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안 칼럼] 한동훈 버텨봐야 3개월, 홈런이 아니라 삼진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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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안 칼럼] 한동훈 버텨봐야 3개월, 홈런이 아니라 삼진아웃
  • 유영안 서울의소리 논설위원
  • 승인 2023.12.24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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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도 많고 탈도 많은 한동훈이 국힘당 비대위원장으로 내정되었다. 한동훈은 21일 법무부에서 퇴임식을 했는데, KBS가 이를 생중계했다. 역사상 장관의 퇴임식을 공영방송이 생중계한 사례가 있었는지 모르겠다. 딴에는 한동훈을 띄워주고 싶었겠지만, 국민 스트레스 지수만 높였다. 한동훈이 퇴임식 때 한 말은 더 가관이다.

“약자의 편에 서겠다. 공공선을 추구하겠다.”

이게 한동훈이 퇴임식 때 한 말인데, 왜 그 말이 그렇게 공허하게 들리는지 모르겠다. 지금까지 한동훈의 행적을 보면 약자를 위해 산 게 아니라, 강자를 위해 충성했기 때문일 것이다.

한동훈이 진짜 약자를 위해 살았고 산다면, 주가 조작으로 피해를 입은 개미 투자가들을 위해서 도이치모터스 주자조작 주범인 김건희를 소환해 수사해야 했었다. 하지만 다른 주가 조작범들이 모두 기소되어 유죄를 받았는데도 정작 ‘쩐주’로 통하는 김건희는 소환 한 번 안 하고 서면조사로 대신했다. 그 시각 주가 조작으로 피해를 본 개매 투자가들은 피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이래놓고 약자 편에서 서서 일하겠다고 하니 지나가는 개도 웃는 것이다. 이것은 마치 조폭이 살인을 해놓고 앞으로는 착하게 살겠다고 한 것과 다르지 않다.

 

구원투수가 아니라 삼진아웃 타자?

“9회말 투아웃 투스트라이크에서는 원하는 볼이 안 들어와도 무조건 휘둘러야 한다.”

이것도 한동훈이 한 말이다. 수구언론들은 한동훈을 ‘구원투수’라고 했는데, 정작 자신은 마구 휘두르는 타자가 되고 싶었던 모양이다. 9회말에 공격한 팀은 홈팀인데, 경기를 계속한다는 것은 상대 팀에 비기고 있거나 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그런데 원하는 공이 안 들어와도 마구 휘두르면 삼진아웃밖에 더 되겠는가? 

한동훈은 은연중 자신의 운명을 예언한 것 같다.

 

야당 죽이는 게 공공선?

한동훈은 공공선(公共善)을 추구한다고 했는데, 그 말이 무슨 뜻인지나 알고 했는지 궁금하다. 공공선이란, ‘개인을 포함하는 사회 전체, 또는 온 인류를 위한 선’을 말하는데, 한동훈이 지난 행적에 그런 게 보이지 않는다. 

공공선이란 결국 공익추구라 할 수 있는데, 한동훈은 윤석열에게 충성했을 뿐 공공선을 위해 일한 적이 별로 없다. 물론 검찰이 범죄를 수사하고 처벌하는 것도 공공선에 해당할 수 있다. 그러나 거기엔 전제가 있다. 공정한 수사가 그것이다. 그러나 편파수사를 하거나 별건 수사 및 인디언 기우제식 수사를 한다면 그건 공공선이 아니라 공공악이다.

지금까지 한동훈이 실질적으로 이끈 검찰은 이재명 대표를 구속시키기 위해 온갖 술수를 다 부렸다. 대장동 게이트, 조폭 20억 뇌물설, 변호사비 대납, 성남FC, 쌍방울 대북송금, 백현동 사건을 수사했지만 구체적인 증거 하나 제시하지 못했다. 오죽했으면 법원이 구속영장을 기각해버렸겠는가? 그래놓고 어디에 대고 공공선을 말하는지 기가 막힌다.

 

공공선을 추구하는데 김건희 특검은 악법?

한동훈은 김건희 특검에 대해 “민주당이 총선 때 이용하려고 펼치는 악법이다.”라고 말했다. 국회에서 발의한 특검이 악법이면 뭐가 선한 법인가? 더구나 김건희 주가조작은 증거가 차고 넘치는데, 왜 김건희를 소환 한 번 안 했는가? 그게 공공선인가?

자신들은 박근혜 국정 농단 특검 때 수시로 브리핑을 해놓고 김건희 특검 때 브리핑하는 것은 악법이라니, 이거야말로 ‘내로남불’의 전형이 아닌가. 그때 박근혜를 최순실과 경제 공동체로 ‘엮어’ 구속시킨 사람이 바로 윤석열과 한동훈이 아닌가. 그래놓고 그 당에 들어가 대선 후보가 되고 비대위원장이 된 것은 도대체 뭔가?

 

명품수수가 몰카공작?

한동훈은 김건희의 명품수수 사건을 ‘몰카공작’이라 말했는데, 현직 대통령 부인이 고가의 명품을 받은 것은 ‘선한공작’인가? 그리고 최 목사가 김건희를 방문하기 전에 선물 목록 사진을 미리 보내고 그 후에 김건희가 만나자고 했는데, 이게 어떻게 몰카공작인가?

김건희는 최 목사를 만나 “금융위로 보내라고요?” 하고 다른 사람과 통화를 했다. 이건 김건희가 인사에도 개입했다는 방증이다. 그런데 왜 한동훈은 이것에 대해선 말 한 마디 못하는가? 약자를 위해선가? 공공선을 위해서인가? 또한 김건희는 최 목사에게 “앞으로는 제가 남북문제도 나셔려고 해요. 그때 최 목사님도 저와 같이 큰일 하셔야죠.” 하고 말했다. 이것은 김건희가 국정에도 개입하겠다는 방증이다. 그런데 왜 한동훈은 이것에 대해선 말 한 마디 못하는가? 약자를 위해선가? 공공선을 위해서인가?

 

한동훈은 이순신 장군이 아니라 원균

윤석열은 한때 이준석에게 “그 새끼는 어차피 3개월짜리”라고 말한 바 있다. 대선 때 이용해 먹고 버리려는 마음을 그때 이미 먹고 있었던 것이다. 가로세로 연구소가 제기한 ‘이준석 엑스파일’과 ‘안철수 엑스파일’로 두 사람을 굴복시킨 것는 천하가 다 아는 사실이다. 그것도 공공선인가?

수구 언론들은 한동훈을 이순신 장군이니 뭐니 하지만, 일본과 좋게 지내는 윤석열 정권에서 일본을 물리친 이순신 장군을 거론한 것 자체가 우습고, 한동훈이 이순신 장군이면 윤석열은 무능한 선조가 되므로 오히려 윤석열을 욕보인 말이 된다. 임진왜란 때 선조가 의주로 도망간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때 조정에 남아 의병을 일으켜 싸운 사람은 광해군이었다.

한동훈은 이순신 장군이 아니라 칠량해전에서 대패한 원균이 될 것이다. 앞으로 3개월 동안 국힘당 지지율이 오르지 않으면 3월쯤 비대위 무용론이 대두될 것이고, 한동훈은 토사구팽될 것이다. 능구렁이들로 가득한 국힘당에서 한동훈 같은 정치 애송이는 이리 휘둘리고 저리 휘둘리다 결국 작파하고 말 것이다.

항간에는 이준석과 연대한다는 말이 있지만 아무리 발버둥쳐봐야 대세는 뒤집을 수 없다. 내년 총선은 윤석열 정권 타도 선거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어떤 혁신 쇼를 해도 안 통한다. 윤석열이 변하지 않는데, 윤석열 아바타로 통하는 한동훈이 뭘 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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