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선 칼럼] 미국의 전쟁 플랜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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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 칼럼] 미국의 전쟁 플랜B?
  • 황선 평화이음 이사
  • 승인 2024.01.27 20: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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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선 평화이음 이사

◆미국 내 한반도 전쟁설

미국발 한반도 전쟁설이 뜨겁습니다. 

38노스 등 언론을 통해 민간의 전문가들이 한반도 전쟁 가능성을 이야기하자 이제는 미국의 전·현직 관리들이 나서서 한반도 전쟁을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뉴욕타임스는 복수의 당국자들 말을 인용해 한반도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보도했습니다. 존 파이너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 부보좌관은 ‘북한이 최근 매우 부정적인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고,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를 지낸 대니얼 러셀 아시아 소사이어티 부회장도 ‘2010년 연평도 포격을 넘어서는 충격적인 물리적 행동 가능성’을 경고했습니다.

민간에서 운을 띄우자, 정부 관계자가 받아서 공식화, 여론화하는 방식으로 한반도 위기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의 무대책?

그런데 신기한 일입니다. 민간의 전문가들이야 전쟁 가능성을 예측하고 나름의 전망을 늘어놓는 것으로 설을 끝낼 수 있지만, 미 정부 당국 입장에서는 언론사 ‘사설’ 수준의 분석만 늘어놓고 끝낼 문제는 아님에도 불구하고 ‘주의해서 보아야 한다.’ ‘간과해선 안 된다.’는 정도의 논평만 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미국이 어떻게 대응하겠다.’는 정책적 방향과 의지가 전혀 보이지 않는데, 이는 그간 세계 곳곳의 일에 과도할 정도로 개입하고, 강요해 온 미국을 생각하면 어리둥절할 지경입니다.

현재 한반도에서 일어나는 일들, 말하자면 군사적 긴장 고조와 북한의 강경한 입장으로 인한 충격 등이 미국이 전혀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나 하면, 결코 그럴 리는 없습니다. 

윤석열 들어서고부터 대북 군사 강경책을 계속 확대, 강화해 온 미국이 여기에 대한 북한의 강경 대응을 예측하지 않았을 리 없고, 그렇다면 그에 대한 대응책도 마땅히 있어야 합니다.

예컨대, 미국의 대응은 이래야 합니다. 

“북한이 전면 핵전쟁을 하겠다고 하는데, 이것이 말만은 아니고 실제 그럴 것으로 보인다. 만약 그런 일이 벌어진다면, 우리 미국은 모든 핵무기를 총동원하여 북한을 일거에 초토화할 것이다. 북한은 심사숙고하라.” 

그게 아니라면, 

“핵전쟁은 모두가 공멸이다. 여기서 멈춰야 한다. 세계 지도국가로서 지구촌의 평화를 수호해 온 우리 미국은 당면한 한반도 전쟁을 막기 위해 성숙한 자세로 한미 군사훈련 등을 임시 중지하겠다. 북한도 이에 호응하길 바란다.”라고, 해야 합니다.

동맹국이자 한국의 전시작전권을 쥔 미국의 입장을 알아야 우리 국민들도 현 상황에 대해 보다 면밀히 분석하고 판단해 뭔가 대책을 세울 수 있지 않겠나 싶습니다. 그런데 미국은 ‘한반도 핵전쟁 가능성이 매우 높다.’ ‘한미동맹은 견고하다.’고만 반복할 뿐, 이 중대한 상황 앞에서 대체 뭘 하겠다는 것인지, 실로 놀라울 정도로 무책임한 태도가 아닐 수 없습니다.

 

◆미국의 고민

미국의 고충이 이해되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우선, 미국이 북한에 엄중 경고하며 강경책을 꺼내 들면, 북미전쟁은 기정사실로 될 것입니다.

미국은 한반도에 전쟁 장비들을 더 밀어 넣어야 하고, 그럴수록 북한과의 직접 대결은 기정사실로 될 것입니다. 그런데 미국은, 낌새만 있어도 미 본토를 핵무기로 날려버리겠다는 북한과 직접 대결할 각오가 되어 있을까요? 그러기는 어렵습니다. 만일 그랬다면 현재 미국의 대선판이 저런 식으로 굴러갈 수가 없습니다. 트럼프가 본격적인 대선 후보 선거전 첫 일성으로 '북한과 친한 내가 북한과 전쟁을 막겠다.'고 나선 것만 봐도 미국 국민들은 북한과 직접 대결을 피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입니다. 

그렇다면, 미국이 한미 훈련 등을 중지하겠다고 하면 어떻게 될까요? 그것은 그야말로 미국이 꼬리를 내리는 것이고 제국의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되는 것입니다. 그간 미국을 믿고 선제타격, 즉·강·끝을 외쳐온 윤석열 역시 그 길로 허물어지게 될 것이다.

 

◆미국의 본심

물론 미국은 전쟁을 할 수만 있다면 전쟁을 해야 직성이 풀리는 나라입니다. 

특히 지난 몇 년간은 유독 노골적이고 지속적으로 한반도 전쟁을 부추겨 왔습니다. 미국이 혈안이 되어 한·미, 한·미·일 연합훈련뿐 아니라, 거기에 캐나다나 호주, 영국, 프랑스는 물론이고 6·25전쟁에 참전했던 나라들까지 모두 부추겨 또다시 한반도 전쟁에 참전하겠다는 결의행사 등을 진행해 온 것을 보면, 미국은 분명 전쟁을 향해 폭주해 왔습니다. 

전 세계는 미국이 무슨 의도로 그렇게 다국적군을 모으고 별의별 모임을 꾸리려 안달을 해 왔는지 모르지 않습니다. 미국은 늘 여차하면 한반도에서 전쟁을 한판 벌여보고 싶어서 안달이었습니다. 게다가 지금은 우크라이나 전쟁 직전 상황과 아주 흡사합니다.

우크라이나 전쟁 직전 미국과 러시아는 전쟁이 날 수 있다고 경고했지만, 곧 개전해 돌격할 것처럼 연일 대러 강경책을 부르짖던 젤렌스키는 갑자기 전쟁 가능성을 부정했습니다. 그러나 전쟁은 터지고 말았습니다.

지금도 미국과 북한은 전쟁이 난다고 경고하고 있지만, ‘선제타격 윤석열’은 북한의 위협은 ‘총선용’이며 ‘심리전’이라고 애써 부정하는 형국입니다. 

평소 전쟁광처럼 굴던 젤렌스키의 눈앞에서 보란 듯이 전쟁이 터졌듯, 우리에게도 전쟁이 코앞으로 다가온 것은 아닌지 불안합니다. 

미국은 현재 전쟁이 절실합니다.

미 독점자본의 지속적이고 배타적인 이익보장이 약화하고, 아차 하다가는 중국에 밀릴 수도 있는 상황입니다. 이러니 우크라이나, 중동, 한반도, 대만 전쟁 등을 통해 친미 국가들과 북·중·러 중심의 진영으로 세계를 갈라놓고 미국 중심의 진영에서만이라도 자신의 패권을 유지해 보겠다는 것이 미국의 계산인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는 미국이 직접 뛸 형편이 못 된다는 것입니다. 미국 군대가 전쟁을 수행할 수 없을 정도로 허약하다는 것을 미국 자신이 누구보다 잘 알기 때문에, 직접 참전은 최대한 피해야만 합니다. 

한반도에서 미국의 참전 없는 전쟁을 어떻게 그려낼 수 있을까? 이것이 한반도 문제와 관련한 미국의 가장 큰 고민입니다. 가장 쉽고 결정적인 방법은 물론 주한미군을 빼는 것입니다. 

중동에서 전쟁을 더 격화시켜 그 명분으로 주한미군을 중동 근방의 모처로 이동시키고, 대신 괌에 핵무기들을 잔뜩 가져다 놓고, 한편으로는 레이건함, 루스벨트함, 칼빈슨함 같은 핵 항모를 한반도 인근 7함대 작전구역에 종종 순시하게 하는 식으로 윤석열을 달래는 방법이 가능할지…, 고민이 이만저만이 아닐 것입니다.

엘브리지 콜비 전 미국 국방부 전략 군사 담당 부차관보는 최근 한 대담에서 주한미군을 다른 전선(예를 들어 대만 전쟁 등으로)으로 옮겨야 할 경우 한국은 ‘우리는 당신들 편이고, 우리의 역할을 할 것이며, 당신들의 군대를 붙잡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미국 내에서 주한미군과 군무원들을 안전하게 대피시키는 것이 필요하다는 말이 나오고 있는 형편입니다.

미국은 한국의 호전 세력들이 바라는 정도의 국지전, 즉 평택 등 주한미군은 건드리지 않도록 하면서, 서해 정도에서 국지적 충돌만으로 끝낼 수 있는 방법도 연구 중일 것입니다.

이런 와중 한국의 국방장관 신원식은 연일 북한 도발 가능성을 경고하며 ‘즉·강·끝 응징’을 외치던 것에서 돌변해 “짖는 개는 물지 않는다.”며 현 상황을 ‘심리전’이라 규정하고 전쟁 가능성을 일축하고 있습니다.

‘북한은 전쟁을 하지 않을 것이고, 고로 한반도에 전쟁은 없다’는 것인데, 한반도에 전쟁이 터지면 윤석열, 신원식 자신들의 목숨이 일차적 목표가 될 것이고, 가장 위태로워지리라는 것을 직감한 것이 아닐까 추정됩니다.

그가 최근에도 내한한 미 의회 인사들을 찾아다니며 ‘한미동맹으로 전쟁을 막아야 한다.’라고 반복하고, 전쟁 리스크로 인한 주가 하락 앞에서는 ‘동요하지 말라, 전쟁은 안 난다.’라고 말한 것은 평소 관심사인 주가 걱정도 되기야 했겠지만, 주가를 비롯한 민생경제나 국민의 생명, 나라의 존립을 근심해서 한 말은 절대 아닙니다. 

미국은 멀리 있으니 바이든 입장에선 아직 한반도 전쟁이 곧 북미 전쟁이고, 미 본토 역시 전쟁터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실감 나지 않을 수 있으나, 윤석열 · 신원식은 전쟁 발발과 동시에 본인들의 생명이 가장 위태로워진다는 생각을 피할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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