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안 칼럼] 윤석열의 ‘빛 좋은 개살구 외교’에 보수들도 한탄!
상태바
[유영안 칼럼] 윤석열의 ‘빛 좋은 개살구 외교’에 보수들도 한탄!
  • 유영안 서울의소리 논설위원
  • 승인 2023.04.30 22:25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 속담에 ‘소문 난 잔치 먹을 것 없다.’란 말이 있는데, 윤석열의 한미정상회담이 그 모양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통령실과 국힘당은 역대급 실적 운운하며 ‘윤비어천가’ 쓰기에 바빴는데, 한 마디로 ‘빛 좋은 개살구’에 지나지 않았다. 오죽했으면 조선일보마저 “핵 족쇄만 채우고 왔다.”라고 했겠는가? 한미 정상회담을 경제, 안보, 외교 측면에서 분석해 본다.

 

넷플릭스 25억 달러 투자 유치는 국민 기만극

한미정상회담을 했지만 한국이 얻는 경제적 실리는 없다는 게 중론이다. 대통령실은 59억 달러를 유치했다고 하지만 한국 기업이 미국에 투자한 것에 비하면 조족지혈이다. 59억 달러 투자 유치 중 넷플릭스의 25억 달러 투자는 원래 하기로 되어 있는 것이어서 한미정상회담의 성과로 보기 어렵다.

넷플릭스는 2023년 한국에 8000억을 투자하기로 했는데, 그것이 4년 동안 계속되면 3조 2000억으로 윤석열이 발표한 투자 유치액과 같다. 그러니까 한국이 가만히 있어도 넷플릭스가 4년 동안 3조 2000억을 투자할 것을 윤석열 정권은 마치 자신들이 유치한 양 호들갑을 떤 것이다. ‘오징어 게임’ 등으로 막대한 돈을 번 넷플릭스는 한국의 우수한 콘텐츠에 반해 오히려 투자를 늘릴 계획이다.

 

인플레이션감축법(IRA) 해결 못해

윤석열은 가장 큰 현안인 인플레이션감축법(IRA)도 해결하지 못했다. 바이든은 내년에 치러질 대선을 의식해 미국차 16종을 제외하곤 보조금(1대당 1000만원)을 지급하지 않기로 한 것을 유지했다. 따라서 전기차를 만들던 현대 자동차는 직격탄을 맞아 시장 점유율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반도체, 배터리도 미국은 자국 내에 공장을 짓도록 유도하고, 심지어 중국이 미국 제품을 사용하지 않으면 한국도 중국에 반도체 제품을 공급하지 못하도록 했다. 한 마디로 ‘내 못 먹은 떡 남 주기 싫다’ 심보가 아닐 수 없다. 이에 따라 중국에 현지 공장을 지은 삼성, SK 등은 앞으로 중국 공장들을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해졌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한미정상회담 공동성명엔 “양 정상은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반도체과학법에 관한 한국 기업들의 우려를 완화하기 위해 한미 양국이 기울여 온 최근 노력을 평가한다”라고 명시했다. 외교는 노력을 평가하는 게 아니라 실적을 내야 한다. 실적이 없는 언어의 수사는 국민 기만이다.

 

외교, 안보는 더 참담

외교와 안보는 더 참담하다. 화려한 언어의 수사만 있을 뿐 실질적인 효과는 전혀 없다는 게 중론이다. 정상회담 공동선언문에 담지 않고 ‘워싱턴 선언’에 따로 담은 핵 확장 억제 방안은 기존에 나온 내용만 되풀이해 보수층들도 실망하게 했다.

미국은 대신 전략무기를 실은 전투기, 잠수함, 항공모함을 서해에 자주 출몰시키겠다고 약속했으나, 그 모든 비용은 한국이 지불하기 때문에 엎드려서 절 받은 꼴이다. 핵잠수함이 서해에 출몰한다고 북핵이 없어지는가?

혹자는 핵잠수함이 핵을 싣고 다니는 줄 아는데, 핵잠수함은 핵으로 발진할 뿐 핵탄을 싣고 다니는 잠수함이 아니다. 그동안에도 미국 전투기, 핵잠수함, 항공모함이 서해에 출몰했지만 북한은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전술핵 배치, 자체 핵 보유 꺼내지도 못해

윤석열이 은근히 기대했던 전술핵 배치나 자체 핵 보유는 이야기도 꺼내지 못했다. 미국은 오히려 한국이 자체 핵 개발을 못하도록 아예 명문화했다. 한미정상회담을 통해 전술핵 배치 정도는 얻어올 거라 여긴 윤석열의 표정이 어두워진 이유다.

한국이 만약 핵을 개발하면 미국의 통제력이 약화되어 미국산 무기를 많이 팔 수 없게 되는데, 미국이 누구 좋으라고 한국에 전술핵을 배치하거나 한국이 자체적으로 핵을 개발하도록 허락하겠는가? 바이든은 트럼프보다 더 노쇄한 여우란 걸 모르는가?

만약 한국에 전술핵을 배치하거나 한국이 자체적으로 핵을 개발하게 허락하면 한반도 비핵화란 대원칙을 어긴 것이며, 더 이상 북한에게 핵을 폐기하라고 할 수도 없고, 그것 자체가 핵확산금지조약(NPT) 위반이라 제제를 받을 수 있다.

 

70년 동어반복 한미동맹

핵우산이니 확장 억제력이란 말은 그동안에도 귀가 닳아지도록 들은 말이라 한미정상회담의 성과로 보기 어렵다. 윤석열은 “북한이 남한에 핵을 쏘면 즉각 한미 지도자가 나서 협의한다.”라고 했지만, ‘소 죽고 외양간 고치기’에 불과하다. 

외교의 목표는 사후 처리가 아니라 예방에 있다. 남북이 핵전쟁을 하면 누가 이기든 한반도는 불모의 땅이 되어버린다.

 

외교 실패는 곧 경제 실패

외교가 왜 중요하냐 하면 외교 성과가 곧 경제와 직결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윤석열은 자칭 ‘대한민국영업사원1호’라 해놓고 각종 외교 설화를 낳아 외교가 아니라 ‘왜교’를 한다는 혹평을 들었다. 윤석열 정권은 일본이 먼저 우리에게 소부장(소재, 부품, 장비) 수출을 금지시켜 경제 보복을 가했으나, 이에 대한 사과를 받아내기는커녕 우리가 먼저 제재를 취하하고 일본을 ‘화이트리스트’에 다시 포함시켜 주었다. 그러나 일본은 “한국이 하는 것을 지켜보겠다”라고 오히려 엄포를 놓았다. 적반하장이다.

거기에다 윤석열은 “100년 전 역사로 일본이 무릎 꿇고 비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라고 말했다가 주어 논쟁이 붙어 워싱턴포스트 기자가 원문을 공개한 바람에 국제적 망신을 당했다. 바이든-날리면 제2탄이 터진 것이다.

 

현대자동차 러시아에서 철수

윤석열은 우크라이나에 포탄을 보내기 위해 폴란드에 우회 수출해 러시아를 격분하게 했다. 만약 러시아가 경제 보복을 가하면 한국은 천연가스 등 에너지 수급 문제, 반도체 소재 공급 차질, 러시아 진출 한국 기업 철수 등 피해를 입게 된다.

현대 자동차는 벌써 러시아에서 철수했다는 보도까지 나왔다. 현대는 모두 1조를 투자해 러시아에 자동차 공장을 지어 연 30만대를 생산했다. 현지 반응도 좋아 설립 기념식에 푸틴이 참석하기도 했다. 문제는 중국인데, 중국에 투자한 삼성 SK 등은 초긴장 상태라고 한다.

 

정부가 오히려 해외 진출 기업 방해

정부가 해외에 진출한 우리 기업을 격려하고 지원하는 게 아니라 오히려 방해한다면 그 정부는 존재 가치가 없다. 하지만 윤석열 정권은 중국은 물론 러시아까지 척을 져 거기 진출한 우리 기업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이 정도면 애국자가 아니라 매국노라 할 것이다.

한국의 우크라이나 포탄 수출로 러시아가 격분해 북한에 최첨단 무기를 보낼 수 있다고 경고한 가운데, 벌써부터 북한 인력이 러시아로 향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윤석열이 추구하는 한미일 동조가 북중러의 단결만 초래해 신냉전 시대가 되어버린 것이다.

 

G7에 초청받기 위한 교언영색

이처럼 윤석열이 친일, 친미에만 얽매어 있는 것은 오는 5월에 일본에서 열릴 G7회의에 초청받기 위한 꼼수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은 G7에 두 번이나 초청받았는데 자신은 초청받지 못하면 망신이라 여긴 것이다. 하지만 어디 국격이 무슨 회의에 참석한다고 저절로 생기는가?

윤석열은 설령 미국과 일본의 지원으로 G7에 초청 받는다 해도 아마 ‘꿔다 놓은 보릿자루 신세’가 되고 말 것이다. 세계 지도자들 중 누가 윤석열과 같이 사진을 찍으려 하겠는가? 잘못하면 ‘도매금’으로 넘어가는데 말이다. 윤석열이 귀국한 후 지지율이 더 내려가면 국힘당부터 분열될 것이다. 내년 총선이 다가오고 있기 때문이다.

 


주요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