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안 칼럼] 변죽만 울리는 ‘제3지대’, 국민 피로감만 늘어나
상태바
[유영안 칼럼] 변죽만 울리는 ‘제3지대’, 국민 피로감만 늘어나
  • 유영안 서울의소리 논설위원
  • 승인 2024.01.23 22:2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0일, 이준석 신당이 출범하자, 이른바 ‘제3지대’ 인물들이 모두 한 자리에 모였다. 이준석, 이낙연, 양향자, 금태섭 그리고 원칙과 상식 소속인 조응천, 김종민, 정의당을 탈당한 박원석과 휴호정이 모두 한 자리에 모인 것이다. 겉으로 보면 이들이 모두 뭉친 것 같지만, 그저 신당 창당 축하차 들렸을 뿐, 이들은 각기 살아온 길이 다르고 정치성도 다르며, 정책도 달라 화학적 결합을 하기는 어렵다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신당들은 지지율도 달라 서로 ‘갑’이 되기 위해 ‘밀당’을 하고 있다. 특히 이준석이 그러하다. 지금까지 나온 여론조사를 보면 대체로 이준석 신당은 10% 내외의 지지를 받고 있는 반면에, 이낙연 신당은 지지율이 한 자릿수다. 그러자 이준석이 은근히 ‘뻐대기’를 하며 아낙연과의 연대를 멀리하고 있다. 나이답지 않게 꽤가 많은 이준석에게 백전노장 이낙연이 끌려가는 모양새다. 그래서 정치판엔 지지율이 왕이란 말이 생긴 모양이다.

이준석은 “제3지대는 골든타임이 지나갔다”라고 말했는데, 이게 개혁신당은 제3지대에 안 들어가겠다는 얘기인지, 아니면 자신의 몸값을 높이기 위한 포석인지는 아직 알 수 없다. 이준석은 나이답지 않게 말에 항상 여러 포석을 깔아두는데 좋지 않은 버릇이다. 정치가가 애매모호한 말을 계속하면 신뢰감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정치는 예측 가능해야 따르는 사람이 늘어난다. 늘 ‘안개’만 피우다가 망한 안철수를 반면교사 삼아야 한다.

 

선거제에 따라 이합집산

문제는 선거제인데, 여야는 총선이 80일 남짓 남았는데도 선거제를 아직 정하지 않고 있다. 국힘당은 여전히 병립형을 주장하고, 민주당은 병립형과 준연동형에서 고민하고 있는데, 협상이 안 되면 21대 총선 때 한시적으로 시행했던 ‘준연동형제’를 그대로 시행할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렇게 되면 국힘당은 또다시 위성 정당을 창당할 것이고, 민주당도 손해만 볼 수 없으므로 용혜인과 조국이 이끄는 당을 사실상 위성정당으로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그렇게 되면 나머지 신당들은 지역구에서 당선자를 내기 힘들고, 비례대표도 내기 힘들다. 비례의석 47석 중 30석을 캡을 씌워 정당 특표율에 따라 배분하려면 3% 이상의 지지율을 얻어야 하는데, 나머지 소수 정당에서 3% 이상 얻을 수 있는 곳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 의원이 없는 정당이 정당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

 

4월 이후 사라질지도 모를 정의당

정의당도 어쩌면 3% 미만을 얻어 비례대포도 못 낼 수 있다.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정의당은 3% 미만의 지지율을 얻은 경우가 많다. 한때 15%까지 얻었던 정의당이 노회찬 의원이 떠난 후, 심상장과 이정미의 과욕과 류호정 등이 벌인 유치찬란한 행보에 주력부대인 민주노총마저 떠나는 분위기다.

더구나 최근엔 정의당에서 박원석과 류호정이 탈당해 민주당 수박들과 연대했다. 개혁 운운해 놓고 민주당을 배신하고 나간 세력과 연대하려 하자 비난이 봇물처럼 쏟아지고 있다. 어쩌면 4월 총선 이후 정의당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지 모른다. 유일하게 지역구에서 당선되었던 심상정도 그 지역구에 민주당 김성희가 출마 준비를 하고 있어 수성하기도 힘들 것이다.

정의당이 살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은 나머지 소수 정당과 연대해 민주 대연합을 구성해 비례 대표를 배출하는 것인데, 최근 이에 대한 활동이 물밑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의당은 민주당을 배격하고서는 존립 자체가 힘들다. 과거에도 민주당 지지자들 상당수가 후보는 민주당에 정당은 정의당에 투표했는데, 지난 대선 후 그 현상도 완전히 사라졌다. 심상정의 과욕이 빚은 참사다.

 

도토리 키재기에 국민들 피로감 늘어나

총선을 앞두고 약 10개 정도의 신당이 난립하고 있지만, 구심점을 찾지 못하고 서로 눈치나 보며 ‘잔머리‘를 굴리자, 국민들 사이에서도 신당에 대한 기대를 서서히 접는 분위기다. 설령 그들이 뭉친다고 해도 선거는 반드시 1+1이 2가 되지 않고 0.5가 될 수 있다.

이준석은 국힘당에서 윤석열 세력에게 쫓겨난 명분이라도 있지만, 이낙연의 경우 아무런 명분 없이 탈당해 그의 정치적 기반인 호남마저도 등을 돌리고 있다. 이낙연은 민주당이 사당화 되어 이재명 방탄당이 되었다고 성토했지만, 정작 대장동 자료를 최초로 신문사에 건네준 사람은 이낙연의 최측근으로 밝혀졌다.

 

자신들이 터트리고 ‘이재명 방탄’ 운운하는 이낙연 세력들

자신들이 어디선가 얻은 대장동 자료를 경기도 경제신문사에 전달해 소위 대장동 게이트를 일으켜 놓고 민주당을 이재명 방탄당이라고 비판하면 어느 국민이 이에 공감하겠는가? 

아무리 밉다고 자당 대표를 검찰의 아가리 속에 쳐넣으려는 세력이 국민들의 지지를 받을 수는 없다. 이낙연의 고향 호남이 가장 분노한 이유다. 제3지대 사람들은 자신들이 뭉치면 총선에서 대단한 변수가 될 것처럼 호들갑을 떨지만, 연대 과정에서 티격태격 싸우는 모습이 자주 연출되면 국민들도 결국 양당 체제로 돌아가고 말 것이다.

 

총선 후 사라질 사람들, 법정에서 볼 수도

윤석열 정권에 부역한 사람들은 이번 총선 때 민심에 의해 자연스럽게 심판받을 것이다. 

한동훈이 말로는 국힘당 최초로 시스템 공천을 한다고 해놓고 김경률과 원희룡을 각각 마포을과 인천 계양을에 사실상 공천한 것을 보면 국힘당의 미래를 알 수 있다. 오죽했으면 윤석열이 한동훈에게 사퇴하라고 했을까? 비록 그것이 ‘약속대련’일지 모르지만 한동훈의 위상은 이미 무너졌다. 4월 총선이 끝나면 TV에서 한동훈을 볼 수 없게 될 것이다. 어쩌면 법정에서 볼 수 있을지도 모른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