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록 "하드디스크 없애라 했으면 진작 없앴을 것"
유시민 "5촌조카, 사기꾼".. "사모펀드로 정경심 못 묶는 듯"
조국 법무부장관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자산을 관리한 한국투자증권 직원이 실명을 밝히고 유시민 노무현재단이사장이 운영하는 유튜브 '알릴레오' 방송에 출연해 검찰과 언론이 유착해 자신의 발언이 실시간으로 보도 되고 또 그 내용이 전혀 사실이 아니라는 발언을 해 발칵 뒤집혔다.
유시민 이사장은 8일 저녁 6시에 방송한 유튜브 채널 ‘알릴레오’를 통해 정 교수의 자산관리를 맡아온 한국투자증권 PB(프라이빗뱅커)인 김경록 차장과의 육성 인터뷰 녹취를 공개했다. 실명과 음성을 공개에 동의한 김 차장은 그간 검찰과 언론에서 정 교수 측에 불리한 진술을 한 것처럼 비친 사정들을 일일이 반박했다.
김 차장은 일전에 KBS와 인터뷰를 했는데, 그 내용이 제대로 보도되지 않았고 도리어 실시간으로 검찰에 인터뷰 내용이 전해졌고 그마저도 KBS가 자신의 발언 취지와는 전혀 다른 뜻으로 왜곡을 해 검찰에 전달 되어 기사화 되어 나오는데 대해 큰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김경록 차장은 정 교수의 자산관리인 역할을 맡은 인물로 그동안 검찰과 언론에선 줄곧 검찰 쪽에 협조하는 핵심인물로 묘사 했다. 그러나 이날 방송으로 모든 게 사실과 다르다는 것이 드러났다. 정 교수는 김 차장에게 자신의 집과 동양대 연구실에 있는 PC 하드디스크 교체를 지시해 증거를 인멸했다는 혐의로 검찰 조사를 받고 있다.
이에 대해 김 차장은 정 교수와 함께 경북 영주의 동양대에 내려가 사무실 컴퓨터를 반출한 이유에 대해 “유리한 자료들을 확보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그러면서 “당시 검찰이 유리한 것은 찾고 불리한 것을 뺄 것 같다고 생각했다”며 “그때부터 늪에 빠진 것 같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하드디스크를)없애라고 했으면 이미 다 없앴을 것"이라며 "시간도 많았고, 검찰에서 가져오라고 했을 때 바쁜데 이걸 왜 가져오라 그러냐(하는 생각도 했고), 약간 좀 감이 없었다"고 말했다.
김 차장은 "(정 교수가)서울에 올라가면 (본체를) 달라고(했다)"라며 "사실 동양대에서 내용을 보고 싶어했다"고 말했다. 이어 "애들 과제 열심히 한 거 보려 하나(생각했고), 몇 개 (자료를) 찾아보는데, 너무 용량이 크고, 시간도 늦었고, (정)교수님도 너무 힘들다 해서 들고 (서울에) 갔다"고 덧붙였다.
김 차장은 조 장관의 자택에서 하드디스크를 교체해준 뒤 조 장관으로부터 “고맙다”는 말을 들었다는 보도도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2014년부터 3~4번 만났는데 그때 항상 그 말씀을 해주셨다"고 일축하고 "기자들은전화를 안 받으니 'PC 교체해 고맙다'고 기사가 나가더라"면서 "인터뷰하고 (검찰에) 들어왔는데, 검사 컴퓨터 대화창에 인터뷰 내용이 뜬 것을 우연히 봤다"며 "검찰이 무리한 수사를 하든, 내 인권이 탄압되든 검찰에 수사 반항을 불러일으켜 본인 생각을 밀어붙이게 하는구나(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제가 반박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김 차장은 그러면서 검찰에서 특정한 키워드를 말하면 곧바로 기자들에게 이를 확인하는 전화가 쏟아지는 구조가 이어져 왔다고 밝혔다.
그는 “(조 장관이) ‘고맙다’고 말한 내용을 검찰에서 진술했는데 그다음 날 기자들에게서 휴대전화가 터질 정도로 전화가 왔다”며 “패턴이 똑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내가 전화를 안 받으면 검찰에 진술한 키워드로 누군가가 기사를 쓰고 두 번째, 세 번째는 (첫 번째 기사는) 아예 사실이 되고 여기에 더 추가를 해서 쓴다”며 “이게 ‘(조 장관이) PC 하드디스크를 교체해줘서 고맙다고 말했다’는 기사가 된 것”이라고 했다.
김 차장은 사모펀드 투자 의혹과 관련해서는 “조 장관의 5촌 동생 조범동 씨를 사기꾼으로 생각하면 그림이 단순하다”고 했다. 그는 “사모펀드 문제가 터졌을 때 바로 조씨가 도망을 갔는데, 이건 100% 돈 맡긴 사람의 돈을 날려 먹었을 때”라고 말했다.
정 교수가 펀드 투자처인 WFM에서 고문료 명목으로 받은 1400만원에 대해서는 “그 부분도 정확하게 안다. 조씨가 진짜 영어사업을 봐달라고 했다”고 면서 “조씨는 아마 정 교수가 다녀가면 직원들에게 ‘저 사람 봤지? 저 사람이 청와대 민정수석 부인이고, 우리 회사를 봐주고 있다’ 이런 식으로 말했을 것”이라며 “그래서 직원들이 정 교수가 회사에서 지시를 했다고 이야기하는 것이다”라고 주장했다.
김 차장은 이번 발언을 하게 된 계기에 대해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저를 마치 '고영태'인 것처럼 말해서 열이 받았다"며 "권력형 비리로 보는 것 자체가 문제다. 저를 마치 나쁜 사람을 내부고발하는 것처럼 얘기했다. 가서 욕을 해주고 싶을 정도로 말이 안 되는 얘기"라고 강조했다.
김 차장은 이 모든 왜곡된 언론 보도에 대해 자신이 먼저 유시민 이사장에게 전화해 인터뷰 요청을 부탁했다고 밝혔다.
유시민, "검찰과 법조기자들이 유착.. 김 차장 인터뷰 윤석열에 헌정"
유 이사장은 "윤석열에 김 차장 인터뷰를 헌정하고 싶다"며 "귀하가 (검사들에게) 보고받았을 때와 느꼈던 김 차장 모습과, 오늘 증언으로 받는 느낌과 어떻게 다를지 들어보라. 총장에 보고가 심각하게 오염되거나 왜곡될 가능성을 윤 총장이 알았으면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검찰은 김 차장을 자기 쪽 참고인으로 생각한다. 수사에 매우 잘 협조하는 사람. 그런데 결코 검찰 측에 유리한 참고인이라고 믿기 어렵다"며 "검찰이 별건 수사를 하고 있는데, 사모펀드를 가지고 정교수를 묶지 못하는구나라는 느낌이 많이 들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오늘 김경록 차장의 증언을 들려드리는 이유는, 나중에 재판이 열리면 김 차장이 증언하고 검찰 진술을 토대로 한 뉴스들이 가짜라는 것이 드러날 텐데, 이를 언론이 제대로 보도하지 않을 것"이라며 "김 차장 증언을 들으니 이정도로 검찰과 법조기자들이 유착돼 있나. 놀랐다"고 말했다.
이날 조국 법무부장관 일가의 사모펀드 투자 의혹과 관련해 유 이사장은 "증거인멸 대책회의 등 터무니없는 얘기가 검찰에서 나오는 것을 보니 검찰이 급하구나, 막 던지는구나 생각했다"며 "뭔가 되게 없는지 (검찰이) 다시 웅동학원으로 갔다. 조국 3족을 멸하는 수준"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한편 조 장관의 동생 조모 씨의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8일 구속 전 피의자 심문 무산 후 서면 심리를 거쳐 9일 새벽 조씨의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명 판사는 "현 단계에서 구속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주요 범죄에 다툼의 여지가 있고 배임 수재 혐의는 대체로 인정하고 있다"고 기각 사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