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이라크 침공은 실패했다”…전직 국무부 직원의 폭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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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이라크 침공은 실패했다”…전직 국무부 직원의 폭로
  • 박명훈 자주시보 기자
  • 승인 2023.03.21 08: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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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시보=박명훈 기자] 미국의 이라크 침공으로 촉발된 이라크전쟁 20주기가 되는 올해 ‘이라크전쟁은 실패했다’는 미 국무부 전직 인사의 폭로가 나와 눈길을 잡아끈다.

20일(현지 시각) 전직 국무부 직원 피터 반 뷰렌 씨가 미 보수 매체 ‘아메리칸 컨서버티브’에 「바그다드의 기억(Memories from Baghdad)」이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렸다. 뷰렌 씨는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 파견된 바 있다.

뷰렌 씨는 “나는 2009-2010년에 두 개의 민간 지방 재건 팀(ePRT)을 이끌고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여했고 미 국무부가 주도한 프로그램을 비판하는 책을 썼다. (그 결과) 나는 고용주인 미국 국무부에 의해 비자발적 퇴직이라는 처벌을 받았다”라면서 “이 책의 제목은 원래 「이라크 재건 실패로 인한 아프가니스탄의 교훈」이었다. 우리(미국)가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에서 한 새로운 국가 건설 노력이 그 나라의 만연한 부패를 촉발한 것 외에는 아무것도 달성하지 못했다는 점”을 설명했다고 전했다.

또 “2003년과 2014년 사이에 이라크 재건 노력에 220억 달러(대략 29조 원) 이상이 낭비됐다. 결국 우리가 이라크에 개입해 상황이 오히려 더 나빠졌다. 우리가 침공하기 전의 이라크는 다소 안정적인 곳이었고 사담 후세인이 이라크-이란 전쟁 중에도 (미국과) 일종의 동맹국이었을 정도로 충분히 좋았다”라면서 “우리가 (침공을) 끝냈을 때 이라크는 부패한 국가가 돼 있었다”라고 주장했다. 

뷰렌 씨는 “한때 글을 읽을 수 있는 미국인 대부분이 백악관 단골 손님인 이라크 총리의 이름을 알고 있었다. 지금은 그 이름이 (우크라이나 대통령인) 젤렌스키로 바뀌었지만 더 이상 아무도 신경 쓰지 않는다”라고 꼬집기도 했다.

이는 과거 이라크 침공 뒤 ‘친미 정권’을 세웠던 미국이 오늘날 피폐해진 이라크의 상황을 외면했듯, 결국 우크라이나 역시 이라크 신세가 될 것이라는 암시로 보인다.

뷰렌 씨는 “우리처럼 정치 정책 실행에 깊이 관여하는 조직에서는 정치에 관한 이야기가 거의 없었다. 같이 일하던 다른 동료들은 당시 누가 대통령이 되든 상관없이 임무 완수에 집중했다”라면서 “우리가 그곳에서 실제로 해온 고문 혐의 등을 언급하지 않았다. 현장에 있는 사람들은 그 땅의 안정, 민주주의에 호기심이나 관심이 없었다”라고 짚었다.

이와 관련해 뷰렌 씨는 국무부 직원으로서는 별 일을 하지 않고 미대사관에서 숨겨온 캔맥주를 마시며 동료들과 잡담을 나누면서 시간을 때웠다고 털어놨다.

뷰렌 씨의 증언은 미국이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 다른 나라를 돕겠다면서 전쟁을 벌이지만 실제로는 그 나라를 망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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