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군생활 37년의 시절 인연(時節因緣)
상태바
[기고] 군생활 37년의 시절 인연(時節因緣)
  • 김철홍 문화유산국민신탁 충청지방사무소 명예관장
  • 승인 2023.11.13 04:5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철홍 자유 기고가

종종 SNS로 소통하고 있는 우리나라 최초의 밀리언셀러 ‘인간시장’의 김홍신 작가가 고마움의 표시나 인사를 할 때 늘 언급하는 단어가 “시절인연(時節因緣)”이다. 처음에는 좀 낯설었지만, 지금은 자연스럽게 사용하게 되었고 2014년 개봉된 탕웨이 주연으로 아픈 상처가 있는 두 남녀의 시애틀 로맨스를 그린 중국 영화 ‘시절인연’ 중 ‘다시 사랑이 올 거란 생각도 못 해 봤죠’라는 명대사를 다시금 곱씹어 본다. 본래 ‘시절인연’이란 모든 사물의 현상은 시기가 되어야 일어난다는 불교 용어로 모든 인연의 시작과 끝은 때가 있고 자연스럽게 이루어지는 것으로 억지로 만들 수도 없고 아무리 거부해도 만날 수밖에 없는 인연이라고 생각한다.

이처럼 ‘시절인연’을 언급한 것은 최근 단행된 군 장성급 인사 중 ‘총장 삼총사’로 불리는 박안수 육군참모총장, 양용모 해군참모총장, 이영수 공군참모총장이 화제의 ‘시절인연 주인공‘이기에 때문이다. 똑같이 1986년 사관학교 생도로 군문(軍門)에 들어와 1990년 소위로 함께 임관했고, 군생활 37년 만에 같은 날 참모총장에 올랐고 충남 계룡대 같은 장소(연병장)에서 순차적으로 나란히 취임식을 갖는 등 윤석열 정부 2대 육군·해군·공군 신임 참모총장이 크게 화제가 되고 있다.

박인수 육군총장, 양용모 해군총장, 이용수 공군총장
박안수 육군총장, 양용모 해군총장, 이영수 공군총장

박안수 육군총장은 “평시 전쟁을 억제하고 유사시 적과 싸워 승리하는 것이 군의 본질적 존재 목적이며 현장의 임무와 특성에 부합하는 효율적이고 창의적인 훈련방법을 적용한 가운데 하나를 하더라도 동시에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 일행다득(一行多得)의 전략으로 지혜를 모아야 한다“며 ”전쟁 지속능력 향상 등 차별적 양병을 통해 적을 압도하는 육군으로 거듭나겠다“고 취임사에서 밝혔으며, 

역대 해군총장이 수상함 출신였던 것과 달리 잠수함 특기 최초의 총장인 양용모 대장은 “‘맡겨진 일은 무겁고 갈 길은 멀다’는 임중도원(任重道遠)의 마음으로 ‘필승해군’의 전통을 계승하면서 ‘필승해군 4.0’ 구현을 위한 하나의 목표를 높게 할 것”이라며 “강한 교육훈련 및 정신무장을 통해 전쟁에서 반드시 승리하고 일과 삶의 균형이 있는 해군문화 등 두 가지를 무겁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또한 이영수 공군총장은 “확고한 군사대비태세를 유지하는 가운데, ‘국민과 함께하는 강한 선진공군 건설’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해 적의 어떠한 도발에도 즉각 대응하고 압도적으로 응징해 ‘힘에 의한 평화’를 뒷받침해야 한다”며 “국방혁신 4.0'과 연계해 한국형 3축 체계 능력을 증강시키고 AI 유무인 복합 전투체계를 발전시켜 나가는 등 미래 전장을 주도할 강력한 항공우주력을 함께 건설하자”고 강조했다.

필자는 얼마 전 방송에서 본 전인범 전 특전사령관의 “부사관을 머슴 취급하면 머슴이 되지만 동료처럼 대우하면 전우가 될 것”이라는 리더십 발언에 전적으로 공감하면서 필자가 과거 육군 초급간부 시절 같이 근무했던 전우들과의 37년째 ‘시절인연’을 더욱 소중하게 생각하는 계기가 되어 한편으로 뿌듯함을 느꼈다.

최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팔레스타인 하마스의 이스라엘 침공 등 국가간의 갈등이 3차 세계대전의 전조현상이라는 전문가들의 우려도 있지만 현재 한반도의 안보 상황 역시 엄중한 만큼 우려 군은 모든 상황 대비 굳건한 안보태세 유지에 만전을 기하고 국민이 사랑하고 신뢰하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국군이 되기 위해 각고의 노력이 필요함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끝으로 금 번 삼군 참모총장 인사의 ‘시절인연’이 합동성 강화에 최적이라는 평가처럼 많은 국민의 응원과 더불어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축하와 박수를 보낸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