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행동 논평] “카츠라-태프트 비밀협정”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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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촛불행동 논평] “카츠라-태프트 비밀협정”을 잊지 말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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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3.12 2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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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미국은?

한국대학생진보연합 대학생 18명이 용산미군기지 안 한미연합사령부 앞에서 오는 13일부터 시작되는 한미군사훈련 중단을 요구하는 집회를 진행하다가 경찰에 연행되었습니다. 우선, 이게 연행되어야 하는 일인가요? 즉각 석방해야 합니다.

이번 한미군사훈련에는 한미일 합동군사훈련도 끼워넣기 식으로 포함되어 있는 판국입니다. 기성세대가 입을 다물고 있는 사이에 청년학생들은 전쟁반대와 평화를 행동으로 외친 것입니다.

일본 내각총리대신 가츠라 다로 & 미국 전쟁부 장관 윌리엄 하워드 태프트

잘 알다시피 1905년 러일전쟁 이후 미국과 일본은 밀약을 맺습니다. 저 악명높은 “카츠라-태프트 비밀협정”입니다. 일본의 내각총리대신 가츠라 다로와 미국의 전쟁부 장관 윌리엄 태프트 사이에 오고간 식민지 경영 협약입니다. 미국은 일본에게 러시아 견제의 역할을 맡기는 댓가로 조선을 내어주고 일본은 미국의 대중국 전략의 교량인 필리핀에 대한 미국의 지배를 수용하면서 아시아 패권구도가 정리된 것입니다. 이 결과로 조선은 미국의 조력으로 일본의 식민지가 됩니다.

태프트(William Howard Taft, 1857~1930)는 훗날 27대 미국 대통령이 되고, 가츠라 다로(かつらたろう[桂 太郎] 1847~1913)는 을사늑약과 한일강제병합시기에 이르기까지 총리대신을 지냈으니 미-일의 동아시아 제국주의 동맹체제 역사는 지속되었던 것입니다. 1930년대 일본의 중국 침략 이후 이 구도는 깨져 나가지만 아시아-태평양 전쟁 종전 1945년 이후 샌프란시스코 체제를 통과하면서 제2의 가츠라-태프트 체제는 복원됩니다. 미국은 일본의 조선지배를 일체 문제삼지 않았고, 오늘날까지도 한일강제병합의 불법성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이런 구조 위에 현재 한미일 전쟁동맹이 공식화 수순을 남기고 있습니다. 윤석열의 최근 대일본 굴욕외교와 친일매국 행각은 모두 이를 위한 절차에 불과합니다.

우리는 지금 일본과의 관계를 문제삼고 있으나 사실상 미국의 문제를 비껴나서 따져봐야 본질이 가려지게 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문제를 정면으로, 그리고 본격적으로 거론하고 책임을 묻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곧바로 낙인찍기용 “반미(反美)”로 몰리고 운동의 대중성에도 어려움이 생길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진실은 가린다고 없어지지 않습니다. 미국으로부터 자주적 권리를 확보하는 것은 우리 민족의 정당한 권리입니다. 제1야당 민주당도 이에 대해 보다 진전된 입장을 보일 수 있기를 바랍니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 국민들은 윤석열의 친일매국 발언에 대한 미국의 “적극 지지”를 보면서 미국이 과연 우리에게 무엇인가를 다시 묻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은 오랜 세월, 전쟁국가로서 자신의 패권적 위상과 정체성을 만들어온 나라입니다. 군산복합체의 전쟁경제 체제가 미국 자본주의의 핵심이기도 합니다. 이런 패권국가 미국의 이해에 맞춘 대 한반도 전략의 기본성격은 전쟁체제의 강화이고 우리민족의 희생양 만들기입니다.

이러한 미국과 그 보조세력 일본의 전쟁동맹에 우리가 끌려들어가는 것은 그야말로 어리석고 위험한 일입니다. 미국이라는 패권국가에 대한 우리의 자세와 입장, 바로 잡아나가지 않으면 그 직접적 피해는 우리 자신일 수 밖에 없습니다. 미국은 우리에게 동맹인지, 아니면 우리의 주권을 위태롭게 하는 나라인지 더 이상 논란이 필요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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