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택 칼럼] “교사들을 거리로 내몬 교육인적자원부” 그리고 교육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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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택 칼럼] “교사들을 거리로 내몬 교육인적자원부” 그리고 교육부
  • 김용택 이사장
  • 승인 2023.09.21 09: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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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역사를 반복하는 우매한 정부
김용택 이사장
김용택 이사장

“역사는 반복된다” 서양의 속담·격언 중 하나다. 역사가 반복된다는 것은 당연한 말일까? "역사는 진전해야 하는데 잘못된 역사가 반복되고 있다"는 것은 우매한 일이다. 글짜 몇자만 다를 뿐 같은 22년이 전의 역사가 Al시대 고스란히 재생 반복되고 있다면 믿어지겠는가? 사람도 정책도 그대로 거짓말을 국민들에게 믿으라고 강요한 정부는 우매한 정부다.

“교사들을 거리로 내몬 교육인적자원부”

필자가 2021년 10월27일 오마이뉴스에 썼던 글이다. 2023년 7월 18일에 교내 교보재 준비실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서이초교사 사건이후 거리로 나선 교사들의 기사 제목이 아니다. 교육없는 교육현장에 분노해 길거리로 뛰쳐나와 ‘교육시장화정책’을 저지하겠다고 나선 교사들의 얘기다. “미련한 자는 “개가 토한 것을 다시 먹고 돼지가 몸을 씻고도 다시 진탕에 뒹군다”는 성서 말씀처럼 실패가 검증된 정책을 반복하는 정부는 미련한 정부다.

정확히 22년 전 얘기다. 그 때는 전교조 교사들이 집단 연가를 내고 여의도 광장에 모여 ‘교원들의 성과상여금제 및 자립형 사립고, 7차교육과정 등 교육시장화정책저지와 교육재정확보를 위해 철야 농성에 들어갔지만, 지금은 전교조 교사들이 아닌 교사노 소속교사와 서이초교사의 죽음에 분노한 일반 교사들이 ’교권회복‘과 공교육정상화를 주장하는 것이 다르다면 다르다.

필자는 그때 “음식을 무조건 많이 먹는다고 건강에 도움이 되는 것이 아니다. 상한 음식도 있고 유효기간이 지난 음식도 있다. 마찬가지로 교실에서 교사가 무조건 아무 지식이나 많이 암기시키는 것이 옳은 교육이 아니다. 경쟁력이라는 이름으로 80%는 팽개치고 20%만 가르치라는 신자유주의 교육정책으로는 교육다운 교육을 할 수 없다. 만신창이 된 실업교육을 비롯한 교실붕괴, 학부모들의 사교유비 부담, 교육기회의 불평등, 대학교육의 질 저하문제 등 우리 교육이 안고 있는 문제는 한두 가지지가 아니다.”라고 썼다.

전교조 관련으로 해직되기 전인 2001년 전교조관련으로 해직됐다 복직한 후 현직교사가 오마이뉴스 시민기자로 가입해 학생들에게 거짓을 머리 속에 구겨 넣는 반교육을 보다 못해 쓴 글이다. “철학도 신념도 없는 교육정책에 무조건 순종만 하는 것이 옳은 일일 수 없다. 교육정책은 교육부의 고유한 권한이기 때문에 교사들이 의견을 개진하거나 비판할 수 없다는 것은 독선이다.”라고 질타했다.

전교조교사들은 인내심을 가지고 교육부와 협상을 시도해왔지만 더 이상의 인내는 아이들 앞에 부끄러운 교사로 남을 수밖에 없다는 판단에서 교육인적자원부가 불법이라는 ’연가투쟁‘에 나선 것이다. 당시 전교조 교사들은 더 이상 교육부의 시행착오를 방관한다는 것은 자기기만(欺瞞)에 다름 아니다. 교사는 '교육부가 시키면 시키는 대로 가르치면 된다'는 맹목적인 복종을 더 이상 수용할 수 없다는 것이 전교조 교사들의 판단이 그들을 길거리로 내 몬 것이다. 22년 전과 지금이 무엇이 다른가?

교사들이 왜 교육부의 정책에 항변하는가? 교육을 관장하는 정부의 부서 이름이 교육부가 아니라 학생을 행복하게 만드는 교육부가 아니라 식자재처럼 자원을 만들겠다고 ’교육인적부‘로 바꾸고 학생을 수요자로 교사를 공급자라고 교육과정을 ‘수요자중심의 교육’으로 바꿨다. 교육지식 판매상이 된 선생님들... 이런 현실을 ‘교과서의 지식만 주입하면 훌륭한 교사인가? 시비를 가리고 선악을 분별할 수 있는 사람으로 길러내지 못하는 교사들이 우리는 지식판매원이 아니라는게 지탄받고 길거리로 쫓겨나야 하는가?

그때 필자가 주장했던 글은 “교사들을 거리로 내몬 책임은 전적으로 교육부에 있다. 분명한 사실은 교사들은 개인의 이익을 위해서 거리에 나선 것이 아니다. 실정법운운하며 집회에 참가한 교사들 징계문제를 거론할 여력이 있으면, 위기의 교육을 살릴 정책대안부터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잘못된 역사를 반복하는 정책을 “개가 토한 것을 다시 먹고 돼지가 몸을 씻고도 다시 진탕에 뒹군다”는 성서의 말씀과 무엇이 다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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