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용택 칼럼] ‘휴전협정 70주년’ 왜 평화협정 맺지 못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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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택 칼럼] ‘휴전협정 70주년’ 왜 평화협정 맺지 못하나
  • 김용택 이사장
  • 승인 2023.07.27 07: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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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년전 7월 27일은 정전이 아닌 휴전(‘Armistice’)
김용택 이사장
김용택 이사장

한반도에서 일어난 전쟁은 70년이 지난 지금도 끝나지 않았다. 세계에서 최장기간 휴전을 하고 있는 나라. 전쟁영화니 에니메이션을 보고 자란 세대들은 1950~1953년 3년간 한반도에서 일어났던 전쟁이 휴전인지 정전인지조차 알지 못한다.

한반도에서 일어났던 전쟁은 끝난 것이 아니라 70년동안 쉬고(휴전, ‘Armistice’)있는 중이다. 7월 27일. 오늘은 6·25전쟁 휴전협정을 맺은지 70주년이 되는 날이다.

대한민국에서 통일에 대한 얘기를 꺼내면 오금이 저려온다. 자칫 국가보안법 제 7조 ‘이적 찬양고무죄’에 걸려들지 않을까 하는 불안 때문이다.

나라의 주인이 국민인데 왜 주인은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자는 주장이나 통일에 대한 주장을 당당하게 하지 못할까? 한반도에서 분단이 지속되는 이유는 통일상태보다 분단상태가 더 유리한 세력이 평화협정이나 통일의 열쇠를 쥐고 있기 때문이다. 70년전 7월 27일은 정전이 아닌 휴전(‘Armistice’)

 

<6·25전쟁 참상 어느 정도인가>

한국군(경찰 포함) 63만 명, 유엔군 15만 명을 포함 78만 명이 전사·전상·실종되었고, 북한군 80만 명, 중공군 123만 명 등 무려 203만 명이 생명을 앗아간 전쟁,... 가옥이나 농지, 공장... 은 덮어두더라도 군인피해만 무려 281만 명이 사망한 전쟁. 당시 남북한 합쳐 인구는 3천만 명 수준이었다. 한반도 전체인구의 10%가 사망한 전쟁. 70주년을 맞는 지금 또다시 전쟁의 먹구름이 몰려오고 있다.

이재민 370만 명, 전쟁미망인 30만 명, 전쟁고아 10만 명, 이산가족 1,000만 명... 이 밖에 남북한 지역은 전 국토가 초토화되었고 관련국들이 쏟아부은 전쟁 비용만 해도 천문학적인 수준이다. 북한 지역에서도 36만 6,840ha의 농지가 손상되었으며, 60만 채의 민가와 5,000개의 학교 및 1,000개의 병원이 파괴되었다. 남한 지역에서는 약 900개의 공장이 파괴되었으며, 약 60만 채의 가옥이 파손되었다.

 

<6·25전쟁은 동족상잔이 아니다>

1950년 6월 25일 시작된 한반도에서의 전쟁은 1953년 7월 27일 3년 1개월 2일, 1,129일 동안 한반도가 초토화된 전쟁이다. 만약 당시 핵발전소가 있었다면 한반도는 영구불모지가 됐을 것이다. 6·25전쟁을 동족상잔이라고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지만 휴전협정문을 보면 김일성 최고사령관, 펑더화이 사령관, 마크 클라크 미 육군 대장이 서명했을 뿐 대한민국의 이승만 대통령은 서명은 협정문에는 없다.

그렇다면 우리 국민들이 알고 있는 6·25전쟁은 동족상잔이 아니라 조선인민군 대 미군간의 전쟁이었다는 말이 아닌가? 현장언론 민플러스 강호석 기자는 <7.27 정전협정, 다시 보고 알게 된 진실>이라는 글에서 “이승만 대통령이 개전 3일 만에 한강 다리를 폭파하고 저만 살겠다고 도망갔다.

이때 한국군의 지휘권을 미군 사령관 맥아더에게 편지 한 장으로 넘겨주었다. 지휘한 군대가 없으니, 정전협정문에 사인할 자리가 없는 것은 어쩌면 당연할지 모른다. 결국 6·25전쟁은 미국이 국제연합군을 데리고 한반도에서 조선인민군을 상대로 벌인 전쟁이 되고 말았다.”고 분석했다.

전쟁을 멈춘다는 것은 종전이어야 하지만 한반도에서 벌어진 6·25전쟁은 종전(終戰)이 아닌 휴전(休戰)이다. '휴전'은 국제법상 여전히 전쟁 상태를 의미하지만, 당사국 간의 협상을 통해 전투를 잠시 멈춘 상태를 말한다.

휴전(休戰)과 정전(停戰)은 다르다. 행정안전부 산하 국가기록원은 “‘정전(停戰)’은 휴전의 전제로서 짧은 기간의 적대 행위 중단을 의미하는 반면 ‘휴전(休戰)’은 전쟁의 중단을 의미하지만 전쟁원인의 해결에 합의하지 않은 채 전쟁을 종료한다는 뜻이라고 해석했다. 협정문 원문을 보면 ‘Armistice’ 휴전(休戰)이라고 명시하고 있는 반면, 한국어 번역본에는 ‘정전停戰)’이라고 했다.

 

<맥아더와 백선엽이 영웅인가>

국가보훈처와 한미연합군사령부가 정전협정 및 한미동맹 70주년을 기념해 6·25전쟁 한미 참전용사 '10대 영웅'으로 선정했다. 국가보훈처가 어떤 기준에서 맥아더를 영웅으로 선정했는지 모르지만 38도선에 의한 국토분단을 집행하고 포고문 제 1호에서 “나의 지휘하에 있는 승리에 빛나는 군대는 금일 북위 38도 이남의 조선영토를 점령한다”고 했던 인물이 맥아더가 아닌가?

또 한 사람 백선엽...! 백선엽을 두고 사가(史家)들의 평가는 극과 극이다. 그는 만주국 중위로 일제 패망 전까지 동북항일연군과 팔로군을 대상으로 108차례 토공 작전을 벌여 살해된 항일 무장세력과 민간인은 172명에 달한다.

2009년 정부 친일반민족행위 진상규명위원회로부터 ‘친일반민족행위자’로 지목되기도 했다. 이런 맥아더와 백선엽을 국가가 저지른 폭력의 시비를 가려내 그들의 피해를 보상하고 정의를 세우는 국가보헌부가 영웅으로 선정, 대접해야 하는가?

<정전협정을 왜 평화협정으로 못 바꾸나>

종전(終戰)도 아닌 휴전(休戰) 70년, 그것도 세계 최강의 군사력을 보유한 미국과 군사력 6위의 대한민국이 핵을 가진 북한과의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대립과 긴장이 38선을 두고 70년 동안 계속되고 있다. 지금 미국 조셉 바이든 대통령이 한미동맹 70주년을 맞아 대한민국 대통령을 국빈으로 초대 △연합방위태세 및 확장억제, △미래 첨단기술 및 경제안보, △문화·인적 교류, 지역 및 국제적 도전과제 등에 대한 협력방안을 논의 중이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윤석열 대통령이 미국을 기쁘게 하려고 역사를 무시하고 일본에 무릎을 꿇었다"는 제목의 논평을 내고 "친미 외교는 한반도에 큰 위험을 가져올 뿐"이라며 "한국은 미국이 다른 나라를 공격하는 총알이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유명 국수주의 논객 후시진 환구시보 전 편집인은 '미국에 노비처럼 무릎을 꿇었다'고 했다. 중국이 한미일 안보협력에 이렇게 민감한 반응을 보이는 이유가 무엇일까?

대한민국은 1966년 미군 주둔의 법적 근거인 「주한미군지위협정(SOFA)」 과 「한미방위비분담특별협정」으로 ‘미국의 허락 없이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나라’가 됐다. 국가의 원수이며, 외국에 대하여 국가를 대표하는 대통령은 헌법을 준수하고 조국의 평화적 통일을 위한 성실한 의무를 이행하겠다고 국민 앞에 선서한 사람이다.

미국은 윤석열을 초대한 것이 아니라 대한민국 대통령을 초대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국빈 초대에 감읍할 것이 아니라 휴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고 통일을 앞당기기 위한 미국의 협조를 논의해야 할 자리를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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