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벽예감 565] 폭발점에 접근하는 동시다발 군사 대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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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벽예감 565] 폭발점에 접근하는 동시다발 군사 대결
  •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 승인 2023.12.12 14: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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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례>

1. 다쥘라강에 울린 12발의 포성

2. 홍해와 페르샤만으로 몰려드는 전운

3. 2개 항모타격단과 1개 헬기항모전투단

4. 윤석열이 저지른 전략적 과오

5. 조만간 최신형 무기들이 전진 배치된다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br>
한호석(통일학연구소 소장)

1. 다쥘라강에 울린 12발의 포성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Baghdad) 한복판에 다쥘라강이 흐른다. 서양에서는 티그리스강이라고 부르지만, 다쥘라강이라고 불러야 옳다. 2023년 12월 8일 새벽 4시 15분경 다쥘라강 인근에서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정체불명의 전투원들이 다쥘라강 건너편에서 미국 대사관을 향해 포사격을 단행한 것이다. 영국 언론매체 로이터즈(Reuters)는 박격포 사격이 있었다고 보도했지만, 이라크 현지 언론매체들은 14발 정도의 포성이 연속해서 들렸다고 했으니, 박격포가 아니라 방사포를 연사한 것이다. 바그다드 주재 미국 대사관 대변인은 미국 대사관이 두 차례 연속공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10발 이상의 연발 포성이 울리는 가운데 두 차례 연속공격을 받은 것은 한 번에 6발을 쏘는 방사포 2문을 사격했다는 뜻이다. 중동지역에서 널리 사용되는 다종다양한 방사포 중에서 6련장 방사포는 6-M-13 방사포밖에 없다. 이 방사포는 구경이 132mm이고, 사거리는 8.7km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2023년 12월 8일 새벽 정체불명의 전투원들이 다쥘라강 건너편에서 미국 대사관을 향해 132mm 방사포 2문을 연발 사격한 것이 분명하다. 이라크 정부 관리의 말에 의하면, 미국 대사관 경내와 주변에 포탄들이 떨어졌고, 몇 발은 다쥘라강에 떨어졌다고 한다. 이라크 현지 언론보도에 의하면, 포탄 여러 발이 미국 대사관 구역에 있는 정보기관 청사를 타격했다고 한다. 132mm 방사포는 탄두 중량이 4.9kg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그런 포탄을 몇 발 맞은 정보기관 청사는 부분적으로 파손되었고, 인명피해는 없었다.

그날 새벽 미국 대사관을 향해 132mm 방사포 12발을 사격한 전투원들은 이라크 반미민병대 소속이다. 요즈음 이라크 각지에서 활동하는 반미민병대는 손으로 꼽을 수 없을 만큼 많다. 그래서 그날 새벽 미국 대사관을 향해 방사포를 사격한 반미민병대가 어느 반미민병대인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이라크 반미민병대가 미국 대사관을 향해 방사포를 사격한 사건은 2023년 10월 17일 하마스가 이스라엘을 공격한 이후 각양각색 반미민병대들이 이라크와 시리아에 주둔하는 미군을 습격하는 긴박한 상황에서 일어났다. 이라크와 시리아의 반미민병대들이 미군을 습격한 숱한 사건 중에서 미국 언론에 보도된 대표적인 습격 사건은 다음과 같다.

1) 10월 18일 이라크 반미민병대가 이라크 북부에 있는 미군 알아사드(Al-Asad) 공군기지를 무인기로 습격했다. 미군은 공군기지를 향해 날아오는 무인기를 요격했다. 같은 날, 시리아 반미민병대가 시리아 동부에 있는 미군 알탄프(Al-Tanf) 전초기지를 무인기로 습격했다. 미군 전투원 20명 이상이 부상당했다.

2) 10월 24일 시리아 반미민병대들이 시리아 동부에 있는 미군 경비기지들을 무인기로 습격했다. 동시다발 습격이었다. 미군은 인명피해에 관해 밝히지 않았다.

3) 11월 1일 시리아 반미민병대가 알탄프 전초기지를 무인기로 또다시 습격했다. 미군은 인명피해를 입지 않았다.

4) 11월 9일 이라크 반미민병대들이 알-아사드 공군기지와 알-하리르(Al-Harir) 공군기지를 무인기로 습격했다. 같은 날, 이라크 반미민병대는 도로에 매설한 급조폭발물로 이라크 서부에 있는 모술 언제(Mosul Dam)를 순찰하는 미군 경비대를 습격했다. 미군은 인명피해에 관해 밝히지 않았다.

5) 11월 20일 이라크 반미민병대가 알아사드 공군기지를 탄도미사일로 공격했다. 반미민병대의 타격이 무인기 습격에서 탄도미사일 공격으로 대폭 강화되었다. 미군 전투원 8명이 부상당했다.

미국 국방부 발표에 의하면,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활동하는 반미민병대들은 지난 몇 주 동안 무인기와 탄도미사일을 동원해 이라크에 있는 미군 군사시설 37개소, 시리아에 있는 미군 군사시설 41개소를 습격했다고 한다. 2023년 12월 8일 미국 국방부는 최근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반미민병대들이 단행한 81차례 습격으로 미군 전투원 66명이 부상당했고, 미국 군무원 1명이 사망했다고 발표했다.

반미민병대 습격을 받은 미군은 전투기와 지상 공격기를 출격시켜 공습했다. 그 공습으로 이라크 반미민병대원 13명이 사망했고, 시리아 반미민병대원 17명이 사망했다.

하지만 미군의 보복 공습은 반미민병대의 습격을 억제하지 못했다. 2023년 12월 8일 새벽 이라크 반미민병대가 바그다드 주재 미국 대사관을 향해 방사포를 사격한 대담한 사건은 미국의 습격 억제 전략이 실패로 돌아갔음을 보여준다.

 

2. 홍해와 페르샤만으로 몰려드는 전운

각양각색 반미민병대들이 미군 군사 기지들과 미국 대사관을 습격하는 급박한 상황에서 세상을 놀라게 한 충격적인 사건이 또다시 일어났다. 예멘공화국의 안사르 알라 무장군(Ansar Allah Armed Forces)이 2023년 12월 3일 홍해 남부 수역에서 해상공격전을 단행한 것이다. 안사르 알라는 “미국에 죽음을, 이스라엘에 죽음을, 유대인에 저주를, 이슬람에 승리를”이라는 전투적 구호를 들고 1994년에 결성된 정치군사 조직이다. 약 200,000명의 병력을 보유한 안사르 알라 무장군은 전차, 자주포, 곡사포, 탄도미사일, 순항미사일, 지대함미사일, 반항공미사일, 무인공격기 등으로 중무장했다. 미국은 안사르 알라 무장군을 후티 반군(Houthi Rebels)이라는 경멸적 명칭으로 부른다. 해상공격전 상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2023년 12월 3일 영국 해운사가 소유한 대형 화물선 유니티 익스플로러호(Unity Explorer)가 홍해 남부 수역을 항행하고 있었다. 오전 9시 15분경 안사르 알라 무장군은 그 화물선을 향해 알만뎁(Al-Mandeb)-2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 예멘에서 생산된 이 순항미사일은 사거리가 300km다. 순항미사일이 화물선을 직격했으나, 파괴력이 약해 인명피해는 없었고 선체 일부만 파손되었다. 탄두중량이 약 200kg인 알만뎁-2 순항미사일로는 선체 일부만 파손시킬 수 있다.

2) 같은 날 영국 해운사가 소유한 대형 화물선 넘버 나인호(Number 9)가 홍해 남부 수역을 항행하고 있었다. 오후 3시 30분경 안사르 알라 무장군은 그 화물선을 향해 알만뎁-2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 순항미사일이 화물선을 직격했으나 인명피해는 없었고 선체 일부만 파손되었다.

3) 같은 날 파나마 선적 대형 화물선 쏘피 2호(Sophie II)가 홍해 남부 수역을 항행하고 있었다. 오후 4시 30분경 안사르 알라 무장군은 그 화물선을 향해 알만뎁-2 순항미사일을 발사했다. 순항미사일이 화물선을 직격했으나 인명피해는 없었고 선체 일부만 파손되었다.

그런데 위에 서술한 화물선 습격 사건보다 더 충격적인 사건이 일어났다. 사건의 내막은 다음과 같다. 그날 오후 5시경 미국 해군 군수해운사령부(Military Sealift Command) 소속 50,000t급 대형 군수보급함 써플라이호(USNS Supply)와 다른 군수보급함 1척이 홍해 남부 수역을 항행하고 있었다. 이 군수보급함의 목적지는 홍해 북쪽에 있는 이스라엘의 유일한 항구 에일라트(Eilat)의 해군 기지였다.

거대한 군수보급함 두 척에는 미국이 이스라엘에 넘겨줄 엄청난 양의 무기와 전쟁물자가 가득 실려 있었다. 이스라엘군은 미국산 무기를 가지고 하마스와 팔레스타인 민중을 잔인하게 살육하는 전쟁범죄를 자행하고 있다. 안사르 알라는 이스라엘군에 맞서 처절한 항전을 벌이는 하마스와 팔레스타인 민중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 안사르 알라는 전쟁범죄에 사용될 무기와 전쟁물자를 실은 군수보급함 두 척이 홍해에 출현한 것을 물끄러미 보고 있을 수 없었다. 안사르 알라 무장군은 미국 군수보급함을 향해 싸마드(Samad)-3 무인공격기를 날렸다.

싸마드-3 무인공격기가 군수보급함을 향해 돌진 비행을 하고 있었을 때, 군수보급함을 따라다니며 호위하던 9,000t급 미국 구축함 카니호(USS Carney)가 무인공격기의 항적을 감시레이더로 포착하고, 황급히 반항공미사일을 발사해 요격했다.

중동에 배치된 미국 중부사령부는 구축함 카니호가 홍해 남부 수역에서 안사르 알라 무장군의 순항미사일 공격을 받은 화물선 3척을 호위하던 중 무인기 공격을 받고 이를 물리쳤다고 발표했다. 이것은 사실을 왜곡한 발표다. 2023년 12월 3일 미국 언론매체 썰라이나 포스트(Salina Post)의 보도에 의하면, 구축함 카니호는 군수보급함 써플라이호와 다른 군수보급함 1척을 호위하여 홍해 남부 수역을 지나다가 무인공격기를 요격했다고 한다. 설령 싸마드-3 무인공격기가 군수보급함을 타격했어도 중량이 18kg밖에 되지 않는 소형 폭탄 한 발로는 거대한 함체에 경미한 손상만 입힐 수 있을 뿐이다.

2023년 12월 9일 안사르 알라는 그날 이후 홍해를 거쳐 이스라엘로 가는 모든 선박의 통행을 금지한다는 ‘폭탄 성명’을 발표했다. 안사르 알라 대변인은 “가자 지구 인민들이 식량과 의약품을 공급받지 못하면, 홍해를 거쳐 이스라엘 항구로 가는 모든 선박은 국적을 불문하고 우리 무장군의 표적이 될 것”이라고 엄중히 경고했다. 이 성명 발표는 안사르 알라가 홍해를 사실상 봉쇄하였음을 말해준다.

홍해가 봉쇄되면, 수에즈 운하도 자동적으로 폐쇄된다. 수에즈 운하는 전 세계 해상무역 물동량의 약 12%를 차지하며, 아시아-유럽 교역의 전략적 해운 통로다. 그런 수에즈 운하가 폐쇄되면, 아시아와 유럽은 물류대란에 빠진다.

미국은 안사르 알라의 홍해 봉쇄조치를 제거하기 위해 예멘을 공습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렇게 되면 예멘과 이란이 합세하여 중동에 배치된 미군을 공격할 것이고, 제4차 가자전쟁은 중동전쟁으로 확대될 것이다. 우크라이나전쟁 와중에 중동전쟁이 일어나는 것은 미국이 생각하기 싫은 끔찍한 악몽이다.

그런데 안사르 알라 무장군이 미국 군수보급함에 무인기 공격을 시도한 것보다 더 충격적인 사건이 하루 전인 2023년 12월 2일에 일어났다. 그날 미국 제2항모타격단이 페르샤만(Persian Gulf)을 항행하고 있었는데, 이란혁명수비군은 모하제르(Mohajer)-10 무인정찰공격기로 항모타격단을 공격했다. 이란에서 생산된 모하제르-10 무인정찰공격기는 미사일 4발을 장착하고, 7.6km 고도에서 시속 210km의 속도로 24시간 비행할 수 있다. 제2항모타격단은 100,000t급 핵추진 항공모함 드와잇 아이젠하워호(USS Dwight D. Eisenhower)를 주축으로 편성된 거대한 해상전투집단이다. 이 항공모함에서 출격한 함재기가 무인정찰공격기를 공중에서 요격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일어났다. 미국 언론매체들은 이란혁명수비군이 무인정찰공격기로 미국 항모타격단에 공격을 시도한 사건을 보도하지 않고 은근슬쩍 넘어간 것이다. 언론보도가 나오지 않는 바람에 사태의 심각성이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미국에 대한 이란혁명수비군의 적개심과 공격의지가 얼마나 강렬한지를 잘 보여주었다.

이란-안사르 알라와 미국의 군사 대결이 더 악화되어 이란-안사르 알라 동맹군과 미국 제2항모타격단이 페르샤만과 홍해에서 격돌하면, 제4차 가자전쟁은 중동전쟁으로 확대될 것이다. 우크라이나전쟁 와중에 중동전쟁이 일어나는 것은 미국이 생각하기 싫은 끔찍한 악몽이다.

 

3. 2개 항모타격단과 1개 헬기항모전투단

중동지역보다 더 첨예한 군사 대결이 동아시아에서 벌어지고 있다. 날마다 격화되고 있는 동아시아 군사 대결상황을 살펴보자.

2023년 11월 4일부터 8일 동안 미국 해군과 일본 해상자위대는 대만 동남부 해역과 연결된 필리핀해에서 전투병력 약 10,000명을 동원한 대규모 해상전투훈련을 실시하였다. 이번 해상전투훈련에는 미국 해군 제1항모타격단과 제5항모타격단이 주력부대로 참가하였고, 18,000t급 헬기 항공모함 휴가호(DDH-181)를 주축으로 편성된 일본 해상자위대 헬기항모전투단이 그 뒤를 따랐다.

만일 미국이 3개 항모타격단을 필리핀해에 출동시켰다면 전면전이 시작되는 것인데, 이번에 미일동맹군은 2개 항모타격단과 1개 헬기항모전투단을 필리핀해에 출동시켰다. 이것이야말로 군사 대결을 전쟁 직전 상태에로 접근시킨 도발 망동이다. 이런 엄중한 사태는 미일 동맹군이 중국에 대한 무력 침공을 도발하려고 얼마나 미쳐 날뛰는지를 보여준다.

이번에 미일 동맹군이 2개 항모타격단과 1개 헬기항모전투단을 필리핀해로 출동시킨 것은, 항공모함 산둥호를 주축으로 편성된 중국인민해방군 항모전투단이 2023년 10월 28일부터 11월 5일까지 필리핀해에서 진행한 해상전투훈련을 물리적으로 압도해보려는 술책이었다.

주목되는 것은, 당시 필리핀해에 출동한 제1항모타격단 소속 100,000t급 항공모함 칼 빈슨호(USS Carl Vinson)에 F-35C 스텔스 전투기 12대가 탑재되었다는 사실이다. F-35C 스텔스 전투기가 항모타격단 해상전투훈련에 참가한 것은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미국 해군은 F-35C 스텔스 전투기 1개 대대(12대)를 2024년 중에 일본 이와꾸니 해병대 항공기지에 고정 배치하기 전에 항모타격단 해상전투훈련에 참가시켜 실전 능력을 판정했다.

미국 공군 소속 F-35A 스텔스 전투기는 일본에 고정 배치되었고, 미국 해병대 소속 F-35B 스텔스 전투기도 일본에 고정 배치되었다. 거기에 더하여 2024년에는 미국 해군 소속 F-35C 스텔스 전투기가 일본에 고정 배치된다. 거기에 더하여 미국이 일본에 고정 배치한 제5항모타격단에 배속된 공격형 핵추진 잠수함들은 최근 새로 개발된 최신형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을 2024년 10월 1일부터 탑재하게 된다. 이 최신형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은 새로 개발된 최신형 전술핵탄두를 장착해 파괴력이 대폭 강화되었다. 이런 사정은 중국 침공을 노리는 미국의 핵무력이 엄청나게 증강되고 있음을 말해준다.

항공모함 칼 빈슨호는 항모타격단 해상전투훈련에 참가한 F-35C 스텔스 전투기 12대를 싣고 필리핀해를 출발하여 2023년 11월 21일 부산 해군작전기지에 입항했다. 그리고 얼마 뒤 동중국해로 출동했다. 칼 빈슨호는 동중국해 북부 해역에서 한국군과 2자 해상전투훈련을 실시했고, 미국-일본-한국 3자 해상전투훈련도 실시했다. 이런 해상전투훈련들은 동중국해 북부 해역에서 중국 동부지역을 공격하려는 무력 침공 예행연습이었다.

미국의 무력침공 예행연습은 거기서 멈추지 않았다. 미군은 2023년 12월 4일 일본자위대와 오스트레일리아군을 좌우에 거느리고 ‘야마 사꾸라(山櫻)’라는 명칭의 전쟁지휘소 훈련을 시작했다. 미국과 일본은 1983년부터 해마다 ‘야마 사꾸라’ 전쟁지휘소 훈련을 해왔는데, 올해 2023년에는 사상 처음으로 오스트레일리아군을 끌어들여 3국 전쟁지휘소 훈련으로 확대했다.

2023년도 ‘야마 사꾸라’ 훈련은 미국 육군과 일본 육상자위대에서 각각 차출된 전투 병력 약 6,000명이 일본 도꾜 주변, 미야기현, 가나가와현, 홋까이도 등지에서 동시다발로 10일 동안 진행한 것인데, 거기에 오스트레일리아군 약 200명이 끼어들었다. 그들은 미군 사령관의 작전지휘에 따라 지상, 해상, 공중에서 가상 전투를 벌였고, 적국 해안에 상륙하여 내륙으로 진격하는 가상 상륙전 시나리오를 연습했다. ‘야마 사꾸라’ 군사훈련은 인디아양-태평양지역에서 진행되는 여러 전쟁지휘소 훈련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훈련이다. 그런 전쟁지휘소 훈련이 중국에 대한 무력 침공을 도발하려는 목적에 따라 실시되었다는 것은 명백하다.

위에 열거한 몇 가지 사정을 보면, 미군이 일본 자위대, 오스트레일리아군, 한국군을 옆에 끼고 동아시아 각지를 돌아치면서 무력 증강과 전쟁 도발 책동에 미쳐 날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누구나 예상하는 것처럼, 우크라이나전쟁과 중동의 확전 위기는 동아시아에서 또 다른 전쟁 위기를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미국이 대만해협, 동중국해, 남중국해에서 중국에 대한 무력 침공을 도발하려는 경거망동은 한반도의 전쟁 위기를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4. 윤석열이 저지른 전략적 과오

2023년 11월 초부터 12월 초까지 미국이 필리핀해와 동중국해에서 중국 침공을 상정한 대규모 해상전투훈련을 연쇄적으로 감행하고 있었을 때, 윤석열 친미우익 정권은 무엇을 하고 있었던가?

윤석열 대통령을 위원장으로 하고, 7명의 고위 관리들이 위원으로 참가한 국가안전보장회의 상임위원회는 2023년 11월 21일 긴급회의를 소집하여 남북군사합의 제1조 3항에 대한 효력을 정지시켜 버렸다.

당시 영국을 방문하고 있었던 윤석열 대통령은 런던의 숙소에서 서울에 있는 국가위기관리쎈터와 화상통화를 하면서 한국군 합참의장으로부터 북한의 만리경-1호 군사 정찰위성 발사에 관한 상황 보고를 받고, 대응책을 논의한 끝에 남북군사합의 제1조 3항의 효력을 정지시킬 것을 결정했던 것이다.

남북군사합의는 2018년 9월 19일 평양에서 진행된 남북정상회담에서 채택되었다. 남북군사합의 제1조 3항은 남과 북이 전투기, 정찰기, 헬기, 무인기의 비행을 금지하는 구역을 군사분계선 상공에 설정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지 않아도 남북군사합의를 폐기할 기회를 노려온 윤석열 대통령은 북한이 군사 정찰위성을 발사한 것을 구실로 삼아 남북군사합의 제1조 3항의 효력을 정지시키고, 대북 감시정찰을 재개하라고 지시하였다. 대통령의 긴급지시에 따라 2023년 11월 22일 오전 8시에 진행된 국무회의에서 남북군사합의 제1조 3항의 효력을 정지시킬 데 대한 안건이 의결되었다.

한국군 합참본부는 당일 오후 3시부터 군사분계선에서 남쪽으로 약 5km 떨어진 최전방지대 상공에 군단급 무인정찰기과 사단급 무인정찰기를 전격 투입하였고, 군사분계선에서 남쪽으로 약 9km 떨어진 최전방지대 상공에도 유인정찰기를 투입하였다.

윤석열 친미우익 정권은 북한이 만리경-1호 군사 정찰위성을 발사하여 감시정찰을 강화하였으니 자기들도 그에 대응해 대북 감시정찰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윤석열 친미우익 정권은 북한의 만리경-1호 군사 정찰위성 발사가 북한에 대한 감시와 정찰을 대대적으로, 집요하게 감행하는 미국의 도발 망동에 대한 대응조치라는 사실을 철저히 은폐했다.

미국은 제607항공우주작전쎈터, 제694정보감시정찰단, 주한 미7공군 정찰감시국, 주한미8군 제501군사정보여단, 주한 미육군 항공정찰대를 경기도 오산 공군기지에 배치해놓고, 군사정찰위성과 특수전략정찰기, 고고도 무인정찰기와 스텔스 무인정찰기 등을 투입해 군사분계선 이북지역을 24시간 감시, 정찰하고 있다.

이처럼 각종 감시정찰자산을 총동원해 24시간 감시정찰비행을 감행해오는 미국이 북한의 군사 정찰위성 발사를 유엔안보리 결의 위반으로 걸고 든 것은 군사 대결을 한층 더 격화시킨 도발 망동이다.

미군은 자기들이 각종 감시정찰자산을 총동원해 수집한 대북 감시정찰정보를 한미연합분석통제쎈터(Korea Combat Operations Intelligence Center)를 통해 한국군에 계속 넘겨주고 있다. 대북 감시정찰정보를 그런 식으로 줄곧 받아보면서도 남북군사합의에 발목이 잡혀 대북 감시정찰정보를 얻지 못했다는 한국군 합참본부의 주장은 말 장난이다.

 

5. 조만간 최신형 무기들이 전진 배치된다

미국이 북한의 군사 정찰위성 발사를 두고 트집을 잡는 동안, 윤석열 친미우익 정권은 남북군사합의 효력을 중지시키는 전략적 과오를 범했다. 윤석열 친미우익 정권이 남북군사합의 효력을 중지시킨 것이 전략적 과오로 된다는 사실은 북한 국방성이 발표한 성명에서 드러났다.

2023년 11월 23일 북한 국방성은 ‘《대한민국》 것들은 북남군사분야합의서를 파기한 책임에서 절대로 벗어날 수 없으며 반드시 혹독한 대가를 치르어야 한다’라는 제목의 성명을 발표했다. 국방성은 성명에서 남측이 남북군사합의서를 파기한 사태에 대처하여 “군사분계선 지역에 보다 강력한 신형 군사 장비들을 전진 배치할 것”이라고 언명했다. “신형 군사 장비들”은 어떤 무기들인가? 이 물음에 대해 두 갈래로 추론할 수 있다.

1) 최신형 극초단파 무기

현대전의 특징은 전자전이다. 현대전에서 사용되는 거의 모든 무기체계와 군사 장비는 전파교신에 의존한다. 최근 우크라이나전쟁에서 러시아군의 전투양상을 보면, 전자전 무기가 매우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요즈음 한국군이 미국산 무기들을 많이 수입하는 것에 대응해 북한군은 한국군의 신형 무기들을 무력화시킬 전자전 능력을 증강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이런 사정은 북한군 전자전 부대에 대한 관심을 촉발한다.

북한군은 전자전기를 운용하고 있다. 이를테면, 북한군은 1992년에 안토노브(Antonov)-24 항공기에 T-6162 전파교란장비를 장착해 전자전기로 개조했다. AN-24 전자전기는 반항공부대를 대상으로 하는 전자전 훈련에 동원되었다. 그로부터 30년이 지난 2023년 2월 8일 북한군 창건 75주년 열병식에 제208전자교란전 대대가 참가하였다. 이것은 전자전 대대가 북한군 대연합부대에 배속되었음을 말해준다.

위에 인용한 국방성 성명에 나오는, 군사분계선 지역에 전진 배치될 신형 군사장비는 전자전 대대에 조만간 배치될 최신형 극초단파무기(microwave weapon)인 것으로 생각된다. 극초단파 무기는 300메가헤르쯔(MHz)에서 300기가헤르쯔(GHz)에 이르는 강력한 극초단파를 발사하는데, 그런 극초단파를 맞은 사람은 신체기능이 마비되고 심한 통증을 느끼며 실신하게 된다.

예컨대, 2020년 8월 29일 중국인민해방군은 영토분쟁지역인 판공호수 남부 지역을 습격한 인디아군 특수부대 전투원 1,500명을 극초단파 무기로 간단히 제압해 버렸다. 극초단파 공격을 받은 인디아군 특수부대 전투원들은 심한 현기증을 느끼며 고꾸라져 구토하다가 15분 만에 모두 달아났다. 땡크, 자행포, 방사포, 장갑차, 전투함, 전투기, 무인기를 향해 극초단파 무기를 사용하면 그런 전투 장비들은 작동을 멈추게 된다.

2023년 12월 2일 북한 국방성 대변인이 담화를 발표했다. 담화는 미국 우주군사령부 관계자가 북한의 만리경-1호 정찰위성에 대한 공격을 시사하는 망발을 늘어놓은 것을 지적하면서, 북한군이 “미 정찰위성들의 생존력을 축소 및 제거해버리기 위한 자위권 차원의 대응성 행동 조치들을 고려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국 정찰위성들의 생존력을 축소하거나 제거해버리는 대응 행동 조치는 북한군 전자전 부대가 미국 정찰위성을 향해 극초단파 무기를 발사한다는 뜻이다. 합성개구레이더를 장착한 미국 정찰위성이 극초단파를 맞으면, 오작동이 일어나거나 작동이 정지된다.

북한 국방성이 신형 군사 장비를 군사분계선 지역에 전진 배치할 것이라고 언명한 것은, 북한군 전자전 대대에 최신형 극초단파 무기가 지급될 것임을 암시한 것으로 생각된다.

2) 최신형 전술핵미사일

김정은 총비서는 2023년 8월 11월 전술미사일 생산공장을 현지지도하면서 “공장에서 이미 계렬 생산되고 있는 전술미사일들을 기동성 있게 생산 보장하는 것과 함께 새로 개발되는 전술미사일들의 생산공정을 신속히 확립하기 위한 대책을 따라세우고 있다“고 높이 평가하였다.

북한의 언론매체에 실린 보도사진을 보면, 그날 김정은 총비서가 현지지도한 전술미사일 생산공장에서 두 종의 전술핵미사일이 생산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그것은 화성-11가형 전술핵미사일(남측에서는 이스깐제르형 미사일)과 화성-11나형 전술핵미사일(남측에서는 에이태큼스형 미사일)이다. 화성-11가형은 2019년부터 생산되었고, 화성-11나형은 2020년부터 생산되었다.

2022년 9월 5일 데일리 NK 보도기사를 보면, 화성-11가형 전술핵미사일, 화성-11나형 전술핵미사일, 600mm 전술핵방사포가 2022년 7월 전술핵전투단들에 배치되었음을 알 수 있다. 또한 2022년 10월 10일 북한의 언론보도를 보면, 화성-11가형 전술핵미사일, 화성-11나형 전술핵미사일, 600mm 전술핵방사포를 각각 장비한 전술핵전투단들이 “실전화된 군사훈련”을 집중적으로 실시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이런 사정을 살펴보면, 김정은 총비서가 2023년 8월 11일 전술미사일 생산공장 현지지도 중에 언급한 “새로 개발되는 전술미사일”은 화성-11가형이나 화성-11나형이 아니라, 아직 실전 배치되지 않은 최신형 전술핵미사일인 것이 분명하다.

북한 국방성이 군사분계선 지역에 신형 군사 장비를 전진 배치할 것이라고 밝힌 것은, 북한군 전술핵전투단에 조만간 최신형 전술핵미사일이 지급될 것임을 뜻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2023년 11월 27일 데일리 NK 보도에 의하면, 북한 국방성이 위의 성명을 발표한 2023년 11월 23일 오후 10시 북한군 총참모부는 전군에 긴급명령을 하달했다고 한다. 긴급명령이란 각급 전투부대 참모부 작전실을 갱도 안으로 옮기고, 군사 지휘관들이 갱도 안에서 24시간 생활하면서 비상 작전 지휘태세를 유지하는 것을 말한다.

보도에 의하면, 위에 인용한 긴급명령에는 “군사분계선 최전연지역 반항공부대들은 항시 장전 상태를 유지하고, 적들의 도발로 판단되는 정황이 발생하면 무조건 사격할 것”이라는 내용이 들어있다고 한다. 반항공부대만이 아니라 전술핵전투단도 즉응 발사 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가 한미연합군의 공격징후로 보이는 미세한 움직임이라도 나타나면 전술핵미사일과 전술핵방사포를 발사할 것이다.

2022년 10월 10일 북한의 언론매체들은 북한군 전술핵전투단들이 2023년 9월 29일부터 10월 9일까지 일곱 차례 진행한 전술핵타격훈련에 관해 보도했다. 보도에 의하면 “임의의 시각, 불의의 정황 하에서도 신속 정확한 작전 반응 능력과 핵정황 대응 태세를 고도로 견지”하는 전술핵전투단은 “목적하는 시간에, 목적하는 장소에서, 목적하는 대상들을 목적하는 만큼 타격 소멸할 수 있다”라는 것이다. 이런 맥락을 이해하면, 남북군사합의 효력을 중지시킨 윤석열의 전략적 과오가 얼마나 치명적인 위험을 초래하였는지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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