 갔을까, 득표율 꼴찌 김진태의 미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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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엠피터] 그 많던 태극기부대는 어디로 갔을까, 득표율 꼴찌 김진태의 미래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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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03.02 1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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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신임 당 대표로 선출됐습니다. 당 대표 선거 결과가 발표되자, 단상에 서 있었던 김진태 후보의 얼굴이 굳어졌습니다.

김진태 후보는 단상을 외면하며 뭔가 불만스러운 표정이었고, 투표 결과가 믿지 않은 듯 고개를 갸우뚱하기도 했습니다.

사실 이번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는 ‘어대황'(어차피 대표는 황교안)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예상된 결과입니다. 하지만 합동연설회와 전당대회의 현장 분위기는 완전히 달랐습니다.

 

자유한국당 전당대회가 아니라 김진태 콘서트 같았다.

자유한국당 전당대회가 열린 일산 킨텍스에 들어서자 눈에 보이는 것은 김진태 후보의 현수막뿐이었습니다. 입구에는 김진태 후보의 현수막만 무려 6개가 걸려있었습니다.

전당대회가 열리는 제1전시장 출입구 앞에는 김진태 후보 지지자 십 수명이 빨간색 카우보이 모자와 김 후보의 이름이 새겨진 티셔츠를 입고 서 있었습니다.

▲전당대회에 김진태 후보가 등장하자 삽시간에 수십 명의 지지자들이 몰렸고, 극우 유튜버 대다수가 김 후보를 촬영했다.

12시 45분쯤 김진태 후보가 등장하자, 삽시간에 사람들이 몰려들어 ‘김진태’를 외치며 환호하기 시작했습니다. 취재진은 물론이고 현장에 있던 극우 유튜버 대다수가 김 후보를 중심으로 촬영했습니다.

십여 개가 넘는 극우 유튜버들의 실시간 라이브 영상을 보면 ‘김진태’ 이름이 빠지지 않을 정도로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김 후보 중심의 동영상들이 대다수를 차지했습니다.

김진태 후보 피켓을 든 지지자와 수십 명의 전당대회 참석자들은 지역위원회 부스를 돌아다니는 김 후보를 연신 따라다녔습니다. 자유한국당 전당대회를 온 것인지, 김진태 후보 콘서트에 온 것인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였습니다.

 

투표함을 열었더니, 김진태가 꼴찌였다

▲2월 27일 제3차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당 대표 선거 개표 결과 ⓒ자유한국당

콘서트를 방불케 할 정도로 지지를 받았던 김진태 후보였지만, 투표함을 열어 보니 결과는 꼴찌였습니다. 3명의 후보가 나와서 3위를 했다고 말할 수 있겠지만, 꼴찌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그만큼 1위 황교안 후보와의 격차가 컸기 때문입니다.

황교안 후보는 선거인단 총 6만 8713표(50.0%, 선거인단 투표+일반국민 여론조사 합산)를 얻었습니다. 이에 반해 김진태 후보는 총 2만 5924표(18.9%)로 선거인단 , 여론 조사 투표 모두 최하위 득표율을 기록했습니다. 특히, 여론 조사에서 2위 오세훈 후보가 50.2%를 차지한 반면, 김 후보는 고작 12.1%에 불과했습니다.

‘어대황'(어차피 대표는 황교안)이었지만, 투표 결과가 이처럼 차이가 날 줄을 김 후보도 미처 예상하지 못했나 봅니다. 실제로 김 후보는 개표 결과가 발표될 때마다 믿기지 않는다는 표정을 짓기도 했습니다.

 

태극기 부대에 취해야 할 자유한국당의 입장은 ‘단절’

▲리얼미터 여론조사 결과, 태극기 부대에 취해야 할 한국당의 입장으로 중도층은 단절(66%)을 자유한국당 지지층은 포용(65%)이라고 응답했다. ⓒ리얼미터

태극기 부대 8000명이 자유한국당에 입당했다고 했는데, 왜 전당대회 투표는 이리도 다르게 나왔을까요? 가장 큰 이유는 김진태 후보가 나가도 너무 막 나갔기 때문입니다.

자유한국당 지지자들은 자신들을 보수라고 하지, 극우라고는 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김진태 후보를 지지하는 태극기부대는 일본 군국주의를 지향하는 극우세력과 거의 비슷할 정도입니다.

21일 발표한 리얼미터의 여론조사를 보면 중도층은 태극기 부대에 취해야 할 자유한국당의 입장으로 ‘단절'(57.9%)을 꼽았습니다. 자유한국당 내부에서도 태극기 부대와 단절해야 한다는 주장도 계속 제기됐었습니다. (관련기사: 태극기부대를 향해 ‘김진태 데리고 나가 달라’ 외쳤던 조대원의 결말)

극우로 가면 내년 총선에서도 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자유한국당 내부에서도 나왔고, 지역위원회 등의 조직을 중심으로 움직이는 전당대회에서 표심으로 나왔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징계를 앞둔 김진태, 태극기 부대와의 끈은 놓지 않을 듯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서는 ‘김진태를 홍익 대통령으로’라는 내용이나 ‘김진태 없는 자유한국당은 빨갱이 정당’이라는 유인물이 등장했다.

5.18망언 3인방이었던 김진태, 김순례, 이종명 의원 중 유일하게 이 의원만 징계를 받았습니다. 전당대회에 출마한 김순례, 김진태 의원은 유예를 받았는데, 공교롭게도 김순례 의원만 최고위원에 당선됐습니다.

여기서 문제가 생깁니다. 과연 황교안 신임 자유한국당 대표는 김 의원을 징계할 수 있을까요? 사실 쉽지 않은 겁니다. 만약 김진태 의원을 징계할 경우 자유한국당 당사가 시끄러울 정도로 매일 시위가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어제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개표 결과가 발표되자, 김진태 후보 지지자들은 욕설과 고함을 지르며 전당대회 무효를 외치기도 했습니다.

 

[시작하기도 전에 아수라장 된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김진태 후보가 전당대회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여 자숙할 가능성은 없어 보입니다. 오히려 더 극단적인 선택으로 태극기 부대와 연합해 강짜를 부릴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내년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하면 정치적으로 퇴출되기 때문입니다.

김 후보는 비록 당 대표로 선출되지 못했지만, 여전히 극우세력을 결집할 수 있는 중심인물로 부상했습니다. 정말 말도 안 되지만 극우세력을 ‘태극기 부대’라 부르는 현실을 감안하면, 자유한국당에서 이들을 무시하지 못합니다.

황교안 대표가 김진태 의원을 어떻게 대하느냐에 따라 자유한국당을 매끄럽게 끌지, 분열로 치달을 지 결정될 것입니다. 결국, 김진태 의원의 미래는 황교안 신임 대표의 손에 달렸다고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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