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종상 칼럼] 미국의 대 유럽 봉쇄 조치 속에서 더욱 빛나는 한국의 방역 조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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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종상 칼럼] 미국의 대 유럽 봉쇄 조치 속에서 더욱 빛나는 한국의 방역 조치
  • 시애틀에서 권종상
  • 승인 2020.03.15 2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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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갈데까지 가는구나.’

이런 생각이 들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유럽에 대한 전면 입국금지 명령, 아마 세계가 놀랐을겁니다. 이 말은 달리 말하면 미국이 어느 나라든지 입국금지를 내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겁니다.

미국 대통령
트럼프 미국 대통령

미국 스스로가 섬이 되겠다고 자초한 것이나 다름 없다는 것이지요. 그 판단의 근거조차 희박해 보이는 이 전면 입국 금지령은 아마 대선과 관련 있는 조치겠지요. 이를 통해 미국 내 극우-우파들을 뭉치게 해 그의 재선에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겠다는 속이 보입니다.

그러나 미국의 이같은 조치는 스스로 미국적 가치를 버리는 것이고, 이 때문에 이곳에서도 말이 많습니다. 유럽에서의 반발은 말할 것도 없고. 그러나 중요한 건, 미국이 그럴 자격이 있냐는 겁니다.

코로나 바이러스의 창궐이 드러나기 시작한 건 요즘입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미 이 바이러스가 미국에서 감지되지 않은 채 번진 것은 이미 올해 초일 것이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미국에서 최근 독감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진 사람들 중에도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죽은 사람들도 꽤 될 것이라고 보는 의견들도 있습니다.

제가 사는 워싱턴 주에서 나온 확진자는 오늘까지 250명 정도. 그러나 사망자는 26명입니다. 확진자 중 10%가 넘는 사람이 죽었다는 것이지요. 그러나 이 말은 결국 코로나 바이러스가 이미 그만큼 많이 퍼져 있다는 것의 반증 아닐까요.

한국에서 스물 여섯 명의 사망자가 나올 시점에 몇 명의 확진자가 있었는지를 생각해보면 대략 여기서 어느 정도 규모의 감염이 일어났는지 역산이 가능할 겁니다. 문제는 워싱턴주의 경우 인구밀도가 그렇게 높은 곳이 아니라는 겁니다.

지금 주 방위군까지 출동한 뉴욕 같은 메트로폴리탄 지역의 경우 확산세는 짐작이 안 될 정도입니다. 확진자 5백명 정도의 규모라고 하지만, 사실은 컨트롤이 불가능할 정도로 번졌을 겁니다.

이런 상태의 미국이 유럽 각국을 상대로 입국 금지 조치를, 그것도 이렇게 뒤늦게 취한 것은 그저 보여주기 식에 불과할 뿐이지요. 코로나 바이러스를 제때 통제하지 못한 잘못을 유럽 측에 떠넘기려는 트럼프의 잔꾀일 뿐입니다. 미국은 이제 이태리가 보여주고 있는 판데믹의 길을 가게 되겠지요.

그런 면에서, 입출국의 전면 금지 없이도 대량 검진 및 방역이 가능한 한국의 시스템에 대해 유럽이나 미국의 전문가들은 모두 놀라움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미국은 물론, 전 세계 곳곳에서 한국의 방역 노력과 과정, 노하우 등을 언론을 통해 소개하며 한국을 칭찬하고 있습니다. 웃기는 건, 한국을 가장 폄훼하는 언론은 한국 언론이라는 거죠.

‘민주주의 방역’의 전범을 전 세계에 보여주고 있는 우리나라,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빨리 이 코로나 19 사태가 전세계적으로 종식됐으면 좋겠습니다. 아마 이것도 언젠가는 지나가겠지요. 그때 세계는 우리나라를 어떻게 바라보고 있을까요. 그걸 생각하면 자랑스럽습니다.

제 자랑스러움을 지켜 주십시오. 총선 때 제대로 투표해 좋은 결과가 나오게 되면 아마 우리 모두가 훨씬 더 자랑스러움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그때 우리가 입법 권력을 갖게 되면 우선 기레기들을 확실히 처벌할 수 있는 징벌적 배상제부터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는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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