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여군, 오천결사대 충혼제 봉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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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군, 오천결사대 충혼제 봉행
  • 충청메시지 조성우
  • 승인 2023.10.04 0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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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여군(군수 박정현)은 3일 11시, 서동공원 충혼탑에서 부여군재향군인회 주관으로 백제의 5천결사대 충혼제를 봉행했다.

씻김무(충남국악단)

이날 충혼제는 제69회 대백제전를 맞이하여 1,363년 전 660년 7월 9일 백제의 운명이 걸린 황산벌(연산면 신양리)전투에 참전한 계백장군과 5천결사대의 충절을 기리기 위해 부여군충남국악단의 싯김무로 정화를 한 후 ▲제장도열 ▲제집사 봉제선언(황영석 재향군인회 이사) ▲씻김무(충남국악단) ▲초헌례(조영희 해병부회장) ▲독축(최정섭 옥산면재향군인회장) ▲아헌례(정한채 부여읍회장) ▲종헌례(이경열 부여군재향군인회 이사) ▲첨배 시접(집사 3인) ▲헌화분향(주요 기관장) ▲추도목상(참례자) ▲ 음복례(초헌관) ▲망료례(초헌관) ▲종제선언(집례) 순으로 진행했다.

 

오천결사대 충혼제 제문

2023년 제69회 세계대백제전에 즈음하여

신라 5만 대군의 침입을 받아

살신 보국의 높은 충절로 싸우시다

구국 충정의 한을 안고 승하하신

백제 의열 무명용사이신 오천 영위 전에

삼가 조촐한 제물을 진설하옵고

백제인 후예들의 정성을 모아

제례를 올리오니

불비함을 관용하시고 음향하시옵소서.

 

지금부터 1400여 년 전 이곳 부여는

백제의 왕도 사비성으로

123년간 찬란한 문물을 꽃피워 왔으며,

땅은 기름지고 백성은 온후하여

삼국 중 가장 평화롭고 살기 좋은

나라였습니다.

 

그러나 백제 건국기원 660년 의자왕 21년에

나당연합군 18만 대병의 침입을 받아

평화는 깨지고 사비성은 초토가 되어

백제 7백 년의 사직이 무너지니

어찌 가슴 찢어지는 슬픔이 아니리오.

 

그런 중에도 계백장군을 중심으로 한

오천 결사대는 구국 충정의 일념으로

황산벌에 나아가 신라 5만 대군과 맞서

싸워 4번을 이겼으나 중과부적이니

어찌 끝까지 버틸 수 있었으랴.

 

살신 보국의 굳은 정신도 5만 대군 앞에

무참하게 무너져 화살은 다하고 칼은 부러지고

용사들은 기진하여 마지막 붉은 피를

꽃잎처럼 황산벌에 뿌리며

최후의 한 사람까지 장렬하게 승화하니

오호통재라!

백제왕업이 여기에서 끝났도다.

 

나라가 한번 망하니 강토는 폐허가 되고

그 찬란하게 꽃피웠던 문물은 회진하니

자취 찾을 길 없으며

백성은 뿔뿔이 흩어지고

충신열사가 한번 죽고나니

그 모습 다시 볼 수 없음을

어찌 후세들은

또 다른 슬픔이 아니겠습니까.

 

 

그러나 당시 강토는 폐허가 되었어도

그 땅은 여기 있고

문물은 소진되었어도

그 장인의 슬기와 숨결을 오히려 느끼며

선인과 충신열사는 가고 없어도

숭고한 충절과 불굴의 호국정신이

백제인의 후예인 우리 가슴속에

뜨겁게 흐르고 있으니

이는 껍데기는 가고

그 혼은 아직도 살아있다 하겠습니다.

 

이제 오로지 구국일념으로 몸을 바치신

계백장군과 백제 무명 오천용사가

황산벌에서 승화한지 1400여 년이 지난 지금

백제인의 후예인 우리는

여기 오천결사대 충혼탑에 제단을 마련하고

당시 오천결사대의 장엄한 모습과

숭고한 구국충정을 되세기며

 

가신님의 영위 전에 엎드려 분향하옵나니

백제의열 오천 용사의 영혼이시여

백제 패망의 한을 씻으시고

오늘의 후예들이 그 거룩한 정신을 이어받아

예 백제의 찬란한 영화를 재현할 수 있도록

굽어 살피어 천만세를 빛나게 하여 주시옵소서.

 

2023년 10월 3일

부여군재향군인회 근고

 

황산벌에서 국가를 위해 장렬히 산화한 계백장군과 5천결사대의 충절을 기리고 무명 장졸들의 원혼을 달래기 위한 충혼제는 백제 병사의 호위를 받으며 장군복을 입은 헌관들이 제를 봉행한다는 점에서 차별화된 의례이다.

한편 5천결사대 충혼제는 1989년 제4대 충청남도의원을 역임했던 유재갑 당시 부여읍 번영회장이 사재를 털어 부여 오석산 정상에 ‘백제무명용사 오천결사대 충령제단’을 설치하고 부여읍 번영회 주관으로 제례를 지내면서 처음 시작됐다.

2002년 궁남지 서동공원 동쪽에 오천결사대 충혼탑이 건립되면서 제48회 백제문화제부터는 이곳에서 황산벌에서 국가를 위해 장렬히 산화한 계백장군과 5천결사대의 충절을 기리고 무명 장졸들의 원혼을 위로하는 충혼제를 봉행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

[충혼제 이모 저모]

 

집례(황영석 재향군인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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