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안 칼럼] 국힘당 내부도 총선 참패할까 노심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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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안 칼럼] 국힘당 내부도 총선 참패할까 노심초사
  • 유영안 서울의소리 논설위원
  • 승인 2023.07.13 0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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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힘당이 궁지에 몰렸다. 그동안 “이재명 사법 리스크” 운운하며 총공세를 폈던 국힘당이 이른바 ‘쥴리 로드 게이트’로 야당의 공세를 받고 있다. 국힘당은 ‘피장파장 논리’로 물타기를 시도하고 있지만, 이를 바라보는 국민들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국민들이 더 화가 난 것은 의혹이 터지자 국힘당이 나서 말도 안 되는 소리로 김건희 쉴드를 쳐주고 있기 때문이다. 김건희 리스크는 이번뿐만 아니라 그 전에도 이미 불거져 있었다. 즉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이었던 셈이다.

 

오류로 범벅이 된 국힘당의 주장

이번 사건의 본질은 누가, 왜 예비 타당성 조사가 끝난 고속도로 노선을 강상면으로 변경하게 했는가이다. 그러나 국힘당은 이 본질은 회피하고 민주당 아무개도 거기에 땅이 있다며 물타기를 하고 있다. 이를 논리학에서는 ‘논점 일탈 오류’ 혹은 ‘피장파장 오류’라고 한다.

학생 : 대통령님은 어릴 때 무슨 꿈을 꾸셨어요?

대통령 : 난 잠을 깊이 안 자기 때문에 꿈을 안 꾼다.

학생은 대통령이 되기 위해 어떤 꿈을 꾸었느냐고 질문했는데, 대통령은 이를 잠잘 때 꾼 ‘꿈’으로 해석해 대답했다.

기자 : 혹시 특혜로 유방암 수술 받았습니까?

여성 후보 : 의원님에게 전립선암 수술했냐고 물으면 기분이 좋겠어요?

 

논점일탈 오류

기자는 국회의원 선거에 나올 여성 후보에게 제기된 유방암 수술 특혜를 물었는데, 여성 후보는 엉뚱하게 기자에게 전립선암 수술로 역공했다. 이와 같이 질문의 핵심과는 전혀 맞지 않은 엉뚱한 말로 상대의 공격을 회피하는 것을 논리학에서는 ‘논점일탈오류’라고 한다.

“민주당 정봉균 전 양평 군수도 양서면에 땅이 있다.”

“김부경 전 총리도 거기에 땅이 있다.”

위의 말은 국힘당이 최근 주장한 것들이다. 그러나 민주당 소속 정봉균 전 양평 군수는 조상이 400년 동안 양평에서 살았고, 자신도 40년 넘게 양평에서 살았다. 따라서 당연히 조상들이 물려준 땅이 있었을 것이다.

 

피장파장 오류

더구나 정봉균 전 양평 군수가 소유하고 있는 땅은 도로와 멀고 큰산을 하나 넘어 가격도 싸다. 하지만 국힘당은 이를 알고도 마치 정봉균 전 군수가 일확천금을 노리고 거기에 땅을 사둔 것처럼 왜곡했다.

김부겸 전 총리가 양서면에 사둔 땅은 약 189평으로 나중에 전원주택용으로 쓸 목적이었다고 한다. 일국의 총리가 189평 정도의 땅값을 높이기 위해 고속도로를 그쪽으로 나게 했겠는가?

조선일보는 “서울~양평 고속도로 대안 노선(강상면 종점)은 문재인 정부가 선정한 민간 업체가 두 달간 타당성 조사를 벌여 제시한 안(案)으로 10일 드러났다.”라고 또 물타기를 했는데, 본질은 어디에서 타당성 조사를 했느냐가 아니라, 누가 노선을 변경하게 했는가이다.

이와 같이 “너도 그랬지?” 식으로 공격하는 것을 논리학에서는 ‘피장파장의 오류“라고 한다. 본질과는 상관없는 것을 공격해 당신들도 똑 같은 인간임을 강조해 위기에서 벗어나 보고자 하는 꼼수다.

 

정권 바뀌자 국토부가 먼저 노선 변경 양평군에 제안

지금까지 보도된 것을 고려하면 서울-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은 다음과 같은 순서로 이루어졌다.

(1) 2017년 예비타당성 조사 결과 양서면으로 고속도로를 낸 것으로 결정되었고, 주민들도 모두 그렇게 알고 있었다.

(2) 2022년 7월 윤석열 정권이 들어서고, 양평 군수가 민주당 소속에서 국힘당 소속으로 바뀌었다.

(3) 국토부가 양평군에 고속도로 노선 변경에 대한 제안서를 보낸다.

(4) 양평군이 8일 만에 3개의 안을 만들어 국토부로 보낸다.

(5) 국토부가 3개의 안 중 강상면으로 노선을 변경해 고지한다.

(6) 강산면에 김건희 일가 소유 땅이 22필지(약 1만평)가 있음이 확인되어 논란이 인다.

(7) 원희룡 국토부 장관이 국힘당과 당정 협의회를 갖고 갑자기 사업 백지화를 선언한다.

(8) 민주당이 총공세를 펴자 국힘당이 물타기 작전에 돌입, 양평 군민을 둘로 쪼개 서로 갈등하게 한다.

(9) 국힘당이 “민주당이 사과하면 재추진할 수 있다.”라고 뒷발을 뺀다.

(10) 원희룡이 윤석열을 따라 관계도 없는 나토회의에 참석한다.

애초의 목적에 벗어난 노선 변경

애초에 서울-양평 고속도로는 유명한 관광지인 ‘두물머리’로 가는 차량이 너무 많아 이곳의 교통혼잡을 해소하기 위해 계획되었다. 그러나 노선이 강상면으로 바뀌자 돈도 1000~1500억 가량 더 들어가고, 애초의 목적인 ‘두물머리’ 교통혼잡도 해결할 수 없게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가, 왜 고속도로 노선을 양서면에서 강상면으로 바꾸었느냐 하는 것이 이 사건의 본질이고 핵심이다. 그런데도 국힘당은 온갖 물타기와 가짜뉴스로 위기에서 벗어나고자 발버둥을 치고 있다. 이번 사건이 내년 총선 때 최대 이슈로 부각될 것이 두려운 것이다.

국힘당이 주장하는 강하IC 설치는 원안에도 있었고, 꼭 도로가 강상면으로 이어져야 설치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민간 업자들의 보고서나 그동안 정부가 발표한 보고서에도 강하IC는 일부 주민들의 요구일 뿐, 이것 자체가 노선 변경의 조건은 아니었던 것이다.

민주당 진상규명TF 단장인 강득구 의원은 “우리가 파악하기로는 그간 군수가 여러 번 바뀌었어도 원안인 양서면 종점에 대한 입장은 한 번도 바뀐 적이 없었다”며 국힘당의 주장을 일축했다.

 

백지화한다고 해놓고 국토부 현안 TF 구성

한편 원희룡이 사업 자체를 백지화한다고 했는데도 국토부는 주요 간부 20명으로 TF를 구성했는데, 아마도 야당의 공격을 막으려는 꼼수로 보인다. 이 역시 원희룡이 지시했을 텐데, 이는 국토부 공무원들을 사유화한 것으로 비판 받아 마땅하다.

민주당은 이에 대해 "국토부는 공무원 조직이지 원희룡 사조직이나 국민의힘 전담 하부조직이 아니다"고 맹폭했다. 민주당은 "예비타당성 조사까지 마친 종점이 윤석열 정권이 들어선 뒤 바뀐 것이 사안의 본질"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민주당은 "민주당이 양평군수로 있던 시절부터 줄곧 양평군 IC 설치를 요구했다"며 "지난해 전진선(국힘당 소속) 양평군수가 국토부에 대안1로 제시한 노선도 우리 당이 요구한 안과 거의 같다"라고 주장했다. 국토부는 민주당이 요구한 자료를 제공하지 않아 의혹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그야말로 안하무인 정권이라 하겠다.

 

국힘당 내부도 부글부글

원희룡이 김건희 일가의 땅 소유 사실을 지난달 29일 처음 인지했다고 밝힌 것을 두고서도 민주당은 지난해 10월 한준호 의원이 국정 감사에서 약 9분 동안 원희룡 장관에게 관련 질문을 했다며 거짓해명이라고 일축했다.

오죽했으면 국힘당 내에서도 “국민들에게 오해를 살 만한 일을 하지 말아야 한다”는 지적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겠는가. 홍준표 대구시장도 “원 장관의 고육지계를 모르는 바 아니지만 이때 유의해야 할 고사성어가 있다”며 “이하부정관(李下不整冠)이다.”라고 일갈했다. 오얏나무 아래서 갓을 고쳐 쓰지 말라, 즉 남에게 오해받을 만한 행동을 하지 말라는 충고다.

총선이 다가올수록 국힘당 수도권 출마자들은 초조해질 것이다. 반란이 일어날지도 모른다는 말이 그래서 나오고 있다. 김건희가 존재하는 한 국힘당도 무사하지 못할 것이다. 진짜 리스크는 바로 ‘김건희 리스크’다. 국민들은 결코 바보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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