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벽예감 571] 사상 초유의 전략적 결단, 엄청난 격변 불러일으킬 5대 방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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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벽예감 571] 사상 초유의 전략적 결단, 엄청난 격변 불러일으킬 5대 방침
  • 한호석 정세연구소 소장
  • 승인 2024.01.23 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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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제1방침 - 대한민국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제1적대국으로 규정한다
제2방침 - 연방제 통일정책 폐기하고, 조국통일 운동 포기한다
제3방침 - 군사분계선을 국경선으로 변경한다
제4방침 – 제1적대국을 점령하고, 그 영토를 편입, 귀속시킨다
제5방침 – 전쟁 준비를 완료하고, 빠른 속도로 갱신한다
결론 – 김정은 총비서의 전략적 결단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br>
한호석 정세연구소 소장

2024년 1월 15일 김정은 총비서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10차 회의 시정연설에서 새로운 방침을 제시하였다. 김정은 총비서가 이번 시정연설에서 제시한 여러 방침들 중에서 이 글에서 고찰하는 것은 다음과 같은 다섯 가지 방침이다. 김정은 총비서의 시정연설 원문은 경어체로 서술되었으나, 이 글의 인용문에서는 편의상 비경어체로 서술한다.

 

제1방침 - 대한민국을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제1적대국으로 규정한다

김정은 총비서는 이번 시정연설에서 “대한민국 족속들”은 “《정권 붕괴》와 《흡수통일》을 꿈꾸면서 우리 공화국과의 전면 대결을 국책으로 하고 있고 나날이 패악해지고 오만무례해지는 대결 광증 속에 동족 의식이 거세되었다”고 지적하였다.

대한민국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붕괴시키려는 적의를 품었다는 것은 세상이 다 안다. 이를테면 한국군은 유사시 북한의 최고 지도부를 제거하는 참수부대를 운용하고 있고, 미군과 야합하여 ‘핵협의그룹’을 결성하고 미국의 핵전쟁 도발 책동을 적극 추종하고 있다.

2023년 12월 18일 신원식 국방장관은 방송에 출연해 한국군의 참수작전에 관해 “공개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라고 하면서 “두 가지 다 옵션(option, 선택방안이라는 뜻-옮긴이)으로 고려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가 말한 두 가지 선택방안은 한국군의 참수작전과 미군의 핵전쟁 도발 책동 추종을 의미한다. 그는 한국군의 참수작전과 미군의 핵전쟁 도발 책동 추종을 “고려하고 있다”고 했지만, 고려하는 단계를 넘어서 실전훈련을 하고 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한국군 특수전사령부 예하 제13특수임무여단은 대량 응징보복이라는 명칭을 내걸고 유사시 북한의 최고 지도부를 제거하는 참수작전을 준비하는 중이다. 참수작전은 한국형 3축 체계 중에서 제3축인 대량 응징보복(KMPR)의 중핵이다.

한국군은 전시에 제13특수임무여단을 동원해 참수작전을 감행하려는 것만이 아니라, 전시가 아닌 평시에도 참수작전을 감행하려고 한다. 평시 참수작전을 담당하는 부대는 존재 자체가 비밀에 쌓여있다. 월간조선 2024년 2월호에 실린 기사에 의하면, 평시 참수작전을 담당하는 비밀부대는 “침투, 교란, 폭파, 암살, 납치, 공작 등 군사작전 및 흑색작전(비밀작전)에 특화된 부대”라고 한다.

한국군이 참수작전을 감행하려면 북한의 최고 수뇌부가 어디에 있는지 그 위치와 동선을 파악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려면 정찰위성이 필요하다. 2023년 11월 29일 한국군이 정찰위성 1호기를 발사한 것은 그들이 북한 최고 수뇌부의 위치와 동선을 정찰위성으로 파악하면서 참수작전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지난 몇 달 동안 한국군이 미군을 추종하고, 일본 자위대와 야합해 3국 군사훈련을 부쩍 강화하는 가운데, 미국의 항모타격단, 전략핵폭격기, 전략핵잠수함, 전략정찰기가 한반도와 그 주변에 수시로 진입하는 핵전쟁 위협은 비일비재하여 일일이 열거하지 못한다.

참수작전 준비와 핵전쟁 위협은 이미 오래전부터 존재해 온 대결 광증인데, 최근 한국군이 참수작전 준비를 노골화, 본격화하고 있다는 점이 이전과 다르고, 최근 한미일 3국이 핵전쟁 위협을 실전화 단계로 끌어올렸다는 점이 이전과 다르다. 이처럼 참수작전 준비의 본격화와 핵전쟁 위협의 실전화가 눈앞에 닥친 오늘,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대한민국을 이전처럼 화해와 통일의 상대로 더 이상 인정할 수 없게 되었다. 김정은 총비서가 대한민국을 제1적대국으로, 주적으로 규정한 까닭이 거기에 있다.

김정은 총비서는 이번 시정연설에서 “우리 공화국(은) 대한민국이 화해와 통일의 상대이며 동족이라는 현실 모순적인 기성 개념을 완전히 지워버리고, 철저한 타국으로, 가장 적대적인 국가로 규제하였다”고 하면서 “대한민국을 철두철미 제1의 적대국으로, 불변의 주적으로 확고히 간주하도록 교육교양 사업을 강화한다는 것을 (개정 헌법) 해당 조문에 명기해야 한다”고 언명하였다.

이제까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은 군사분계선 이남지역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자국 영토의 일부인 남조선으로 규정하였고, 대한민국은 군사분계선 이북지역을 국가로 인정하지 않고, 자국 영토의 일부인 북한으로 규정하였다. 남북관계 또는 북남관계라는 말은 그런 적대적 모순관계를 중립적 용어로 대체한 것이다.

그런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자국 헌법을 개정하여 대한민국을 제1적대국으로 규정하는 조항을 신설하면, 군사분계선 이남지역의 법적 지위가 달라질 것이다. 군사분계선 이남지역의 법적 지위는 남조선이 아니라, 대한민국으로 전변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북한에서 북남관계라는 용어는 더 이상 사용되지 않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대한민국의 국가 대 국가 관계를 의미하는 조한관계라는 신조어가 사용될 수 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대한민국을 제1적대국으로 규정하면, 군사분계선 이남지역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영토에서 떨어져 나가 대한민국이라는 신생국으로 분리, 독립함으로써 북한과 한국의 적대관계가 사상 처음으로 성립되는 것이다. 김정은 총비서는 이번 시정연설에서 북한과 한국이 국가 대 국가의 적대관계로 전변된 오늘의 현실을 가리켜 “대한민국이라는 최대의 적국이 우리의 가장 가까운 이웃에 병존하고 있는 특수한 환경”이라고 하였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대한민국이 국교를 수립하고 평화적으로 공존할 것이라고 기대하는 것은 해가 서쪽에서 뜨기를 바라는 몽상에 지나지 않는다. 국교 수립과 평화 공존의 가능성이 원천적으로, 완전히 배제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대한민국의 적대관계에서는 전쟁 위험이 극도로 고조된다. 정전협정이 체결된 이후 지금까지 70년 동안 전쟁 위험이 상존하였지만, 최근에 조성된 전쟁 위험은 지난 시기의 전쟁 위험과 달리 해소될 수도, 완화될 수 없는 위극한 지경에 이르렀다.

 

제2방침 - 연방제 통일정책 폐기하고, 조국통일 운동 포기한다

김정은 총비서는 이번 시정연설에서 “우리 공화국의 민족 력사에서 《통일》, 《화해》, 《동족》이라는 개념 자체를 완전히 제거해버려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헌법에 있는 《북반부》, 《자주, 평화통일, 민족대단결》이라는 표현들이 이제는 삭제되어야” 하고, “《삼천리 금수강산》, 《8천만 겨레》와 같이 북과 남을 동족으로 오도하는 잔재적인 낱말들을 사용하지 않는다는 것”을 헌법에 명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은 총비서가 삭제되어야 한다고 지적한 ‘자주, 평화통일, 민족대단결’은 1972년 5월 3일 김일성 주석이 평양을 방문한 남측 대표들과의 담화에서 제시한 조국통일 3대 원칙이며, 1972년 7월 4일 서울과 평양에서 동시에 발표된 7.4 남북공동성명에 담긴 조국통일 3대 원칙이다. 조국통일 3대 원칙에 근거하여 성립된 통일정책이 연방제 통일정책이다.

그런데 김정은 총비서는 이번 시정연설에서 조국통일 3대 원칙이 폐기되어야 한다고 하였다. 이것은 연방제 통일정책을 폐기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북한이 추진해 온 조국통일 운동은 연방제 통일을 실현하기 위한 운동이었으므로, 연방제 통일정책이 폐기되면, 조국통일 운동도 자동적으로 포기된다.

김정은 총비서는 이번 시정연설에서 “헌법 개정과 함께 《동족, 동질관계로서의 북남조선》, 《우리 민족끼리》, 《평화통일》 등의 상징으로 비쳐질 수 있는 과거 시대의 잔여물들을 처리해버리기 위한 실무적 대책을 적시적으로 따라세워야” 하고, “수도 평양의 남쪽 관문에 꼴불견으로 서 있는 《조국통일 3대 헌장 기념탑》을 철거해버”려야 한다고 말하였다.

조국해방 52주년이 되는 1997년 8월 4일 김정일 총비서는 ‘위대한 수령 김일성 동지의 조국통일 유훈을 철저히 관철하자’라는 제목의 문헌을 발표하였는데, 김정일 총비서는 그 문헌에서 조국통일 3대 원칙, 전민족대단결 10대 강령, 고려민주련방공화국 창립방안을 조국통일 3대 헌장으로 정립하였다. 그러므로 조국통일 3대 헌장은 조국통일의 근본 원칙으로 된다.

그런데 김정은 총비서는 이번 시정연설에서 조국통일 3대 헌장이 폐기되어야 한다고 말하였다. 조국통일 3대 헌장을 폐기하는 것은 연방제 통일정책을 폐기하고, 조국통일 운동을 포기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김정은 총비서가 연방제 통일정책을 폐기하고 조국통일 운동을 포기한 것은, 70년이 넘는 장구한 기간 연방제 통일의 기치를 들고 조국통일 운동을 추진해왔건만 앞으로 100년이 지나도 조국통일이 실현될 가망은 없다는 냉철한 현실 인식에 의거한 결단이었다. 또한 김정은 총비서가 연방제 통일정책을 폐기하고 조국통일 운동을 포기한 것은, 언제 가도 실현될 수 없는 조국통일 운동을 포기하는 대신, 대한민국을 점령하는 전쟁노선을 선택한 전략적 결단이었다.

 

제3방침 - 군사분계선을 국경선으로 변경한다.

김정은 총비서는 이번 시정연설에서 “우리 국가의 남쪽 국경선이 명백히 그어졌다”고 말했다. 군사분계선을 국경선으로 변경하였다는 뜻이다. 김정은 총비서는 “이와 관련해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헌법의 일부 내용을 개정할 필요가 있으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주권 행사 영역을 합법적으로 정확히 규정짓기 위한 법률적 대책을 세울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헌법을 개정하여 군사분계선을 국경선으로 변경한 영토 조항을 신설해야 한다는 뜻이다.

북한의 현행 헌법에는 영토 조항이 없다. 한반도 전역이 북한의 영토라는 사실을 의심할 사람은 아무도 없으므로, 헌법에 영토 조항을 명기할 필요가 없었던 것이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는 군사분계선을 국경선으로 변경한 영토 조항을 신설하는 헌법 개정을 위해 머지않아 회의를 소집할 것이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최고인민회의에서 군사분계선을 국경선으로 변경한 영토 조항을 신설하면, 북한의 국경선은 한강 하구를 거쳐 연평도에서 백령도로 이어지는 서해 5도 전선의 해상 국경선으로 연장될 것이다. 다시 말해서, ‘서해의 화약고’ 안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국경선이 그어지는 것이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국경선이 그어질 ‘서해의 화약고’가 얼마나 위극한 상태에 놓여있는지 살펴보자. 북한군은 연평도 인근에 있는 함박도, 갈도, 장재도, 무도, 아리도, 계도, 대수압도, 소수압도, 룡매도에 군사기지를 설치했고, 백령도 인근에 있는 월례도, 마합도, 기린도, 창린도, 어화도, 비압도, 순위도에도 군사기지를 설치했다. 그 섬들에는 방사포와 해안포가 다량 배치되었고, 갱도 진지, 관측소, 레이더도 설치되었다. 그에 맞선 한국군은 자주포, 다연장 로켓, 스파이크 미사일로 중무장한 해병대 제6여단, 공군 방공미사일 포대, 레이더 기지를 서해 5도 전선에 집중 배치했다.

그러므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서해의 화약고’ 안에 국경선을 긋는 경우, 상상을 초월하는 대폭발이 일어날 것이다. 대폭발은 서해 5도 전선에 배치된 한국 해군 전투함들이 북한의 해상 국경선을 자동적으로 침범하는 사태로 무력 충돌이 일어나는 것을 의미한다.

김정은 총비서는 이번 시정연설에서 “대한민국이 우리의 령토, 령공, 령해를 0.001mm라도 침범한다면 그것은 곧 전쟁 도발로 간주될 것”이라고 단언하였다. 한국 해군 전투함들이 서해 5도 전선에서 자기들도 모르게 북한의 영해를 자동적으로 침범하면, 북한군은 즉각 영해 자위권을 발동해 해안포, 방사포, 지대함 미사일을 집중 발사할 것이다. 이것은 ‘서해의 화약고’에서 대폭발이 일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해의 화약고’에서 일어날 대폭발은 2010년 11월 23일에 일어난 연평도 포격전과는 전혀 다른, 파괴적 양상으로 전개될 것이다. 대폭발이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 것인지를 예상하려면, 서해 5도 전선의 작전임무를 맡은 북한군 제4군단 제26사단 제49포병연대 제3대대 참모장 출신 탈북자의 경험담을 들어볼 필요가 있다.

경험담은 2010년 4월 12일 조선일보에 실렸다. 그의 말에 의하면, 자기가 과거에 군사복무를 했던 북한군 제4군단은 백령도를 1차 타격목표로 선정했다고 한다. 그는 ”백령도는 전쟁개시와 함께 첫 타격으로 순식간에 쑥대밭이 된다. 섬의 특정지역을 강타하는 것이 아니라 섬 전체를 하나의 목표물로 정해 포탄으로 뒤덮어버리는 것이다. 이것을 ‘밀대전략’이라고 부른다“고 했다.

그런데 백령도와 연평도에는 강화 콘크리트로 축성된 한국군 방호 진지들이 있다. 서해 5도에 있는 다른 군사 시설들이 북한군 제4군단의 ‘밀대전략’으로 전부 파괴되더라도 강화 콘크리트로 축성된 한국군 방호진지들은 쉽게 파괴되지 않을 것이다. 한국군 방호진지들이 파괴되지 않으면, 쌍방의 포격전은 1시간 이상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쌍방의 포격전이 60초 안에 끝나지 않는 시니리오는 북한군 전술핵전투단이 출현하기 이전에나 볼 수 있었던 낡은 시니리오다. 새로운 시니리오에 의하면, 서해 5도 전선에서 북한군 제4군단의 공격은 대규모 포사격으로 시작되는 게 아니라, 전술핵전투단의 핵습격으로 시작된다. 전술핵전투단이 핵습격을 시작하면, 강화 콘크리트로 축성된 한국군 방호 진지들은 10초 안에 전부 파괴될 것으로 예상된다.

2023년 7월 27일 전승절 70주년 경축 열병행진에 제41상륙돌격대대가 참가했다. 조선중앙텔레비죤방송은 상륙돌격대대가 열병 행진에 등장할 때, “유사시 백령도를 비롯한 북한 서해에 둥지를 틀고 있는 해적들을 일격에 소탕해버릴 멸적의 기상 안고 무적의 상륙타격대가 보무당당히 나아간다”고 해설했다. 상륙돌격대대는 전술핵전투단의 핵습격과 제4군단 포병대의 대규모 포사격으로 쑥대밭이 된 서해 5도에 상륙해 그 섬들을 점령할 것이다.

그런데 서해 5도 전선에서 일어난 대폭발은 북한군 제4군단 상륙돌격대대의 서해 5도 점령으로 끝나는 게 아니다. 전면전으로 확대된다. 김정은 총비서는 이번 시정연설에서 “물리적 충돌에 의한 확전으로 전쟁이 발발할 위험은 현저히 높아지고 위험단계에 이르렀”다고 지적하였다.

 

제4방침 – 제1적대국을 점령하고, 그 영토를 편입, 귀속시킨다.

김정은 총비서는 2016년 5월 6일 조선로동당 제7차 대회 사업총화 보고에서 “나라의 통일을 이룩하는 데는 평화적 방법과 비평화적 방법이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평화적 방법은 평화통일(연방제 통일)을 의미하고, 비평화적 방법은 무력통일(통일대전)을 의미한다.

김정은 총비서의 이 발언은 1953년 7월 27일 정전협정이 체결된 이후 오늘까지 70년 동안 북한이 평화통일과 무력통일이라는 두 개의 전략적 목적을 추구해왔다는 것을 말해준다. 북한이 연방제 통일만 추구해왔고, 통일대전에는 무관심했다고 보는 것은 착오다.

김정은 총비서는 2016년 5월 6일에 진행된 조선로동당 제7차 대회 사업총화 보고에서 “만일 남북한 당국이 천만부당한 《제도통일》을 고집하면서 끝끝내 전쟁의 길을 택한다면 우리는 정의의 통일대전으로 반통일세력을 무자비하게 쓸어버릴 것이며 겨레의 숙원인 조국통일의 역사적 위업을 성취할 것”이라고 말하였다.

그런데 김정은 총비서는 이번 시정연설에서 통일대전이라는 기존 개념을 점령전쟁이라는 새로운 개념으로 교체하였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과 대한민국의 전쟁은 어느 한 국가 안에서 일어나는 내전이 아니라, 국가 대 국가의 전쟁이므로 통일대전이라는 개념을 더 이상 사용하지 않는 것이다.

국가 대 국가의 교전 관계가 현실화되면, 전쟁의 성격도 당연히 달라진다. 김정은 총비서는 이번 시정연설에서 “한반도에서 전쟁이 일어나는 경우에 대한민국을 완전히 점령, 평정, 수복하고 공화국 영역에 편입시키는 문제를 (헌법 조항에) 반영하는 것도 중요하다”라고 언명하였다. 김정은 총비서의 관점에서 보면, 한반도에서 일어날 전쟁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대한민국을 점령, 평정, 수복하고 공화국 영역에 편입, 귀속시키는 전쟁, 곧 점령전쟁인 것이다.

통일대전과 점령전쟁은 어떻게 다른가? 북한군이 통일대전에서 승리하면, 공화국 남반부를 점령하는 게 아니라 연방제 통일을 실현하고, ‘고려민주련방공화국’을 창립하게 되는 것이다. 그와 달리, 북한군이 점령전쟁에서 승리하면, 대한민국 전역을 점령하고 그 영토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편입, 귀속시키게 되는 것이다.

점령전쟁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자기의 옛 영토, 다시 말해서 대한민국이 1948년 8월 15일 이후 점령해온 영토를 되찾는 전쟁이다. 그래서 김정은 총비서는 이번 시정연설에서 ‘수복’이라는 용어를 사용하였다.

김정은 총비서는 이번 시정연설에서 점령전쟁의 전개 양상에 대해서도 언급하였다. 김정은 총비서는 “명백히 하건대 우리는 적들이 건드리지 않는 이상 결코 일방적으로 전쟁을 결행하지는 않을 것”인데, “이것을 그 무슨 우리의 나약성으로 오판하면 절대로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군이 북한군을 건드린다는 말은 한국군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남쪽 국경선 인근에서 사소한 군사행동으로 북한군을 자극한다는 뜻이다. 예컨대 한국군이 국경선 인근에서 포사격 훈련으로 전쟁의 불꽃을 튕기는 사태를 예상할 수 있다.

김정은 총비서는 이번 시정연설에서 “만약 적들이 전쟁의 불꽃이라도 튕긴다면 공화국은 핵무기가 포함되는 자기 수중의 모든 군사력을 총동원하여 우리의 원수들을 단호히 징벌할 것”이라고 예고하였다. 만일 한국군이 국경선 인근에서 포사격 훈련을 하면서 전쟁의 불꽃을 튕기면, 북한군은 핵무기를 포함한 모든 군사력을 총동원하여 점령전쟁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은 총비서는 2023년 8월 29일 북한군 총참모부 훈련지휘소를 시찰하면서 “남반부 전 령토를 점령하는 데 총적 목표를 둔 (중략) 각급 대련합부대, 련합부대 참모부들의 작전계획 전투문건들”과 “총참모부의 실제적인 작전계획 문건들”을 검토하였다고 한다. 이런 사정은 대한민국 전역을 점령하는 작전계획에 의거하여 작전지휘훈련과 전투정치훈련이 진행되고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

김정은 총비서는 이번 시정연설에서 북한군이 점령전쟁에서 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라는 점을 명백하게 밝혔다. 유사시 북한군 전술핵전투단은 전술핵 변칙궤도 비행 미사일, 전술핵 극초음속 미사일, 전술핵 순항미사일, 전술핵 조종 방사포, 전술핵 잠수함발사미사일, 전술핵 무인수중공격정을 총동원하여 지상, 공중, 해상, 수중에서 동시다발 핵습격을 단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김정은 총비서는 이번 시정연설에서 점령전쟁의 결과에 대해서도 언급하였다. 김정은 총비서는 “전쟁은 대한민국이라는 실체를 끔찍하게 괴멸시키고 끝나게 만들 것이며, 미국에는 상상해보지 못한 재앙과 패배를 안길 것”이라고 예고하였다.

 

제5방침 – 전쟁 준비를 완료하고, 빠른 속도로 갱신한다.

김정은 총비서는 이번 시정연설에서 “대사변 준비가 절박하게 현실화되고 그를 강력한 군사행동으로 치르어야 할 중대한 사명이 우리 군대에 지워졌다”고 하면서, “우리의 군사적 능력은 이미 그러한 준비태세에 있으며 빠른 속도로 갱신되고 있다”고 말했다. 점령전쟁 준비가 완료되었고, 몇 가지 결함을 퇴치하는 갱신작업이 빠른 속도로 추진되는 중이라는 뜻이다.

김정은 총비서는 이번 시정연설에서 “각급 인민정권 기관들은 일단 유사시에는 즉시에 전시체제로 이행할 수 있는 철저한 대책을 세워야 하며, 각급 인민정권 기관들은 (중략) 전민항전을 위한 물질적 준비도 빈틈없이 갖추도록 하여야 한다”고 말했다. 정규군은 전쟁을 하고, 민방위군은 전민항전을 한다. 전민항전을 위한 물질적 준비는 민방위군의 탄약, 포탄, 미사일, 유류, 전투식량 등을 충분히 비축하는 것을 의미한다.

김정은 총비서는 2023년 12월 27일 조선로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제9차 전원회의 확대회의 총화 보고에서 “국가방위의 일익을 담당한 민방위 무력 부문에서 적들의 그 어떤 전투행동수법에도 주동적으로, 적극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훈련내용과 방식을 부단히 혁신하여 로농적위군 지휘 성원들의 작전지휘 수준과 대원들의 전투 행동 능력을 더욱 높이는 등 싸움준비를 완성하는 데서 나서는 과업들을 제시”하였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민방위군의 중추는 교도대와 로농적위군이다. 교도대는 제대군관과 제대군인들로 편성되었는데, 정규군 보병사단과 같은 수준의 병력과 무장 장비를 보유했다. 7~13년 동안 군사복무로 단련된 교도대원들은 정규군 못지않은 전투력을 가졌다. 유사시 교도대는 즉시 교도사단으로 전환되어 전투 임무를 수행하게 된다. 교도대 총병력은 174만 명으로 추산된다.

2023년 12월 5일 자유아시아방송 보도에 의하면, 교도사단에 배속된 제대군관들은 2023년 12월 4일부터 10일 동안 현역 군인들과 함께 전투정치훈련을 받았고, 교도사단에 배속된 제대군인들은 2023년 12월 1일부터 현역 군인들과 함께 전투정치훈련을 받았다고 한다.

로농적위군은 17~30살의 미혼 여성과 교도대에 배속되지 않은 17~60살 남성으로 편성되었다. 로농적위군 총병력은 570만 명으로 추산된다. 로농적위군 중에서 즉각 전투에 동원되는 상비군은 10만 명으로 추산된다.

2024년 1월 9일 데일리 NK 보도에 의하면, 로농적위군은 2023년 12월 말까지 20일 동안 야전에서 비상식량을 먹으면서 고강도 전투훈련을 받았다고 한다. 이전에는 전투훈련기간이 15일이었는데, 이번에는 20일로 늘었다. 이번에 로농적위군 대원들은 사상교양을 받은 다음, 하루 6시간씩 혹한 속에서 사격훈련, 전술훈련, 병기훈련, 행군훈련, 대열훈련, 반화학훈련, 수기훈련 등을 받았고, 이전에는 하지 않았던 포사격훈련도 받았는데, 야포, 기관포, 박격포, 고사포, 고사총, 방사포를 사격했다고 한다.

김정은 총비서가 이번 시정연설에서 언급한 전민항전은 교도대 174만 명과 로농적위군 570만 명이 총동원되는 대전투를 의미한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점령전쟁 준비를 완료했다는 말은, 정규군과 민방위군 864 만명이 전투준비를 완료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결론 – 김정은 총비서의 전략적 결단

사람들은 최근에 조성된 전쟁 위험이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 시기에 조성되었던 전쟁 위험이 재발된 것이라고 잘못 생각한다. 또한 어떤 사람들은 김정은 총비서가 이명박 정부와 박근혜 정부 시기에 전쟁에 대해 언급하였던 것처럼 이번에도 그런 식의 전쟁 발언을 반복하였을 것으로 잘못 생각한다.

그런 생각은 정세의 근본적 변화를 모르는 착오다. 다음에 열거한 중대한 변화들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인식할 때, 착오와 결별하고 진실을 만날 수 있다.

1) 김정은 총비서는 이전에도 통일대전에 대해 언급한 적이 여러 차례 있었지만, 이번처럼 대한민국을 주적으로 규정한 적은 없었고, 대한민국을 점령, 평정, 수복하고, 그 영토를 편입, 귀속시키는 전쟁 목적을 제시한 적도 없었으며, 점령전쟁이 어떤 양상으로 전개될 것인지 언급한 적도 없었다.

2) 김정은 총비서는 이전에 군사훈련을 현지지도하면서 통일대전에 대해 여러 차례 언급하였지만, 이번처럼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와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점령전쟁에 대해 언급한 적은 없었다. 군사훈련을 현지지도하면서 통일대전에 대해 언급한 것과 당중앙위원회 전원회의와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점령전쟁에 대해 언급한 것은 차원이 전혀 다르다.

3) 김정은 총비서는 점령전쟁으로 근본 문제를 해결하려는 전략적 결단을 내렸고, 그에 따라 대남정책을 대적 정책으로 전환하였을 뿐 아니라 헌법을 점령전쟁의 요구에 맞게 개정하기로 하였다. 정책 변경과 헌법 개정은 예사로운 일이 결코 아니다. 정책 변경과 헌법 개정은 점령전쟁으로 근본 문제를 해결하려는 김정은 총비서의 전략적 결단이 얼마나 확고하고 불가역적인지를 말해준다.

김정은 총비서는 이번에 연방제 통일정책을 폐기하였고, 조국통일 운동을 포기하였다. 이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던 엄청난 격변이다. 이런 엄청난 격변은 김정은 총비서가 선대 수령들의 조국통일 유훈을 관철하는 최상의 의무를 수행하는 대신, 점령전쟁으로 근본 문제를 해결하려는 전략적 결단을 내렸다는 것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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