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봄 칼럼] 문재인 대통령이 가야 할 곳은 G7이 아니라 삐라 살포 현장이다
상태바
[김봄 칼럼] 문재인 대통령이 가야 할 곳은 G7이 아니라 삐라 살포 현장이다
  • 자주시보 김봄
  • 승인 2020.06.17 00:1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 트럼프가 G7 회의에 문재인 대통령을 초대했다.

이번 G7 회의는 미국이 주도해 중국을 규탄하는 목소리를 모으는 회의가 될 것이라고 한다. 따라서 미국의 초대는 문재인 대통령에게 중국과의 정치 전쟁에 동참할 것을 요구한 것으로 봐야 한다. 

중국과 경제적으로 밀접한 관계에 있는 한국 입장에서는 매우 난감한 요구다. 그런데 청와대는 ‘한국의 위상이 올라가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며 덥석 물었다. 미국의 요구라면 중국의 보복쯤은 감수하겠다는 것인지 의아하다. 

친정부 인사인 최배근 교수도 트럼프 초청에 응해야 한다며 코로나19 상황을 극복한 K방역의 모범국으로서 국제적으로 위상이 높아진 조건에서 국제무대에 진출해 중국과 미국 사이에서 줄타기하며 몸값을 올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또 통일은 국제적 지지가 없이는 어렵기 때문에 이 자리에서 통일문제를 허락받을 수 있을 거라고 발언했다. 앞의 두 가지도 문제지만 가장 큰 문제는 마지막 ‘통일 허락’이다.

문재인 정부가 그동안 되풀이해온 ‘북미관계 풀려야 남북관계’ 주장이나 미국 ‘승인’과 ‘허락’이 없이는 한발도 전진하지 못하는 모습과 일맥상통한다.

 

◆ 100년 전에도 이런 일이 있었다.

3.1운동의 전 민족적 항쟁이 있고 난 후 그 벅찬 열기를 뒤이어 우리 민족의 힘으로 독립을 쟁취할 대신, 강대국들의 뒤꽁무니를 따라다니며 ‘외교’라는 걸 해서 독립을 얻어 보겠다던 사람들이 있었다.

 촛불항쟁으로 탄생한 정권이 그 열기를 뒤이어 적폐들을 완전히 제압하고 사사건건 간섭하는 미국과 적반하장으로 덤벼드는 일본을 박살 내고 자주를 쟁취할 대신 미국이 걸어준 개목걸이에 좋구나 하며 국제회의에 나가보려는 모양이 그때보다 더한 것 같다.

 

◆ 100년 전의 결과는 어떠했던가.

국제회의장에서 배를 갈라 조선 사람의 기개를 보여줬지만, 강대국들의 외교 인사들은 먼 산 바라보며 외면했다. 자기 집에서 해결 못 한 자주 문제를 밖에 나간다고 해결할 리는 만무하다.

게다가 한반도는 지금 일촉즉발의 상황이다. 파주에서 전쟁이 시작되었다. 평화 상태라고 하더라도 상대를 자극하는 삐라를 살포하는 것은 심리전의 시작이자 선전포고나 다름없을 것인데, 하물며 전쟁이 잠깐 멈춰있는 정전상태인 한반도 상황에서 삐라 살포는 전쟁을 시작했다고 봐야 할 것이다.

 

◆ 그 행위도 문제지만 내용은 더 문제다.

차마 입에 담지도 못할 내용이며 북에서 가장 예민해 하는 ‘최고 존엄’을 모독한 내용이다. 그토록 상대방에 대한 ‘예의’를 강조하는 문재인 대통령이 왜 평화의 상대방, 통일의 동반자인 북에 대해서는 이토록 몰염치한지 모를 일이다.

4.27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를 했음에도 1년 반이 넘도록 아직 변변한 대책도 못 세우고 북에서 문제 제기를 해서야 법을 마련한다, 탈북자 단체를 고발한다고 하며 뒷북을 쳐대는 이유가 무엇인지도 참으로 답답하다.

혹시 대북 삐라의 돈줄이 미 국무부여서 이것도 ‘승인’과 마찬가지로 거스를 수 없다고 보는 것인가?

 

◆ 그렇다면 정말 큰 일이다.

이것은 오늘 전쟁이 일어나는데도 미국이 승인한 전쟁이면 어쩔 수 없다는 것이며 ‘승인’ 없이는 전쟁을 막지 못하겠다는 것이다.

반북단체가 다음 삐라 살포를 6월 25일에 하겠다고 한다. 날도 참 잘도 잡았다. 이대로 간다면 그날 포탄을 보게 될 것 같다. 그러면 그야말로 전면전이고 핵전쟁이다.

코로나19 사망자가 270여 명인데 만약 지금 전쟁이 일어난다면 사망자가 수백만, 수천만이 되지 말라는 법이 없다.

코로나19 잘 관리하는 것보다 평화를 잘 관리하는 것이 천 배, 만 배는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대통령이라면 이 땅 국민들의 목숨을 송두리째 앗아갈 전쟁을 막을 의무가 있으며 이것을 막아내지 못하고 사람 좋은 웃음이나 짓고 앉아 있다면 역사는 두고두고 문재인 대통령을 욕할 것이다.

 

◆ 그러니 문재인 대통령이 직접 나서야 한다.

당장 파주로 달려가 우선 북에 4.27 선언을 지키지 못한 것에 사과하고, 파주를 비롯해 접경 지역 주민들을 안심시키고, 국민들을 향해서도 평화 관리를 못 한 점에 대해 용서를 구해야 한다.

이 정도 결심은 미국의 ‘승인’ 없이도 할 수 있지 않은가? 한 학자가 정부를 향해 ‘지금 필요한 건 아이디어가 아니라 용기’라고 했는데 참으로 적절한 주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미국 눈치를 보면서 이것저것 되지도 않는 ‘아이디어’를 만들지 말고 미국에 맞설 ‘용기’를 내야 한다.

 

◆ 그 용기의 출발점이 바로 전쟁을 부르는 삐라 처리 문제다.

문재인 대통령은 G7 회의장에 갈 것이 아니라 파주로 가야 한다. 파주로 간 다음에는 곧장 성주로 가야 한다. 외국에 옷 갈아입으러 다니던 박근혜 뒤를 이어서야 되겠는가.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