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안 칼럼] 황태자에서 애물단지 계륵으로 전락한 한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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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안 칼럼] 황태자에서 애물단지 계륵으로 전락한 한동훈
  • 유영안 서울의소리 논설위원
  • 승인 2023.09.27 20: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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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출처=서울의소리
▲ 출처=서울의소리

이재명 대표의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가장 자주 거론되는 인물이 바로 한동훈 법무부 장관이다. 법무장관으로 사실상 검찰을 지휘한 한동훈이 이번 사태에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 한다는 여론이 보수층에서도 일고 있다. 윤석열 정권의 황태자로 통했던 한동훈이 인사 검증 실패와 이재명 제거에 실패함으로써 그의 사부로 통하는 윤석열도 몹시 속이 상했다는 후문이다.

이재명 대표의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한동훈은 “영장은 영장일 뿐이다.”라고 말했지만 속으론 엄청난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특수 전체를 동원해 370군데 압수수색까지 하며 탈탈 털었으나 증거 하나 나오지 않았고, 법원마저 확실한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을 기각해버렸으니 망신도 이런 망신이 없을 것이다.

한동훈 딴에는 구속 영장 기각이 무죄 선고인 것은 아니다, 란 논리를 펴며 또 다른 증거를 만들려 발버둥치겠지만 국회가 회기중이라 다시 체포동의안을 발의하기는 힘들 것이다. 설령 또 다시 체포동의안을 보낸다고 해도 민주당 수박들이 다시 가결에 표를 던질지 의문이다.

검찰은 조직의 명운을 걸고 이재명을 구속시키려 했다. 그것은 윗선의 명령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법원이 이를 기각해버림으로써 정적 제거 수사라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되었고, 사실상 수사를 총지휘한 한동훈은 사퇴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다.

검찰이 특수부 검사 60명과 수사관 수백 명을 동원하고도 이렇다 할 증거 하나 찾지 못했다는 것은 애초부터 이재명 대표가 어떤 돈도 받지 않았다는 것을 방증하고도 남는다. 그러나 검찰은 이재명 대표를 여섯 번이나 소환하며 망신을 주었다.

애초부터 검찰의 목적은 총선 때까지 이재명을 소환하여 망신을 줘 민주당을 분열시키고 총선에서 승리하는 것이었지만 그 계획에 차질이 생겨 버린 것이다. 따라서 이 사건은 수사권 남용의 대표적인 사례로 기록될 것이다. 검찰을 사유화한 윤석열 정권의 민낯이 그대로 드러난 것이다.

한동훈은 무리한 수사라는 여론이 일자 “구속영장 결정은 범죄 수사 중간 과정, 영장기각이 죄 없다는 판단 아니다, 수사는 책임 질 사람 책임지게 하는 것, 수사에 동력 필요 없어…시스템이 동력”이라고 둘러댔지만 비겁한 변명으로 들린다.

만약 법원이 구속영장을 받아들였으면 한동훈은 “당연한 귀결, 법원도 범죄가 소명되었다고 본 것, 증거 인멸 염려를 인정한 것이다.”라고 기자들에게 자랑스럽게 말했을 것이다. 그 모든 것이 마치 자신공의 공이라도 되는 것처럼 ‘깐죽’대며 말이다.

한동훈은 "체포동의안 설명 때도 말씀드렸듯이 관련 사안으로 21명이 구속됐다. 무리한 수사라는 말에 동의하시는 국민들이 얼마나 계실지 모르겠다"라고 말했지만 정작 가장 핵심 인물인 이재명을 못 잡아들여 속이 탔을 것이다. 이미 기소된 사람들과 거래하여 이재명의 증거를 만들려던 검찰의 계획은 완전 실패했다. 그건 한명숙 총리 때나 쓰는 수법인 것이다.

한동훈은 법원이 영장 기각사유를 설명하면서 이화영 전 경기도 평화부지사의 진술에 의구심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 "법무부장관이 영장판사의 세부판단 내용에 대해 평가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라고 했지만, 평소 모든 것에 따따부따 깐죽대던 그의 성격으로 봐 비겁한 변명에 지나지 않는다.

유창훈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새벽 "피의자의 방어권 보장 필요성 정도와 증거인멸 염려의 정도 등을 종합하면, 피의자에 대해 불구속수사의 원칙을 배제할 정도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이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이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유창훈 판사의 말인즉 정황만 늘어놓았을 뿐 범죄를 입증할 증거가 하나도 없다는 뜻이다. 검찰이 구속 사유서만 수백 장 쓴 것을 봐도 확실한 증거가 없다는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확실한 증거가 있다면 구속 사유서거 그렇게 길어질 필요가 없는 것이다. 원래 거짓말을 하는 사람이 말도 길어지는 법이다.

입증은 커녕 소명도 되지 않은 구속 사유서를 길게 써 판사를 혼란스럽게 하려던 검찰의 꼼수는 자기들 스스로 생각해도 부끄러웠을 것이다. 검찰은 이화영 녹취록을 제시해 증거인멸을 강조했으나 유창훈 판사는 “현재까지 확보된 인적, 물적 자료에 비추어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보기는 어렵다. 공적 감시와 비판의 대상인 점 등을 감안할 때, 증거인멸의 염려가 있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라고 일갈했다.

검찰은 ‘수사는 필요 최소한의 범위에 그쳐야 한다’는 형사소송법상 원칙을 스스로 어겼다. 구속이 즉 수사 성공이라 인식하는 검찰의 낡은 태도는 이제 버려야 한다. 우리 형사소송법은 불구속이 원칙이고, 무죄추정의 원칙이 존재한다.

 

개딸 핑계댄 국힘당

내심 이재명 대표가 구속되길 바랐던 국힘당은 막상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사법부가 개딸에게 굴복당했다.”라는 엉뚱한 논평을 냈다. 자신들이 잘못되면 남탓하는 데는 도가 튼 당이다. 이재명 대표 불구속에 탄원서를 낸 90만 명이 모두 개딸이란 말인가?

구속영장이 기각되자 이원석 검찰총장은“사법은 정치적 문제로 변질돼서도 안 되고 정치적 문제로 변질될 수도 없고 변질되지도 않는다. 국민들께서 차분하게 지켜봐 주시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 것이다.”라고 말했지만, 애초부터 이 사건을 정치적으로 몰고 간 곳은 바로 검찰이다.

이번 영장실질심사 때 검사가 제출한 의견서 분량도 이례적으로 긴 1500쪽이었다. 한동훈은 9월21일 이 대표 체포동의안 국회 본회의 표결에 앞서 사상 최장인 30분가량 이 대표의 혐의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그런데도 구속영장이 가각되자 속으론 엄청난 충격을 받았을 것이다.

 

검찰 영장 재청구 못할 것

이재명 대표를 구속시켜 추석 밥상에 올려 놓으려던 검찰의 음모는 처참하게 실패로 끝났다. 오히려 추석 밥상에는 다음과 같은 말들이 안주처럼 올려질 것이다.

“2년 넘게 370군데를 압수수색하고도 구체적 증거가 안 나온 걸 보니 이재명이 돈 안 받은 것은 분명해 보여.”

“우리가 그동안 이재명을 너무 의심했어.”

“한동훈이 국회에 나와 깐죽대더니 망신만 당했군.”

“덕분에 민주당이 결집하고 입당 러시가 이루어지고 있다더군.”

“용와대 표정이 궁금하구만.”

“윤석열 정권이 붕괴되고 있다는 신호여.”

 

한동훈 사퇴 외친 박지원, 송영길

박지원 전 국정원장은 “이렇게 야당을 탄압하고 준동을 한 한 장관은 여기에 대한 책임을 지고 스스로 사퇴하든, 윤석열 대통령이 해임시키든, 안 그러면 국회에서 탄핵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박지원은 이어서 "제1야당 대표를 이렇게 산산이 난도질을 할 수 있는가"라며 "한 장관이 국회에서 제안 설명하는 것을 보라. 얼마나 날뛰었는가. 여기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라고 성토했다.

송영길 전 대표도 오마이 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분을 참지 못하며 윤석열 검찰공화국의 말로가 보인다고 성토했다. 이제 연말에 김건희 주가조작 특검, 50억 클럽 특검이 발의되면 볼 만할 것이다. 독안에 든 쥐는 바로 윤석열 정권과 국힘당이다. 친일매국정권의 말로는 탄핵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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