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명 킬럼] 믿어도 되요 ‘야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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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기명 킬럼] 믿어도 되요 ‘야옹’
  •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
  • 승인 2018.08.19 1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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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활비란 이름의 생선

【팩트TV-이기명칼럼】 TV 뉴스를 보고 있다. 화면에는 ‘특활비 폐지’를 발표하는 국회의장과 민주당 한국당의 원내 대표들이 웃고 있다.

‘지레짐작 매꾸러기’ 란 말이 있다.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실은 울고 있는 것이 아니었을까. 아까운 돈을 포기한다는 대국민 약속이지만 어찌 속이 쓰리지 않을 수 있겠는가.

함께 TV를 보는 야옹이가 자꾸 ‘야옹’거린다. 시끄러워 보니 어럽쇼 야옹이 녀석이 눈을 가리고 있다. 이게 무슨 짓인가.

퍼뜩 생각나는 말이 바로 ‘눈 가리고 야옹’이다. 속 뻔히 들여다보이는 수작 하지 말라는 의미가 아닌가. 헷갈린다.

(자료사진-신혁 기자)

 

■ 맞아야 정신 차리는가

참여연대는 우리 사회에서 정부나 공익단체의 비리를 고발하는 시민단체다. 그들을 눈엣가시처럼 여기는 자들도 있지만, 국민들은 그들을 신뢰한다.

그들이 있기에 사회 비리가 조금은 사라진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이번 국회의 ‘특활비 문제’도 참여연대가 앞장서서 폭로했다.

국회의원들은 월 1,000만 원가량의 세비 외에도 특수활동비를 따로 받는다. 각 당 원내대표는 월 6,000만 원을, 상임위원장은 월 600만 원씩 계좌나 현금으로 이 돈을 받는다. 영수증 처리도 필요 없는 말 그대로 눈먼 돈인 셈이다.

참여연대가 공개한 국회의 2011~2013년 특활비 사용 현황이다.

국회 사무처는 매년 80억 원가량 되는 특활비를 실제 특수활동과는 무관하게 국회의장, 교섭단체 대표, 상임위원회 등에 월급처럼 배분했다.

교섭단체 대표에게는 매월 6,000만 원을, 각 상임위원장·특위위원장에게는 매달 600만 원씩 지급했다. 일부 상임위원장은 이 돈을 소속 의원·전문위원들에게 나눠줬다.

2011년에서 2013년까지니까 그 이후 사용은 알 수가 없다. 아니 그들은 알고 국민은 모른다는 것이다. 한데 국민이 모른다고 그냥 편하게 넘어갈 수 있는가.

아니다. 국민과 시민단체들의 눈이 절대로 가만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특활비 폐지’를 약속한 것도 따지고 보면 도저히 버티기 힘든 인내의 한계를 느꼈기 때문일 것이다.

‘매에는 장사가 없다’ 는 속담이 있다. 그렇게도 밝히지 않고 버티던 국회가 손을 든 것이다. 얼마나 솔직하게 고백을 했는지는 모르지만, 대충은 다 드러났다고 보면 될 것이다. 믿고 안 믿고는 국민의 선택이다.

불신이란 참으로 무서운 것이다. 불행한 것이다. 정치인들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심각하다는 것은 새삼스러운 것은 아니지만 갈수록 더욱 심해지고 있다.

이명박근혜의 정치는 그야말로 거짓말의 늪 속에서 헤매고 있었고 국민들은 그들에 대한 불신을 당연한 것으로 믿고 있다.

 

■ 특활비 폐지, 국민이 믿는가

국회에서 민주당과 한국당 대표란 사람들이 특활비 폐지를 약속했다. 허리를 꺾고 국민에게 절을 했다. 한데 꼼수를 쓴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절대로 특활비 내놓고 가만히 있을 사람들이 아니라는 것이다. 가만히 있지 않으면 어쩐단 말인가. 어디서든지 어떻게든지 보충을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바로 꼼수라는 말이 나온다. 꼼수의 이름은 얼마든지 있다. 보통 비상한 머리인가. 국민과 국회를 사이에 둔 불신은 새삼스러운 것이 아니다.

출마 할 때는 간이라도 빼주고 국민을 위해서라면 목숨이라도 서슴지 않고 던질 것 같은 그 수 많은 약속과 공약이 당선증을 받아 든 순간에 어디로 도망치는가.

선거 때는 머슴이고 당선되면 상전이다. 이런 불신의 강을 건너기란 거의 불가능하고 그것은 이 나라 정치의 블랙홀이다. 국민과 의원과의 불신이 사라지는 것은 의원들의 신뢰가 회복된다는 의미다. 그게 가능한 것인가. 오로지 의원들이 하기에 달렸다.

불신을 해소할 방법은 없는가. 있다. 국민이 기절초풍 할 모습을 보이는 것이다. 무엇이 기절초풍할 모습인가. 잘 생각해 보라. 얼마든지 있다.

단 한 가지 절대로 목숨을 버리는 짓은 하지 말아야 한다. 오물통에 거꾸로 매달려서라도 살아야 할 목숨이라지 않던가. 바보라도 생각해 낼 수 있는 것이 있다. 국민들이 아니라고 비난한 것을 원점으로 돌려놓는 것이다.

국민이 낸 세금은 어차피 국민의 주머니를 떠난 돈이다. 되돌려 받을 수 없는 돈이다. 어차피 떠난 돈인데 시시콜콜 간섭하느냐고 할지도 모른다.

껌을 사 먹든지 룸살롱에 가든지 지역구 관리비로 쓰든지 내버려 두면 안 되느냐는 것이다. 한데 사람이라는 게 그렇다. 모르면 그냥 넘어가는데 알고 나면 가만히 있을 수가 없다. 마누라 데리고 외유하는 게 들통이 났는데 배가 아파서라도 참을 수가 없다. 참고 있으면 안 된다.

솔직히 선거에서 투표랍시고 도장 하나 꾹 찍고 다음에는 죽이 끓는지 밥이 끓는지 나 몰라라 하는 게 지금까지 국민들이 정치를 대하는 태도다.

그러니 국회의원들이 국민을 뭐로 보겠는가. 어물어물 지내다가 선거철이 되면 다시 살려줍쇼 하고 코가 땅에 닿도록 절만 하면 또 찍어준다. 이래서는 사람대접받기 틀렸다. 대접받자는 게 역적이다.

이제 국민이 단단히 뿔이 난 것이다. 특활비 폐지한다고 카메라 앞에서 큰소리 빵 빵 치고는 뒤로는 챙길 거 다 챙긴다. 눈 뻔히 떴는데 코를 베어 가는 것이다.

이젠 도저히 못 참는다. 참으면 국민도 아니고 사람도 아니다. 개도 무는 개를 돌아보라고 했다지만 이 기회에 국회의원들의 못된 버릇을 반드시 고쳐놔야 한다. 정말 어떻게 이 지경으로까지 신뢰를 잃었는지 기가 막힌다.

 

■ 국민을 원망하는가

이제 정리를 하자. "국회는 오늘부로 외교·안보·통상 등 국익을 위한 최소한의 영역을 제외하고 모든 특수활동비를 폐지한다“

"2018년도 특활비는 특활비 본연의 목적에 합당한 필요·최소한의 경비만을 집행하고 나머지는 모두 반납하며, 2019년도 예산도 이에 준하여 대폭 감축 편성할 것이다“

국회 사무총장의 약속이다. 불신이 남아 있다면 이제 버리자. 국민은 국회를 믿고 국회는 국민에게 신뢰를 얻기 위해 더욱 노력하자.

국회의원들의 말이라면 팥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는 그런 국민은 행복하다. 다시는 특활비라는 의혹은 사라지기를 바란다. 아직도 꼬리는 남아 있지만 말이다.

 

■ 평화가 경제다

지난 15일 광복절 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기념사를 했다. 함께 듣는 늙은 친구들의 얼굴이 숙연했다.

사심이 느껴지지 않는 대통령의 기념사는 식이 끝난 후에서 오랫동안 가슴속에 남았다. 모두는 아니지만, 마지막 부분을 다시 옮긴다.

(이미지 출처 - 청와대 영상 캡쳐)

평화가 경제입니다. 군사적 긴장이 완화되고 평화가 정착되면 경기도와 강원도의 접경지역에 통일경제특구를 설치할 것입니다. 많은 일자리와 함께 지역과 중소기업이 획기적으로 발전하는 기회가 될 것입니다.

‘판문점 선언’에서 합의한 철도, 도로 연결은 올해 안에 착공식을 갖는 것이 목표입니다. 철도와 도로의 연결은 한반도 공동번영의 시작입니다.

1951년 전쟁방지, 평화구축, 경제재건이라는 목표 아래 유럽 6개국이 ‘유럽석탄철강공동체’를 창설했습니다.

이 공동체가 이후 유럽연합의 모체가 되었습니다. 경의선과 경원선의 출발지였던 용산에서 저는 오늘, 동북아 6개국과 미국이 함께 하는 ‘동아시아철도공동체’를 제안합니다.

이 공동체는 우리의 경제지평을 북방대륙까지 넓히고 동북아 상생번영의 대동맥이 되어 동아시아 에너지공동체와 경제공동체로 이어질 것입니다.

그리고 이는 동북아 다자평화안보체제로 가는 출발점이 될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독립유공자와 유가족 여러분, 해외동포 여러분, 식민지로부터 광복, 전쟁을 이겨내고 민주화와 경제발전을 이뤄내기까지 우리 국민들은 매 순간 최선을 다해왔습니다.

국민들이 기적을 만들었고 대한민국은 공정하고 정의로운 나라로 가고 있습니다. 독립의 선열들과 국민들은 반드시 광복이 올 것이라는 희망 속에서 서로를 격려하며 고난을 이겨냈습니다.

한반도 비핵화와 경제 살리기라는 순탄하지 않은 과정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지만 지금까지처럼 서로의 손을 꽉 잡으면 두려울 것이 없습니다.

한반도 평화와 번영은 우리가 어떻게 하냐에 달렸습니다. 낙관의 힘을 저는 믿습니다.

광복을 만든 용기와 의지가 우리에게 분단을 넘어선, 평화와 번영이라는 진정한 광복을 가져다 줄 것입니다.  감사합니다.

‘야옹’하는 고양이를 다시는 보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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