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이렇게 슬기로운 암 투병 생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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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이렇게 슬기로운 암 투병 생활
  • 김철홍 문화유산국민신탁 충청지방사무소 명예관장
  • 승인 2024.02.25 22: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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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은 미래에도 사라지지 않을 함께 할 운명
김철홍 자유기고가
김철홍 자유기고가

암(癌,cancer)을 표준국어사전에는 ‘생체 조직 안에서 세포가 무제한으로 증식하여 악성 종양을 일으키는 병. 결국에는 주위의 조직을 침범하거나 다른 장기에 전이하여 생체를 죽음에 이르게 한다.’고 정의돼 있다.

국내에서 암이라는 질병이 대중적으로 인식되기 시작한 시기는 1990년대 이후로 볼 수 있다. 이전에는 미흡한 암 검진체계와 암에 대한 인식이 희박했지만, 1990년대에는 암과 관련된 정보와 교육이 늘어나면서 암에 대한 인식이 증가하고 사람 사이 암에 대한 의식이 확산이 되었다. 이후 현대적인 수준의 암 검진체계와 암 예방, 조기 발견, 치료에 대한 노력과 연구가 지속되어 암 관련 인식과 대처 방법이 개선되고 있다.

관련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암은 40년째 사망원인 1위이고 암 경험 환자는 243만 명으로 전체 인구의 4.7%이며 암 발생률은 갑상선·폐암·대장·위·유방·전립선·간·췌장·담낭 순이다. 또한 암 진단을 받고 나서 1년 뒤의 생존율이 가장 높은 암은 갑상선암(100.0), 유방암(97.1%), 자궁경부암(93.5%), 피부암(92.1%) 순인 반면, 췌장암(36.7%), 담낭암(40.4%), 간암(43.0), 폐암(48.4%), 식도암(48.5%) 등은 절반 이하로 암 환자 전체의 암 진단 5년 뒤 생존율은 72.1%로 날로 증가하는 추세다.

한편 기대수명(83세)까지 생존 시 암에 걸릴 확률은 38.1%로, 10명 중 4명 이상에게서 암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됐다.

암은 우리 곁에 가까이 있는 가장 치명적인 질병으로 인류가 멸망하지 않는 한 완전히 없어지지 않는다고 한다. ‘암은 기본적으로 노화와 관련된 병으로 나이가 들수록 유전자가 고장 나게 되고, 암과 관련된 유전자가 고장 나면 암이 발병한다. 관점을 바꾸면, 암을 가진 채로 오래오래 잘 살 수도 있는 거다.’라는 전문가의 말이 설득력이 있다. ‘암과 싸우지 말고 친구가 돼라’는 유쾌한 암 치료론과도 일맥상통한다.

따라서 항암치료는 환자의 상태와 암의 진행 상황에 따라서 완치보다는 암과 함께 오래 살 수 있도록 돕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이는 항암치료의 한계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환자들에게 더 나은 삶의 질을 가능하게 만드는 원인이기도 하다.

일반적으로 암이 진행됨에 따라 환자들의 상태에 특징적인 변화가 바로 통증이다. 실제로 많은 환자가 통증 때문에 죽고 싶은 생각이 많이 든다고 한다. 그러나 많은 사람이 진통제 사용이 암의 진행과 연관되어 빠른 죽음을 가져온다고 잘못 생각하고 있고 실제로 암이 진행되면 증상이 심해지면서 진통제의 필요성이 높아져 적정한 통증 관리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한다.

뿐만아니라 암 치료는 환자와 그 가족 모두에게 인내심과 이해심 그리고 힘든 시기를 버틸 수 있는 마음가짐을 요구한다. 연구에 의하면 암 환자 중 임상적으로 유의미한 수준의 디스트레스(distress)를 겪는 비율이 35~44%에 달하고 암 환자 3명 중 1명은 정신과 진료가 필요하며 우울, 불안 유병률은 일반인의 2~3배에 달하고 암 환자 5명 중 1명이 자살 성향을 보인다고 한다.

이를 위해 대표적인 암 환자 심리지원 시스템인 ‘암환자 산정특례’, ‘암생존자통합지지센터 심리지지 프로그램’, ‘국가암정보센터 암생존자 온라인 자가평가’ 등이 있다. 하지만 홍보와 인식 부족 등으로 이 시스템을 이용하는 사례가 매우 적어 암 환자의 정신 건강 관리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암 환자의 가족은 치료 기간에 정서적인 변화와 가족이 원래 하던 역할이 바뀌어 많은 어려움을 느낄 수 있다. 만약 환자의 돌봄 과정에서 가족에 의존하는 경우가 높다면 환자가 같이 있으니 외롭지 않고 간병인보다 세심한 케어가 가능하고 비용 절감 등의 장점이 있다. 그렇지만 경험자들은 가족 돌봄이 경험이 없는 경우 환자의 상태 악화, 보호자의 건강 상태 악화 그리고 가족 간의 갈등과 스트레스 등을 예로 들면서 간병인 돌봄을 적극 권유한다.

이뿐만 아니라 환자 가족들도 정기적으로 자신의 감정과 스트레스를 점검하고 환자와 의료진의 꾸준한 진정성 있는 소통은 물론 환자는 치료 과정의 어려움과 불확실성을 받아들이고 매 순간 느끼는 감정을 솔직하게 표현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환자가 일기 쓰기로 생각을 정리하고 투병 생활에서 느낀 점을 기록하면 나중에 환자와 가족들에게 소중한 자산이 될 수도 있다.

한 의료 현장에서 “가족들이 끝까지 최선을 다해달라며 ‘심폐소생술 거부 동의서’에 서명하지 않은 어느 연세 많으신 할머니가 중환자실에서 죽기 전, 인공호흡기를 달고 다량의 수액 주사로 얼굴이 퉁퉁 부어 눈도 떠지지 않고, 수 많은 피검사로 혈관들도 다 터졌다. 그 와중에 각종 수액, 항생제, 승압제 등이 주렁주렁 매달려서 할머니 몸속으로 들어갔다.

승압제를 오래 쓰면 손가락, 발가락 끝이 검게 썩어 들어간다. 갑자기 상황이 악화되어 의료진은 CPR(심폐소생술)을 해야만 했고, 흉부 압박으로 뚝 소리가 나며 할머니의 복장 빼가 푹 꺼졌다. … 가족과 의료진은 환자에게 현대의학으로 할 수 있는 모든 최선을 다했다. 그러나 아무도 행복하지 않았고 환자는 너무 힘들게 저승길로 떠났다. 진정 최선을 다하는 것이 최선이었을까?”라는 사례는 무척 가슴 아프며 많은 사람 특히 환자 가족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4기 암 판정을 받고 온 많은 환자가 의외로 항암치료를 거부한다고 한다.

그러나 80% 이상의 환자들이 다시 치료받겠다고 돌아온단다. 아무리 4기라 해도 암 진단을 받았을 때 멀쩡하다고 생각할 만큼 증상이 없지만, 전이되고 진행되면서 통증이 심하게 오기 때문이지만 완치가 아니어도 생명 연장과 증상 완화를 위해 지속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암 환자인데도 먹는 항암제를 복용하며 극단적으로 오래 사는 사람을 ‘극단적 장기 생존자’라고 부르는데 그런 환자를 가만히 살펴보면, 연구 자료에도 있는데 답은 ‘긍정’이었다는 사례도 있고 의료기술이 계속 발전하면서 초기 유방암의 경우, 이전과는 달리 온코검사라는 유전자 검사를 활용하여 항암치료 여부를 결정하기도 하는데, 대장암, 전립선암에도 적용한다고 알려져

세계가 인정한 세계 최고의 암 권위자인 김의신 박사가 현재 우리나라의 암 치료 시설 및 의료진은 세계 최고라고 평가하듯 우리나라의 암 생존율은 거의 모든 암종에서 OECD국가 중 최고 수준으로 암 진단 및 치료 기술의 발전, 체계적인 국가암예방 조기검진사업으로 인한 건강검진 수검률 향상과 헌신적인 의학계의 노력과 정부의 지원 그리고 암 예방 활동에 동참한 모두의 노력 결과라 생각한다.

덧붙여 향후 심리지원 대상을 배우자, 보호자 등 암 환자의 가족으로까지 확대되길 기대하면서 지금 병상에서 고생하는 환자와 가족 그리고 의료진 모두가 꾸준히 소통하고 긍정 마인드로 슬기로운 암 투병 생활이 되길 가족 경험자로서 응원하고 기도하는 마음으로 가수 안치환 노래 “나는 암 환자”의 노랫말 중 “알 수 없는 불안한 미래가 지금 날 지배할 순 없어. 내 목숨 주인은 암이 아니라 널 이겨낼 나라는 걸. 내가 몸으로 보여주겠어.”를 힘주어 불러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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