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안 칼럼] 김재원보다 태영호 망언이 더 심각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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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안 칼럼] 김재원보다 태영호 망언이 더 심각한 이유
  • 유영안 서울의소리 논설위원
  • 승인 2023.05.07 1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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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호 국민의힘 최고위원

국힘당이 김재원과 태영호 처리를 두고 속앓이를 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 진영은 물론 보수층에서도 두 사람에 대한 비판이 쏟아지고 있어 두 사람의 향후 거취가 주목된다. 김재원이나 태영호가 보수층에서 비난을 받는 이유는 두 사람 모두 ‘역사’를 건드렸기 때문이다.

김재원은 여야가 합의한 5.18 특별법과 윤석열이 대선 때 공약으로 내세운 5.18 헌법 전문 수록을 거부하고 “5.18을 헌법 전문에 싣는 것을 반대한다.”라고 말해 파장을 일으켰다. 거기에다 “전광훈이 우파를 통일했다.”라고 말해 극우 성향을 드러냈고, “제주 4·3은 격이 낮은 기념일이다.”라고 말해 제주도민을 분노케 하였다.

 

김재원의 사과는 최고위원 자리 유지용

이게 논란이 되자 김재원은 광주 및 제주를 돌아다니며 사과했지만, 최고위원 자리를 유지하기 위한 꼼수로 보인다. 현역 의원이 아닌 김재원은 그런 발언을 해 윤석열 정권에 아첨해 보려 했으나 오히려 국정 지지율과 당 지지율을 폭락하게 해 국힘당 내에서도 출당시켜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김재원은 극우 집단인 전광훈과도 밀접한 관계가 있고, 그 힘으로 최고위원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국힘당에 특정 종교 신도들이 대거 입당한 것은 이미 보도를 통해 알려졌다. 따라서 김재원이 출당될 경우 전광훈이 또 발끈하고 나설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국힘당이 전광훈을 계속 품고 갈 경우, 내년 총선에서 중도층이 대부분 돌아설 것으로 보인다. 최근 나온 중도층의 지지율은 6대 3으로 민주당이 유리하다. (자세한 것은 중앙여론조사 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따라서 국힘당 윤리위에서 김재원은 당원권 1년 정도의 징계를 내릴 가능성이 높다.

 

태영호 발언이 더 심각

하지만 발언으로 보면 김재원보다 더 위험한 인물이 바로 태영호다. 그동안 태영호가 한 발언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제주 4.3은 김일성 지시를 받은 남로당 짓이다.

(2) 김구는 김일성의 통일전선 전략에 당했다.

(3) 민주당은 ‘JMS(Junk, Money, Sex)’ 당이다.

(4) “이진복 정무 수석이 나에게 한일관계를 잘 말해주면 차기 총선 공천은 신경 쓸 필요가 없다.”라고 말했다.

이중 (1)은 4.3 민중 항쟁이 애초에 남한만의 단독 선거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집회를 경찰이 잔혹하게 진압해 시민 6명이 죽은 것에서 시작되었으므로 팩트가 아니다. 

또한 광복 후, 김일성의 종교 탄압을 견디지 못하고 남쪽으로 내려온 개신교 신자들이 이승만 세력의 비호를 받아 반공투사가 되어 제주도로 내려가 양민들을 잔인하게 학살했는데, 그들이 바로 ‘서북청년단’이다. 그들이 오늘 날 대형교회의 모태다.

(2)도 사실이 아니다. 당시 김구는 이승만 세력이 남한만의 단독 선거를 하려하자 그러면 남북이 영원이 분단되고 전쟁이 벌어질 것으로 판단하고 김규식과 함께 북한으로 가 김일성, 김두봉을 만나 남북 합작을 건의했으나 거부당했다. 

사실이 이러한데, 김구가 김일성의 통일전선 전략에 당했다고 한 태영호의 주장은 자신이 북한에 있을 때 배운 역사관으로, 남한으로 내려와 국회의원까지 된 그가 아직까지 김일성 사상을 논하는 것 자체가 모순이다.

북한의 주영대사를 하다가 탈북한 태영호는 여러 가지 면에서 의심스러운 구석이 많다. 한때 미성년자 추행 설이 보도되었고, 탈북 동기가 분명하지 않다. 

보통 고위 관료가 탈북을 하면 가족이 모두 사형에 처해지는데, 태영호 아내는 북한에서 처벌되지 않고 최근 책까지 내 활동하고 있다. 탈북을 해놓고도 4.3이나 김구에 대해 북한에서 배운 사상을 기준으로 발언하고 있는 것은 아직도 김일성 사상을 믿고 있다는 방증이다.

 

김구는 보수층도 존경하는 인물

태영호의 발언이 왜 문제가 되느냐 하면, 김구야말로 보수의 원조로 현재 국힘당 지지층에서도 존경하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김구가 비록 이승만과는 다른 길을 걷다가 미국 CIA의 개입으로 암살당했지만 민족의 지도자임은 분명하고, 그의 ‘문화 강대국’은 지금 한국을 빛나게 한 원천이 되었다.

현재 김구를 선양하는 단체는 수십 개로, 거기에는 민주 진보 진영은 물론 보수, 중도까지 다양하게 포진해 있다. 그런데 태영호가 그런 망언을 했으니 합리적 보수층이나 중도가 국힘당에서 멀어질 수밖에 없다. 즉 태영호는 해당 행위를 한 것이다.

 

태영호 강남갑에서 내년 총선 공천 받을까?

일각에서는 태영호가 물의를 일으킬 줄 알면서도 이와 같은 강성 발언을 한 것은 내년에 있을 총선 때문이란 분석도 있다. 실제로 MBC가 공개한 녹취록에도 공천 문제가 들어 있다. 국힘당에 뿌리가 없는 태영호로선 어떻게 하든지 윤석열의 눈에 들어 내년 총선 때 공천을 받아야 하는데, 들리는 바에 의하면 그게 그리 녹록치 않다고 한다.

내년 총선에 검찰 출신 40명이 서울 강남, 서초, 송파와 대구, 경북에 출마할 거라는 설은 이미 돌았다. 그럴 경우 태영호가 강남 갑에서 다시 공천을 받는다는 보장은 없다. 이를 간파한 태영호가 강성 발언으로 대통령실의 눈에 들어가려 애썼으나, 그 결과는 국정 지지율 폭락과 국힘당 지지율 폭락으로 귀결되었다.

 

서울 강남3구도 국힘당 당선된다는 보장 없어

흔히 “강남 3구는 하늘이 무너져도 국힘당 후보가 당선된다.”라고 하지만 최근 나온 각종 여론조사 지표를 보면 반드시 그렇지 않을 걸 알 수 있다. 윤석열 정권이 출범한 지 일 년이 되었지만, 경제 파탄, 외교 파탄, 안보 파탄이 났고, 그것도 모자라 노조 탄압, 언론 탄압, 야당 탄압만 일삼자 강남 3구는 물론 대구와 경북도 민심이 심하게 이반되었다.

거기에다 굴욕적 대일외교와 빈손 한미정상회담으로 윤석열 정권은 그야말로 풍전등하 상태다. 지금이야 검찰, 경찰, 국정원, 감사원, 세무서 등을 모두 동원해 정권을 겨우 유지하고 있지만, 내년 총선에서 야당이 200석 이상을 차지하면 곧바로 탄핵이 추진될 것이다.

대통령은 내,외란을 제외하고는 형사 소추되지 않지만, 대법원이 판결한 강제 징용자 배상 판결을 윤석열이 뒤집고 우리 기업에게 배상금을 물게 한다든지, 방사능에 오염된 후쿠시마 수산물을 수입한다든지, 한미일 군사동맹을 맺어 한반도 유사시 일본이 개입하게 되면 전국민이 일어나 윤석열 정권을 붕괴시켜 버릴 수 있다.

 

특검 거부하면 민신 더 끓을 것

거기에다 야당이 발의한 ‘50억 클럽’, ‘김건희 주가조작’ 특검은 윤석열이 거부권을 행사한다 해도 내년 총선에 엄청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어떤 국민이 자신의 처와 장모의 비리 혐의를 덮기 위해 야당이 발의한 특검을 거부하는 정권을 그대로 두고 보겠는가?

윤석열은 그 외 피의자(윤우진 전 용산 세무서장)에게 변호사 소개, 검언유착 감찰 방해, 판사사찰 건으로 서울행정법원으로부터 정직 2개월까지 당했고, 대장동 게이트의 뿌리인 부산저축은행 불법 대출 수사를 무마했으며, 옵티머스 수사를 조기 종결해 피해자를 양산했다는 혐의까지 받고 있다. 그밖에 ‘본부장 비리’는 170가지나 된다.

태영호가 그런 윤석열 정권을 끝까지 비호할 수 있을까?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색깔론으로 선거를 치르려 하는지 한심하기 짝이 없다. 외교, 안보나 잘 하면서 그러면 봐줄 만하지. 윤석열 정권은 역대 최악의 무능, 매국 정권이다. 5월엔 대학생, 교수, 노조도 모두 거리로 나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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