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흥노 칼럼] 싸움을 붙이는 미국, 쑥대밭을 뒷수습하는 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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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흥노 칼럼] 싸움을 붙이는 미국, 쑥대밭을 뒷수습하는 중국
  • 이흥노 재미동포
  • 승인 2023.04.23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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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흥노 재미동포
이흥노 재미동포

바이든 정권이 들어서자 세계 정세가 요동치고 빠르게 급변하고 있다. 이젠 미국 주도의 일극체계가 종말을 고하고 다극체계의 세계가 됐다. 이것은 미국 스스로 만들어낸 결과물로 ‘자업자득’이라 해야 맞다. 과거와 달리 지구촌 시민들이 각성돼서 옳고 그름, 정의와 불의를 구분하고 판단 능력을 갖췄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국이 하는 짓은 도무지 뭐 되는 게 없고 죽만 쓴다. 지금 미국은 그놈의 못된 제국주의 근성을 버리지 못하고 ‘내편 아니면 적’이라는 이분법을 들이대고 세계를 갈라치고 줄 세우기를 전문적으로 하고 있다. 동시에 편 갈라 싸움을 붙이니 세상이 불안하고 조용한 날이 없다.

그런데 미국이 개판, 쑥대밭을 만들면 그 뒷수습을 중국이 하는 게 참 신기하다. 바꿔 말하면, 미국은 전쟁을 만들고 중국은 평화를 만들고 있다.

여기서 꼭 지적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 미국은 곪아 터지기 직전의 국내 문제에 지체없이 손을 써야 함에도 불구하고 외부로 눈을 돌려 실패한 국내 문제를 피해가려고 한다는 점이다. 바로 대중·대러 적대 정책이 문제다. 트럼프가 심각한 국내 문제로부터 시민들의 눈을 돌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멀쩡한 중국을 희생양으로 끌어들여 경제전쟁을 벌였던 것이다.

바이든도 같은 선상에서 중·러에 더 심도 있게 대놓고 적대 정책을 펼치며 국면전환을 꾀하고 있다. 미국의 대외 정책 우선순위는 중러 봉쇄 고립 정책이다. 미러 대리전을 우크라이나에서 치루고 있다. 이어서 한반도에서 벌어질 미·중 대리전이 지연되고 있다. 그 이유는 우크라이나에서 발이 묶인 미국이 두 전쟁을 동시에 치룰 여력이 없어서다.

최근 미국이 부쩍 중국의 심기를 건드리는 짓을 요란하게 벌이고 있다. 아마 조만간 우크라이나전이 끝나고 한반도로 전선 이동이 임박하다는 뜻일 수도 있다. 다시 말해 멀지 않아 미국이 우크라이나전을 끝낼 가능성이 짙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하긴 우크라이나의 마지막 보루로 평가되는 바흐무트 전선에서 키이우 군대가 패배를 거듭하고 있어 멀지 않아 전쟁이 끝날 것이라는 전망이 대세다.

꼭 여기서 짚고 넘어야 할 절박한 사연 하나가 있다. 우크라이나전의 참화는 상상 초월의 인류 최대 비극이다. 눈앞에서 벌어지는 대재앙을 목도하면서 종전 평화가 아니라 무기를 대주고 전쟁에 기름을 뿌리는 짓을 하는 게 나토다.

이들이 과연 인권을 외칠 자격이 있기나 할까? 부상 및 전사자가 무려 40만이고 실종자만도 5만 명이 넘는다고 한다. 수백만의 시민이 해외 피난살이를 하고 국토는 완전히 피로 물든 폐허가 됐다. 이건 나라가 아니다.

우크라이나전은 전 세계를 불안케 하고 경제적 고통은 예외가 없다. 전쟁에 직접 부역하고 있는 유럽은 막대한 경제적 피해를 보고 있다. 그런데 누구 하나 종전 평화를 입에 올리지 못하고 미국 눈치만 살피고 있다.

선진국이라고 우쭐대는 나토나 유럽연합이 정상이라면 미국 국가테러에 의한 노르트스트림 가스관 폭파 사건을 비난 성토해야 마땅하다. 하기야 이들은 미국의 이라크 침략(2003)과 리비아 침략에 함구하고 있었다. 영국은 전쟁을 미국과 모의했던 전범국이다. 영국은 이번 우크라이나전에도 미국과 내통하며 동일한 행동을 했다.

이런 어지러운 시국에 미국의 하수인으로 전락한 유엔을 대신해 혜성과 같이 나타난 구세주가 있다. 세계 분쟁과 전쟁 종식에 혼신을 다하고 있는 사람이 바로 시진핑 중국 주석이다. 가장 먼저 7년 숙적 사우디-이란 관계 정상화를 이끌었다.

동시에 장기전에 들어선 예멘 내전(일명 사우디-이란 대리전)도 종식되고 평화를 모색하는 단계에 진입했다. 강대국들의 각축장이라 불리는 시리아 전쟁의 총성이 멈추고 있다. 무엇보다 반가운 소식은 장기전으로 접어든 우크라이나 종전 평화 중재안이 시 주석에 의해 발의됐다는 것이다. 러시아는 수용 태세인데 반해 미국은 즉각 거부하고 나섰다.

이 중재안의 핵심은 현 전황상태를 그대로 두고 무조건 종전 대화를 당장 시작하자는 것으로 보인다. 젤렌스키는 대화의 돌파구는 러시아군 철수가 전제조건이라고 한다. 하지만, 현실성이 전혀 없어 보인다.

결국 러시아가 점령한 동부 4개 지역의 러시아 편입을 인정하고 우크라이나는 중립을 취하는 동시에 키이우의 안보를 국제사회가 보장하는 것으로 전쟁의 막이 내려질 것으로 보인다는 게 대세다. 최근 시진핑-푸틴 모스크바 중러 정상회담에서 영토보전의 권리는 절대 보장돼야 하지만, 타국의 안보 우려는 절대로 불용돼야 한다고 시 주석이 특별 강조했다.

시 주석의 발언은 우리에게 던지는 시사점이 크다. 지상 최대의 한미, 한·미·일 다국적 군사훈련은 물론이고 미 전략·전술무기의 무절제한 반입을 염두에 둔 발언으로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미 북한은 물론 중러도 지난 3월에 있었던 핵함대와 핵전폭기를 동원한 다국적 군사훈련에 의외로 예민하게 반응하면서 강한 우려를 표시한 바 있다.

다국적 훈련 못지않게 대북 전단 살포도 북한이 극도로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 중 하나다. 최근 탈북자단체가 대북 전단 50만 장을 살포한 걸로 알려졌다.

한미연합훈련 전야에 소집된 노동당 중앙군사위원회(3월 12일 보도)에서 김정은 위원장은 ‘대응불가 방안’을 특별 지시했다. 실제 북한의 ‘해일-2형’ 인공 쓰나미 무기 시험을 한미 군 당국이 전혀 몰랐다는 게 드러났다. 북한은 지난 한미연합훈련 기간에 잠수함 발사 순항미사일과 핵 무인 수중 잠수정 등의 전략무기 시험을 성공적으로 실시했다.

러시아의 한 군사전문가는 “북한은 미사일 핵무기 분야에서 주요 군사강국의 지위를 획득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일본의 조선신보가 보도한 바와 같이 조만간 군사정찰위성 1호기가 발사될 것이라고 알려져 세상을 또 놀라게 했다.

최근에 시 주석이 이스라엘-팔레스타인 평화 중재에 나섰다고 알려졌다. 이것은 난제 중의 난제로 역대 미대통령의 숙원사업이 매번 실패했던 전례가 있다. 이제는 지구촌이 마음을 열고 신뢰를 보내자 중국이 사실상 세계를 이끌어가는 모양새가 됐다.

요즘 굴지의 세계 수장들이 시 주석을 만나기 위해 베이징으로 달려가고 있다. 세상이 존경하는 지도자가 되는 건 절대 돈과 권력으로만 되는 게 아니다. 미일을 제외한 중국 주도의 아시아인프라투자은행(AIIB)은 2016년 설립 당시 57개국에서 지금 103개 회원국으로 참여국이 쇄도하고 있다. 세계적 국제 금융기구로 개발도상국이 애용하고 있다.

‘일대일로’는 중국-중앙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육상·해상 실크로드로서 이의 통과국은 큰 혜택을 누리고 있다. 또, 중러 주도의 브릭스(BRICS)는 2023년 세계 최대 경제기구다. 한편, 브릭스 은행도 개발도상국에 실질적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일전에 윤 대통령이 외신기자 인터뷰에서 대만 문제와 우크라이나 무기 지원 발언을 한 것이 중러를 극도로 흥분케 만들었다. 스스로 미국의 앞잡이라는 걸 내외에 선포한 꼴이 됐다.

하지만 서산으로 기울고 있는 미국을 빨리 손절하고 새로이 떠오르는 중국과 연대 협력을 하는 게 더 현명한 판단이 아닐까 싶다. 지구촌이 마음을 열고 중국에 신뢰를 보내는 이유가 있다. 중국은 미국과 달리 패권욕에 사로잡혀 어느 특정국을 호구로 삼질 않고 공동 번영을 위한 경제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게 특색이다. 현명한 균형외교를 펼치는 게 우리의 살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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