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안 칼럼] 말장난으로 ‘대국민 사기’ 친 윤석열 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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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영안 칼럼] 말장난으로 ‘대국민 사기’ 친 윤석열 정권
  • 유영안 서울의소리 논설위원
  • 승인 2023.05.01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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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히 누군가 말도 안 되는 소리를 할 때 ‘언어도단(言語道斷)’이란 말을 자주 쓰는데, 윤석열이 미국에 가서 한 의회 연설문과 ‘워싱턴 선언문’이 그렇다. ‘언어도단’이란, ‘사리에 어긋나서 이루 말로 할 수 없’을 때 자주 사용하는 말이다. 한 마디로 말하면 ‘말장난’으로 국민을 기만한 것이다. 왜 그런지 윤석열이 미국 상하원 의회에서 한 연설문과 워싱턴 선어문에 담긴 내용을 통해 분석해 본다.

 

어이없는 윤석열의 미국 의회 연설문

윤석열은 미국 상하원 의원들이 모인 자리에서 약 44분 동안 영어로 연설을 했는데, 발음이나 태도 등은 차치하고 그 속에 담긴 내용이 왜 어이없는지 살펴보고자 한다.

“미국을 위시한 자유우방의 도움으로 나라를 지킨 한국인들은 곧 이어 공산주의로 부터 자유를 지키기 위해 부국강병을 위한 위대한 여정을 시작하였습니다. '한강의 기적(Miracle of Han River)'으로 불리는 성장과 질서가 함께하는 30년이었습니다. 88올림픽으로 상징되는 한국의 발전은 세계를 놀라게하고 마침내 동구권 붕괴의 단초가 된것도 부정할 수 없습니다.”

미국이 일본에 원자탄을 투하해 우리가 독립을 맞이한 것도 사실이고, 6.25 전쟁이 발발하자 미국 및 유엔이 참전하여 자유를 지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과연 미국이 우리의 자유만 지켜주기 위해 그랬을까? 한국을 이용해 당시 중공과 소련을 견제하기 위한 목적은 없었을까?

88올림픽이 동구권 붕괴의 단초가 되었다는 말도 그 근거가 뭔지 궁금하다. 88올림픽은 전두환이 부족한 정통성을 덮기 위해 엄청난 로비를 해 유치한 것이다. 당시 한국은 올림픽을 유치할 정도로 부유한 나라가 아니었다.

전두환 군부독재는 광주시민을 총칼로 죽이고 집권한 죄를 덮기 위해 소위 3S(스포츠, 스크린, 섹스)를 널리 설파했다. 그때 프로야구, 야한 영화, 모텔 등이 기하급수적으로 생겨났다. 국민들은 그저 먹고 마시고 배설하고 정치엔 관심을 두지 말라는 우민화 정책인 것이다.

“하지만 그후 한국은 전혀 다른 나라로 전락했습니다. 민주화의 미명아래 성장과 질서 대신 침체와 혼란이 나라를 뒤덮었습니다. 무엇보다 진정한 자유가 갖는 자율과 규율, 권리와 책임이란 전혀 상이한 요소가 결합된 대원칙을 잊은 것이었습니다. 불과 10년만에 IMF와 친북정권이 연이어 탄생하였고 현재 한국은 자유와 용공, 내전과 갈등의 나라로 전락하였습니다."

민주화 운동 때문에 성장과 질서가 멈추고 침체와 혼란이 왔다는 윤석열의 이 말은 5.18 광주 민주화 운동, 6월 항쟁을 무시한 발언이다. 그리고 IMF는 3당 합당을 하여 탄생한 김영삼 정부 때 터졌다.

또한 현재 한국이 자유와 용공, 내전과 갈등의 나라로 전락했다는 말도 공감하기 어렵다. 윤석열은 자신을 공격한 세력은 모두 ‘빨갱이’로 보이는 모양이다. 이런 70년대 사고로 정치를 하니 지지율이 그 모양 그 꼴인 것이다.

“​현재 한반도는 지정학적 연유로 21세기의 발칸 반도가 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한국은 자유민주주의의 대원칙과 역사를 잊은 대가를 치루고 있으며 3차대전의 시발점이 될 가능성 또한 부인하기 어렵습니다.”

한반도가 지정학적 이유로 21세기의 발칸 반도가 되고 있는 게 아니라, 남북의 긴장을 고조시켜 이익을 얻으려는 열강들의 꼼수 때문에 전쟁 공포 분위기가 고조되고 있다. 미국이 한국에 전술핵 배치나 자체 핵 보유를 허락하지 않은 이유가 뭐겠는가? 그렇게 되면 미국산 무기를 팔아먹을 수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자유민주주의의 대원칙과 역사를 잊은 세력은 바로 윤석열을 지지하는 극우 세력이며, 한반도가 3차대전의 시발점이 될 가능성이 큰 것도 평화보다는 갈등을 조장하는 윤석열 자신에게 있다는 걸 왜 모르는가? 중국과 러시아를 건드려 한반도에 위기를 자초한 사람은 바로 윤석열 자신이다.

“한반도는 중국과 러시아를 접하고 있으며 한국은 이미 내전중이란 현실은 더욱 절망적인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저는 한국의 대통령으로 한국을 건국하고 지킨 위대한 이승만대통령과 부국강병을 달성한 박정희ㆍ전두환대통령을 계승하는 3차 자유혁명에 투신하겠습니다.”

윤석열은 집권여당에 대한 야당의 합리적 비판을 전쟁으로 보고 ‘내전중’이라 한 모양인데, 그렇다면 국정 지지율이 30% 초반을 헤매고 부정율이 60%가 넘으니 내전에서 지고 있다는 뜻인가?

그리고 전두환을 계승한 게 어떻게 3차 자유혁명이 되는가? 대선 때 광주에 가서 “제가 광주의 눈물을 닦아주겠다.”라고 말해놓고 광주시민을 총칼로 죽인 전두환을 계승한다는 게 말이 되는가? 그래서 ‘개사과’ 사진을 올려 광주 시민을 기만했는가?

“한국인에게 미국은 고마운 은혜의 나라이자 유일한 혈맹의 나라입니다. 무엇보다 자유를 숭상하는 한국인들은 자유와 세계질서를 위해 치르는 미국의 위대한 헌신을 존중하고 있습니다.”

미국이 우리의 독립을 가져오게 하고 6.25때 도와준 것은 인정한다. 그러나 미국이 자유와 세계 질서를 숭상한다는 말엔 별로 공감할 수 없다. 혈맹이자 은혜로운 나라인 미국이 어떻게 동맹인 한국의 안보실을 도청할 수 있는가?

과거 미국은 미국의 꼭두각시 이승만을 대통령으로 옹립하여 여순사건, 제주 4.3 항쟁 때 개입하여 양민을 무자비하게 죽였다. 또한 미국은 민족의 지도자 백범 김구를 암살하는 데 개입하였다. 윤석열 자신은 걸핏하면 자유를 외쳐놓고 노조탄압, 언론탄압, 야당탄압을 하고 있다. 윤석열이 외친 자유는 도대체 국적이 어디인가?

“지난 문재인정권은 종북정권으로 한미일의 안보공조를 파괴하고 오직 친북과 존중에 앞장선 정권이었습니다. 부끄럽게도 자유민주제도에서 선출된 지도자가 적국을 위해 헌신한 반영웅(anti-hero)이었기에 나라는 방향을 잃고 미증유의 혼란에 빠진 뼈아픈 시련이었습니다.”

그런데 왜 바이든은 문재인 대통령이 미국을 방문했을 때 “최고의 정상회담이다.”라고 칭송했을까? 문재인 대통령은 G7에도 두 번이나 초청받았고, 세계적 지도자들이 같이 사진 찍으려 했다는 것을 모르는가?

남북 정상회담이 ‘적국을 위해 헌신’한 것이라면 왜 그때 문재인 대통령의 지지율이 80%가 넘었을까? 그렇다면 국민 80%가 ‘빨갱이’란 말인가? 그런데 지금 윤석열 정권의 국정 지지율은 왜 30%대 초반인가? 나머지 국민은 ‘반영웅’들이라서 그런가?

“​도덕, 관습, 법으로 대표되는 사회규범이 형해화되고, 역사와 진실이 왜곡되는 사회는 자유도 정의도 없는 사회인 것입니다. 오랫동안 한국의 사법기관에 봉직해온 저는 사회규범과 질서를 무시하는 이러한 방종과 반역에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입니다.”

사회규범과 질서를 무시하는 방종은 윤석열 자신이 저지르고 있다. 조국 가족은 표창장 하나로 도륙을 내놓고 ‘본부장’ 비리는 수사도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 특히 김건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은 증거가 하도 많아 검찰도 무혐의를 못 내리고 있는 게 아닌가?

장모는 불법 의료 행위로 1심에서 3년 선고에 법정 구속까지 되었는데, 2심에선 무죄로 풀려났다. 그때 재판관이 윤석열과 사법연수원 동기였다. 이걸 우연이라고 말할 수 있는가? 장모의 양평 공흥 지구 부동산 투기를 수사하는 경찰관을 대통령 취임식에 초청한 사람이 누구인가? 윤석열이 검언유착 사건의 감찰을 방해하고, 판사를 사찰해 중앙행정법원으로부터 정직 2개월을 당한 것은 정의로운 행동인가?

 

핵공유했다고 거짓말하다 망신

윤석열 정권과 국힘당은 워싱턴 선언문을 통해 “핵을 공유했다.”하고 호도했지만 미국 안보 관계자는 분명히 “아니다.”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이걸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적당히 말을 ‘맛사지’해 국민을 속이면 그만인가? 

그리고 워싱턴 포스트지와의 인터뷰에서 누가 주어 ‘나는’을 지웠는가? 공문서 위조는 현행법 위반이란 걸 모르는가? 국민을 상대로 그렇게 사기를 쳐도 무사할 것 같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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