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뉴스타파] “김건희 모녀 도이치로 23억 벌었다” 검찰 수사기록 공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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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간 뉴스타파] “김건희 모녀 도이치로 23억 벌었다” 검찰 수사기록 공개
  • 뉴스타파
  • 승인 2024.01.12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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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3년 10개월 만이었습니다.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일명 김건희 특검법안은 뉴스타파의 최초 보도 이후 4년이 다 돼 가던 2023년 12월 28일에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습니다. 

그러나 거부했습니다. 2024년 1월 5일, 윤석열 대통령은 자신의 배우자 사건을 특별검사에게 맡기라는 이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예고했던대로였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김건희 여사와 결혼하기도 전인 10여 년 전 일이다, 지난 정부에서 2년 동안 수사하고도 소환 조사 한 번 못한 사건이라면서 이 특검법안이 ‘총선용 악법’이라고 했습니다. 

헌정 사상 최초의 일이 벌어졌습니다. 대통령이 자신의 가족 비리에 대한 수사를 막기 위해 거부권을 행사한 전례는 없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의 표현을 빌려 말하면, 김건희 여사와 윤 대통령은 “경제 공동체”입니다. 김건희 여사가 주식 거래로, 그것도 주가를 조작해 큰 돈을 벌었다면 윤석열 대통령 역시 불법으로 재산을 증식한 게 됩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검찰이 기준으로 삼은 수익 산정 기간 종료 시점 (2011년 말) 불과 3개월 뒤에 김건희 여사와 결혼했습니다. 

 

윤석열 “4천만 원 손해 봤다”고 했지만…검찰 “김건희 13억 9천여만 원 수익”

뉴스타파는 검찰이 산정한 김건희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식 거래 수익을 공개합니다. 도이치모터스 사건 1심 판결을 앞두고 서울중앙지검이 재판부에 제출한 마지막 의견서를 뉴스타파가 확보했습니다. 김건희 여사뿐만 아니라 윤석열 대통령의 장모 최은순 씨의 순이익 액수까지 이 의견서에 적혀 있습니다. 

검찰 의견서에는 김건희 여사가 13억 9천여만 원, 최은순 씨가 9억여 원의 수익을 올렸다고 돼 있습니다. 모녀가 다 합쳐 23억 원에 가까운 이득을 본 겁니다. 

2년 전인 2022년 10월 13일, 뉴스타파는 당시까지 취재 결과를 토대로 김건희 여사의 수익을 계산한 바 있습니다. 1년 동안 10억 5천만 원가량을 벌어, 수익률 61%를 달성했다고 보도했었죠. 이번에 확인된 검찰 추산 금액은 한국거래소 심리 결과를 근거로 한 것으로, 그 기간이 뉴스타파가 분석했던 기간보다 1년 8개월가량 더 깁니다.  

후보 시절 윤석열 대통령은 오히려 김건희 여사가 4천만 원의 손해를 봤다고 했습니다. 2021년 12월 4일 관훈클럽 토론회에서는 “조금 비쌀 때 사서 쌀 때 매각한 게 많아서 나중에 수천만 원의 손해를 봤다”고 했습니다. 그러나 검찰 수사기록으로 확인된 사실은 윤석열 대통령의 당시 발언과 정반대의 진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10억 원 이상 번 김건희 유형 ‘쩐주’들, 모두 검찰 기소 안 돼

뉴스타파가 입수한 검찰 종합 의견서에 김건희 여사 모녀만 등장하는 것은 아닙니다. 10억 원 이상 수익을 올린 이른바 ‘쩐주’ 4명도 있습니다. 

이들은 김건희 여사처럼 도이치모터스의 우회 상장 전부터 투자를 시작한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의 지인들입니다. 김건희 여사와 비슷한 위치에서 주가 조작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한마디로 김건희 유형의 ‘쩐주’들입니다. 

일례로 김건희 여사와 함께 권오수 전 회장으로부터 1차 작전 주범 이모 씨를 소개받았던 김모 씨와 양모 씨. 이 두 사람은 각각 10억 원이 넘는 수익을 올렸습니다. 도이치모터스의 대주주로 ‘0차 작전’ 때 김건희 여사와 통정 매매를 한 정모 씨, 모친 계좌까지 동원한 권오수 전 회장의 최측근 이모 씨는 무려 25억 원 이상 수익을 냈습니다. 

그러나 이들은 김건희 여사와 똑같이 기소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훨씬 적은 돈을 투자했거나 오히려 손해를 보고도 기소된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면 이해가 어려운 지점입니다. 우리기술 부사장 출신 이 모 씨만 해도, 총 매수 액수는 2억 원이었고 5천 2백만 원의 손실을 봤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씨는 주가 조작을 사전에 인지했다며 검찰이 기소해 유죄 판결까지 받았는데요. 뿐만 아니라 주가조작 세력으로부터 정보를 듣고 단순히 주식을 매수했을 뿐인 전업 투자가조차 '주가조작 방조' 혐의로 약식기소 돼 벌금형을 받았습니다. 

반면 김건희 여사 모녀를 포함해 비슷한 유형의 ‘쩐주’ 6명은 기소 대상에서 빠졌습니다. 판례에 따르면 주가 조작 작전을 인지했는지가 판단 기준입니다.  그런데 뉴스타파가 취재해보니 김건희 여사 모녀 등 '쩐주' 6명 모두 주가 조작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정황들이 다수 존재했습니다. 김건희 여사를 기소하지 않기 위해 같은 유형의 ‘쩐주’들까지 다 봐준 것은 아닌지 의심되는 이유입니다. 

그나마 이 ‘쩐주’ 4명은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거나 법정에 출석했습니다. 압수수색을 당한 사람도 있습니다. 그러나 김건희 여사는 서면 조사만 한 차례 받았고, 최은순 씨는 그 어떤 조사도 받지 않았습니다. 

 

‘김건희 특검법안’ 재의결될까…김건희 모녀와 ‘쩐주’들 추가 수사 필요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로 김건희 특검법안은 다시 국회로 돌아왔습니다. 재의결을 거쳐 이 법안이 다시 가결될지, 아직은 예측하기 어렵습니다. 

가결된다면, 특검법안에 따라 꾸려질 특검은 김건희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됐는지 여부만 살펴서는 안 될 것으로 보입니다. 10억 원 이상 수익을 낸 권오수 전 회장의 측근들이 왜 하나같이 검찰의 기소를 피했는지도 함께 규명될 필요가 있습니다. 

뉴스타파는 김건희 여사 모녀 등 '쩐주' 6명의 수익이 적시된 검찰의 종합 의견서를 원문 그대로 데이터 포털에 공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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