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의 권력에 의한 권력을 위한’ 개헌의 잔혹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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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력의 권력에 의한 권력을 위한’ 개헌의 잔혹사
  • 김용택 세종본부장
  • 승인 2023.03.22 18: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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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만은 왜 6·25전쟁 중에 개헌을 했을까?
김용택 세종본부장
김용택 세종본부장

성문헌법제를 채택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헌법은 추상적인 언어로 표현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면 헌법 119조에는 ‘경제민주화’라는 단어가 포함되어 있으나 매우 추상적이다.

교과서에 없는 ‘경제민주화’라는 단어는 박근혜가 대통령출마 선언에서 경제민주화를 키워드로, 민주당도 ‘재벌규제’와 ‘노동개혁’ 그리고 ‘부자증세’라는 카드로 활용했다.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가 되는 이 경제민주화라는 단어는 주권자가 아닌 독재자의 정치적인 목적에서 바꾸고 고쳐 누더기로 만들어 놓았다.

‘경제민주화’라는 단어의 진정한 의미는 조소앙의 삼균주의에서 찾아야 한다. ‘재벌의 독점과 전횡이나 부동산 투기를 막고 중소기업과 중소상공인을 보호하고 비정규직과 청년실업을 해결할 대책을 세워야 한다. 헌법 제 34조가 삼균주의의 이념을 반영하고 있지 않은가? 그러나 이명박은 어처구니없게도 ’부자 프렌들리‘로, 박근혜는 ‘줄푸세’로 악용해 왔다. 양극화와 불평등, 저출산 고령화를 그대로 두고 경제민주화가 가능할까?

 

<역대 대통령들은 왜 헌법교육을 하지 않았을까?>

헌법의 주인은 국민이다. 불행하게도 우리나라 헌법은 아홉 차례의 개헌이 이루어졌지만, 국민을 위한 개헌은 4·19혁명으로 인한 3차 개헌과 6월 항쟁으로 위기를 느낀 노태우가 개헌한 제 9차 개헌 두 차례뿐이다.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나라의 주인이 국민이요 국민을 위한 정치를 하는 ‘민주공화국’은 헌법에만 있을 뿐 아직도 우리 국민들은 ‘민국’이 아닌 ‘제국’에서 살고 있다는 착각에 빠지게 한다.

 

1. 1952년 7월 4일 제1차 ‘발췌개헌 헌법’

1948년 7월 17일 제정 공포된 대한민국 헌법은 주권자의 권익을 위한 개헌이 아니라 이승만의 장기집권을 위한 개헌이었다. 이승만은 1952년 7월 4일 부산의 피난 국회에서 정부수립 이후 처음으로 대통령 직선제와 상·하 양원제를 골자로 하는 내각책임제와 국회 단원제를 골자로 하는 개헌안이 통과됐다.

정부측 안과, 국회 안을 절충해서 통과시켰다고 하여 발췌개헌이라 이름 붙였지만, 사실상 이승만(李承晩)의 대통령 재선을 위하여 실시된 개헌이었다.

2. 1954년 11월 17일 제2차 ‘사사오입개헌 헌법’

1954년 5월 20일, 국회의원 선거에서 원내 다수를 차지한 자유당은 이승만의 종신 집권을 가능하게 하기 위하여 "초대 대통령에 한해 중임 제한을 없앤다"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한 개헌안이다. 자유당 소속 의원 136명 중 서명을 거부한 김두한 의원을 제외한 135명과 무소속 윤재욱 의원 등 총 136명의 서명을 받아 발의했다.

그러나 같은 해 11월 27일, 국회 표결 결과 '재적의원 203명 중 2/3이 찬성해야 한다.'는 원칙에 따른 가결정족수(可決定足數) 136명에서 한 명이 모자란 찬성 135표, 반대 60표, 기권 7표라는 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당시 국회부의장 최순주(자유당 소속)는 부결을 선포했으나, 이틀 후 자유당은 이정재 감찰부 차장의 동대문 사단을 국회 방청석에 투입시켰고 사사오입의 원리를 내세워 이를 번복하여 통과시킨 헌법이다.

 

3. 1960년 6월 15일 제3차 ‘내각책임제 헌법’

1956년 5월 15일 제3대 대통령·부통령 선거에서 민주당 대통령 후보인 신익희가 선거직전에 급사하고 이승만이 대통령에 당선되었다. 부통령에는 민주당후보인 장면이 자유당 후보인 이기붕을 누르고 당선되었다. 이러한 정치적 긴장 속에서도 이승만 대통령과 여당인 자유당의 독재적 통치는 강화되어 갔다.

이 대통령의 영구집권의 길은 열렸으나, 극도에 다다른 국민의 분노로 이승만의 4선을 낙관할 수 없게 되자, 자유당은 1960년에 이른바 3.15부정선거를 감행하였다. 1960년 3·15의거와 4·19혁명으로 이승만은 하야하고 의원내각제를 골격으로 하는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한 ‘제2공화국 내각 책임제 헌법’이 탄생하게 된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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