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자 칼럼] 한동훈의 길은 저승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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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자 칼럼] 한동훈의 길은 저승길
  • 백자 자주민주평화통일민족위원회 상임운영대표
  • 승인 2023.12.22 07:5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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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세가 급변합니다. 어제 다르고 오늘 다릅니다. 김기현이 당대표를 던지고 1주일도 되지 않아 한동훈이 비대위원장으로 급부상했습니다. 반대의견도 제법 뿌려대면서 분위기를 띄우더니 함께 거론되던 김한길, 원희룡 등은 간데없고 한동훈 비대위원장으로 정리되고 있습니다. 일사불란합니다. 수일 내로 한동훈의 여의도 입성을 보게 생겼습니다. 벌써 속이 미식거립니다.

한동훈이 비대위원장이 되면 바로 ‘제2의 6.29’인 ‘김건희 특검’을 얘기할 것입니다. 벌써 한동훈을 위한 카펫 깔아주기가 시작됐습니다. 한동훈 띄우기의 선봉대인 국힘당 의원 지성호는 ‘특검을 하되 총선 전에 하면 정쟁이 되니 총선 뒤에 하자’고 말합니다. 그러면서 특검을 여야 합의로 추천하고 합의가 안 되면 대법원장이나 변협회장 추천으로 하잡니다. 전 국힘당 의원 윤희숙도 한동훈을 띄우면서 ‘윤석열의 뒤통수를 아름답게 치는 연출’이 필요하다며 특검을 거론합니다. 그러면서도 은근히 ‘총선 뒤’를 언급합니다. 한동훈도 특검이 총선용 선전·선동이라고 말했습니다. 전반적으로, 피할 수 없는 ‘특검’을 수용하되 ‘총선 뒤 특검’이라는 새로운 프레임을 짜려는 몸부림입니다. 판을 흔들고 주도하려는 수작입니다. 여론 추이를 보면서 수위를 조절하려고 할 것입니다. 

어떤 식이든 ‘조선제일견’, ‘윤석열 똘마니’라는 꼬리표를 떼고 보수의 아이콘으로 되려면 한동훈의 입에서 ‘김건희 특검’이 나올 것입니다. (물론 시기, 방식 등을 거론하며 조건을 걸 것입니다.) 그러면 언론들은 한동훈의 개혁성을 소리높여 찬양하면서 분위기를 몰아가고 이준석, 금태섭, 이낙연 등은 이를 지지하며 합당하는 식으로 총선 구도를 만들어 갈 것입니다. 한동훈은 여기서 더 나아가 ‘윤석열 탈당’까지도 요구하고 관철할 수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통해 한동훈의 국힘당이 윤석열과 선을 긋고, 반윤석열 기세가 국힘당으로 오는 것을 차단하려 할 것입니다. 이준석이 한동훈을 세게 치지 않으면서 ‘한동훈이 김건희 특검에 어떤 입장인지가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이나, ‘특검법은 악법이다’라고 말하는 한동훈에게 아쉽다며 타이르듯이 가르치는 모양새는 눈여겨볼 만합니다. 또 금태섭이 윤석열 자체는 치지 않고 김건희를 옹호하는 윤석열의 태도만 지적하는 것이나, 윤희숙이 한동훈더러 중도 확장을 위해서 윤석열과 ‘아름다운 대립각’을 세우라는 주문도 이런 흐름의 연장선으로 보입니다. 결국 한동훈의 ‘김건희 특검 조건부 수용’, ‘윤석열 탈당’으로 구체화 될 수 있습니다.

이럴 때 민주당은 어떻게 나올까요? 지금까지 민주당의 모습으로 보면 질질 끌려다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한동훈의 국힘당이 뒤로 ‘이재명 사건, 돈봉투 사건도 총선 뒤로 미루자. 총선 전 정쟁을 최소화하자.’라고 하면 민주당은 흔들릴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되면 ‘제2의 6.29’는 완성됩니다. 87년의 과제는 크게 2가지였습니다. 하나는 직선제 개헌이고, 다른 하나는 전두환 타도였습니다. 그런데 그때 6.29 선언으로 직선제는 얻었으나 전두환 타도는 물 건너갔습니다. 그래서 6.29 선언을 ‘속이구’ 선언이라고 불렀습니다. 지금 촛불 국민의 요구도 2가지입니다. 김건희 특검과 윤석열 탄핵입니다. 그런데 민주당이 끌려가 버리면 ‘누더기, 조건부’ 김건희 특검은 얻을지 모르나 윤석열 탄핵은 물 건너갈 수 있습니다. 이 점이 저들이 노리는 핵심이 아닌가 싶습니다. 민주당 내에서 벌써 ‘민주당 수사도 총선 이후에 하자’는 얘기가 나옵니다. 이게 우연일까 싶습니다.

이렇게 가면 김건희 특검도 공수처 꼴 날 수 있습니다. 당시엔 공수처만 만들어지면 세상이 금방이라도 변할 것처럼 “공수처, 공수처”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있으나 마나입니다. 공수표나 다름없습니다. 김건희 특검이 공수처처럼 누더기 특검으로 될 수 있습니다. 

반윤석열 여론을 차단하려는 저들의 개혁 쇼에 놀아나지 않으려면 김건희 특검, 윤석열 탄핵을 더 소리 높여 외쳐야 합니다. 김건희 특검은 시기를 미룰 것이 아니라 12월 28일에 반드시 통과시켜야 하고, 그 내용도 주가조작만이 아니라 고속도로 문제, 명품백 뇌물 문제까지 다뤄야 합니다. 

한동훈의 (윤석열이 탈당한) 국힘당과 이준석 신당, 그리고 금태섭 신당이 합당하는 것을 2월경에 할 수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시간이 촉박하다는 핑계로 김핵관, 용핵관들을 전략 공천할 것입니다. 그리고 언론들을 동원해서 개혁하고 단결하는 보수를 선전하면서 신선한 것처럼 여론몰이할 것입니다. 그러면 홍준표 등은 합당을 반대하고 국힘당에 남아 과거 친박연대와 같은 모양새를 띌 수 있습니다. 

그런데 저들이 모르는 게 있습니다. 우리 국민들이 87년의 국민들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우리 국민들은 제2의 6.29에 더 이상 속지 않습니다. 미국이 밀어주고 언론이 띄워주고 무당을 내세워 굿을 한다고 해도 촛불 국민의 투쟁 앞에선 무용지물입니다. 집권한 바로 그달부터 촛불이 타오르고, 반년도 되지 않아 지지율이 30%대로 떨어져 오늘까지 그대로입니다. 한동훈에게 아무리 분을 바르고 화려한 옷을 입혀도 옆으로 보면 윤석열이고 뒤로 보면 김건희란걸 모를 국민은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민주당이 저들의 분신술에 놀아나지 않는 것입니다. 민주당은 당장 촛불 광장으로 나와야 합니다. 김건희 특검, 윤석열 탄핵을 외치는 촛불 대행진에 함께 해야 합니다. 국민 항쟁 없이 총선 없다는 각오로 싸워야 합니다. 

한동훈이 기자들 앞에서 ‘길’ 운운했습니다. 투쟁하는 촛불이 있는 한 아무리 발악하고 쇼를 해도 저들의 길 앞엔 죽음만이 있을 뿐입니다. 결국 촛불이 이 나라를 살릴 것입니다. 

이번 주 촛불 구호가 새삼스레 가슴을 칩니다.

“김건희는 특검하고, 윤석열은 탄핵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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